사회 각 분야에 민간자본이 유입됨에 따라, 중국에서 자본 개방의 가장 보수적 분야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미디어 업계도 개혁의 발걸음을 시작하였다. 2000년 후난방송영상그룹(湖南 播影視集團) 설립 후 중국방송영상그룹을 비롯해 중국 전지역 31개 성급(省級)의 그룹이 설립되었다. 2000년 8월 중앙정부에서 <신문출판 라디오 영화·TV업계의 개혁심화에 관한 제반의견(關于深化新聞出版 播影視業改革的若干意見)>을 발표하였다. 이 문건에서는 최초로 그룹화 건설을 통해 지역과 미디어의 장르를 뛰어넘는 다원화된 경영을 실시할 것을 제시하였고, 이와 동시에 안전하고 효과적인 융자 경로를 개척해 자본운영의 효율을 제고할 것을 최초로 명문화하여 요구하였다. 이는 중국 방송 산업 발전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띤다. 이때에 이르러 자본의 효율적인 운영이 미디어 산업의 주요 임무 중 하나로 자리매김되었기 때문이다.
자본 형성 방식
자본 운영의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은 자본의 형성에 있다. 중국 방송 산업계는 다음과 같은 방식을 주로 채택하였다.
1. 채권 관계에 의한 자본 형성 구체적인 방식으로는 은행대출, 상업 신용대출이나 채권발행 등이 사용되었다. 은행대출은 가장 전통적인 융자 방식으로, 대출 업체는 중국 정부가 규정하는 법적 조건에만 부합되면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중국의 유선 TV는 주로 이와 같은 대출 방식으로 발전했으며, 중앙 라디오·텔레비전 송신탑, 방송 분야의 국가 기간망 등 기초설비의 건설항목도 대출융자 방식을 적용하였다. 향후에는 이와 같은 하드웨어 건설 면에서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발전에 있어서도 은행대출이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상업 신용대출에는 할부, 지급어음 제출, 선수금 방식 등이 포함되었다. 주로 방송국들이 프로그램 및 설비를 구입함에 있어 할부 방식을 적용하였고, 어음을 통해 자본운영의 압력을 감소시켜왔다. 또한 광고나 프로그램 서비스 제공에 앞서 선수금 방식으로 자본을 형성하기도 하였다. 중국에서 방송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특히 해당 장르의 상품거래활동이 증가됨에 따라 상업신용을 이용한 자본 형성 방식이 날로 중요해져 가고 있다.
채권을 이용한 자본 형성 방식은 아직 중국 방송산업계에서 확고한 지위를 얻지 못했지만 중국미디어산업의 개혁 및 자본 시장이 안정됨에 따라 이 또한 주요한 자본 형성 방식의 하나로 발전될 것으로 보인다.
2. 주식에 의한 자본 형성 여기에는 주로 상장 및 자회사 설립 등의 방식이 포함된다. 구체적으로 중국에서 사용되는 방법의 하나는 방송국의 경영 부분 중 산업화할 수 있는 요소를 분리하여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상장시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인이 주요 거래자인 1,000여 개 A주 주식 중 미디어와 관련되는 주식이 점차 늘어나고 있고, 톈광촨메이(電 傳媒),동팡밍주(東方明珠), 중시(中視)주식, 거화(歌華) CATV 등은 이미 유명세까지 타고 있다. 이들 회사들은 주식을 상장시켜 적지 않은 자본을 형성하였다. 예를 들어 톈광촨메이는 상장 후 4.5억 위앤(1위앤=145원)을 모금했으며, 거화(歌華)CATV는 12.4억 위앤을 모금하였다. 이런 방식은 형성할 수 있는 자본의 양이 많고, 위험성이 적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지만, 시간과 정력이 소모되는 일이며 상장 절차가 복잡하다는 약점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상장의 가능성을 상당기간 모색하다가 끝내 실패한 경우도 있었다.
TV 산업 부문은 상장회사와 합작하여 자회사를 설립하고 직접 상장회사의 투자를 얻는 방법을 선택하기도 한다. HUNTV(湖南電視台)는 후난중이(湖南中意)투자그룹유한회사와 합작하여 '후난위성채널 재정·경제프로센터(湖南衛視財經節目中心)'를 설립하고 독립적인 법인자격을 갖춘 유한책임회사로 조직하였다. HUNTV는 위성채널 시간대의 광고자원을 투자하여 51%의 주권을 차지하였고, 후난중이투자그룹은 1,500만 위앤의 현금을 투자하여 49%의 주권을 차지하였다. 이런 방식은 상장회사의 투자를 직접 흡수하고 위험성을 공동으로 부담한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는 반면, TV 산업 부문이 상장회사를 제어할 수 없다는 것이 약점 또한 가지고 있다.
상기 여러 주식 소유 관계에 의거하는 자본 형성 방식은 TV 산업계가 주로 채택하는 방식이 아니다. 중국의 방송국은 공산당, 국가와 국민들의 대변자이며 아직까지 국가에서 주관 및 경영하도록 되어 있고, 민간에 개방하지 않았기에 사회 각계 분야는 TV방송국에 투자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증권융자의 주체는 주로 회사업체이고 현재 TV방송국의 성격은 상업 단체이기에 주식을 통한 자본 형성을 하려면 반드시 회사제도 개혁과 제반 여건을 갖추어야 한다. 때문에 현재 TV미디어의 상기 여러 증권융자 방식은 주로 TV프로 제작, 전송망 등 경영 장르에만 적용되고 있다.
3. 정책적 융자 정책적 융자는 주로 국가 예산 내 자금조달, 예산 외 자금, 정책성 은행대출 등 방식이 포함되며, 중국의 방송국은 국가 공익 사업단체이기 때문에 예산관리를 통해 이러한 융자를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국가에서는 벽지에까지 방송이 도달하도록 한다는 프로젝트인 '촌촌통 방송 프로젝트(村村通 播電視)'와 서부 대개발 사업의 일환인 '시신(西新) 프로젝트'에 대해 각기 16.5억 위앤과 20억 위앤의 자금을 투자해 중국 방송산업의 발전을 도모하였다. 광고수입과 CATV 건설 및 유지보수 수입 등 라디오·텔레비전 시스템의 주요 수입은 예산 밖의 자금납입 예산으로 관리된다. 때문에 중국의 방송산업계에는 적극적으로 광고수입을 확대하고 유료 텔레비전 등 새로운 수입경로를 개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밖에 방송산업계는 정책성 은행대출을 받을 수 있으며, 상업은행보다 낮은 이율을 적용받는다. 최초의 예는 2001년 8월 후난 톈광촨메이 주식유한공사의 경우로, 이들은 국가개발은행과 대출계약을 체결하고 15억 위앤을 대출받아 호남성 CATV망을 업그레이드 및 개조하였다. 이를 필두로 중국 방송산업계에서도 대규모적인 정책성 은행대출 이용의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자본의 운용
경영이 양호한 TV 방송매체들은 자본이 형성된 후 적절한 투자 방향을 찾아 지속적인 운동 과정에서 자산가치를 향상시켰다. 투자는 TV산업을 둘러싸고 추진하는 경우도 있었고, 업종을 넘어선 다원화 경영을 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우선 TV산업면에서 투자 및 건설한 다음 다원화의 종합적인 미디어그룹으로 발전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예를 들어, 톈광촨메이는 미디어산업에 입각해 발전을 도모하고 '광고, 프로, 네트워크' 3개 요소를 한 몸에 지닌 TV 산업 자체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톈광촨메이 광고사는 HUNTV 위성채널, 경제방송국, CATV·라디오 방송국, 문화·스포츠 채널, 생활 채널, CATV·영화 채널과 방송 신문 등 7대 미디어의 광고 업무를 독점대리 및 통일적으로 경영하여 후난성의 60% 이상의 광고시장 점유율을 차지하였다.
톈광촨메이 프로그램 제작사는 전문적으로 영화·드라마 프로를 제작, 교환, 도입, 더빙 및 발행하고, 드라마·특집 프로·TV종합예술 등 분야의 프로 제작 능력이 크게 확대되었고, 이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또한 상장하여 모금한 4.5억 위앤 자본을 영화·드라마 프로 제작설비의 기술개조, 광고제작센터의 기계실 전면 디지털화 개조, 후난 라디오·텔레비전 방송센터 스튜디오 디지털 설비 구축, 후난 국제영화·드라마 센터 설립 등 항목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톈광촨메이 미디어 네트워크사는 주로 CATV망의 구축, 개발, 경영과 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회사는 약 0.66억 위앤의 예산으로 장사(長沙) CATV 전송망의 100% 주권을 매입하였고, 기술개조를 거쳐 VOD·화상회의 등의 기능을 증가하고, 새로운 이윤 창출을 꾀하였다. 또한 후난 CATV, 창사시(長沙市) 라디오·텔레비전 방송국과 합작하여 창사광다( 達)라디오·텔레비전 광대역 유한회사를 구축하였다. 이 밖에도 새로운 주식을 발행하여 자금을 모집하고 관련 자본을 후난성 23개 도시 랜(LAN) 네트워크 기술개조에 투자하고, 전문 채널과 종합정보전송 서비스를 개발하였다. 이는 톈광촨메이 미디어 네트워크 지사가 TV산업에 전면적으로 진출하고 미디어산업에 대한 전략적인 투자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나아가 TV산업의 강력한 발전력에 기반을 두고 관광개발, 문화·엔터테인먼트, 요식 서비스, 무역 등 업무를 확장하고 다원화 경영의 길에 걷기 시작하였다.
동팡밍주 주식유한회사와 중스 영화·드라마 기지 주식회사도 우선 라디오·텔레비전 산업에 대한 투자와 건설에 전력하고, 다원화의 종합적인 국제미디어 대그룹으로 발전하는 데 목표를 두었다.
TV 미디어 자본 운영상의 미결과제
그러나 운영상에서 드러난 문제점도 있었다. 우선, 일부 미디어들은 자본 형성에만 관심을 기울여, 실제 투자에서 실패를 경험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톈광촨메이는 베이징에서 신문매체인 등의 간행물을 발행했으나 성공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또한 TV산업 자본 운영의 관건은 집약형 경영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심각한 자본낭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한 방만한 경영으로 부동산, 관광업 등 방송산업 외의 부분에서 자본을 잃는 시행착오를 범하기도 하였다.
한편, 톈광촨메이 등 현재 상장된 4개 사의 소유권을 갖고 있는 대주주는 여전히 국가 소유 방송사이다. 즉, TV미디어상장회사가 소지하고 있는 핵심자원은 미디어 독점에 의거해 경영하고 체제 내 및 체제 밖의 업체의 이중 우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TV미디어상장회사는 정부기관이 운영하는 기업실질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 이는 진정한 상장회사로서의 성격을 제한하는 부분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이들 4개 상장회사의 국유법인주식 비중은 70% 이상을 차지한다. 이는 각 상장회사의 자본 주체가 국가자금이란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이들 4개 회사는 지주회사를 주체로 타 회사와 연합하여 설립된 주식회사이며, 결합된 타 회사는 조직된 신규주식회사의 주식자본에서 매우 적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일반적으로 주체회사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이 밖에 국유법인주식과 법인주식은 상장 및 유통할 수 없고, 유통주식이 회사 총주식자본의 일부분을 차지하도록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 유통주식은 사회, 민간에서 모금한 것으로서 원금과 이자에 책임을 지지 않는 무상자금에 해당된다. 따라서 상장회사는 정부기관이 운영하는 기업실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체제·관념상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없으며, 법인관리구조의 건설 면에서도 실질적인 진보를 가져오기가 어렵다. 결국 진정한 시장화 원칙에 따라 운영하는 상장회사로 전환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영규모 면에서도 국제적 규모의 미디어 업체들과는 비교가 되기 어려운 소규모에 머무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제적 미디어들은 연간 수입 100억∼200억 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중국의 TV 미디어 업체들은 연간수입 10억 위앤 미만의 작은 규모에 머물러 있다. 2001년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톈광촨메이의 주요 영업수입은 6.9억 위앤, 동팡밍주는 6.2억 위앤, 유선네트워크에서 중심적 역할을 담당하는 거화 CATV의 주요 영업수입은 3.3억 위앤이었다. 따라서 이런 경영규모가 규모의 경제성을 갖는가라는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은 2001년 중앙 선전부와 국가라디오·텔레비전총국, 신문출판사총국에서 공동으로 발표한 <신문 출판사 라디오 영화·텔레비전 업무 심화에 관한 제반의견 통보>(中辦發17 文)에 제시되어 있는 의견과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는 것이다.
○ 참조 : 中國 播影視 2004. 3. 媒介 2004. 2. http://chinese.mediachina.net
○ 작성 : 이재민(중국 통신원, ljm0219@hanmi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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