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방송위원회(CSA)는 지난 2월 27일 텔레비전 문화 프로그램 편성에 대한 연구의 주요 내용을 발표했다. 방송위원회의 연구는 공중파 채널 및 케이블과 위성 채널에서 2002년에 방송된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이번에 발표한 연구 내용은 일단 공중파 채널에 국한된다. 이 연구는 France 5와 Arte를 제외한 나머지 전국 방송 채널들은 시청률이 높은 시간대에 문화 프로그램 방송을 자제한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카트린 클레망(Catherine Cl ment)이 자신의 보고서 <밤과 여름(La Nuit et l'Et )>에서 밝힌 것처럼 문화 프로그램에 대한 연구는 일차적으로 문화에 대한 정의 문제에 부딪힌다. 그녀는 "만약 문화가 전적으로 공공 서비스에 속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특별한 것이다. 문화는 예술, 창작, 아름다운 것에 관한 것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정의는 공영 채널의 의무 요강서가 '문화 방송'이라는 단어 아래 지시하는 영역을 포함하는 데 적합한 것이다.
그러나 본 연구는 과학 프로그램과 세계 문화 소개 프로그램과 같은 지식의 다른 영역들을 포함하고 있다. 왜냐하면 이 영역들은 채널의 프로그램 편성에 있어 중요하고, 픽션과 오락 프로그램을 지식에 관한 프로그램과 구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모든 채널의 고시청률 시간대를 분석한 결과 카트린 클레망의 보고서가 보여준 것처럼 문화 프로그램은 밤과 바캉스 시즌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 다시 한번 확인되었다. 고시청률 시간대에 M6와 Canal+의 문화 프로그램 비중이 다른 채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는 음악 프로그램과 영화 프로그램을 분석 조건에 포함했기 때문이다.
예술 프로그램
모든 채널은 예술 프로그램을 방송해야 하는 의무를 지고 있지만 공영 채널이 더 많은 부담을 지고 있다. 따라서 France T l vision은 아주 풍성하진 않아도 사영 채널보다는 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Arte의 경우, 그 특수한 방송 편성을 통해 현대 미술, 비디오 예술, 실험 영화, 독창적인 전시회 등과 같은 다양한 내용들을 절충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 채널이 다른 채널과 특히 구분되는 것은 대중적으로 알려진 시사적인 예술가들보다는 독창적인 예술가들을 선정해서 보여준다는 데에 있다.
- 음악: 음악 분야에서 공영 채널인 France 2와 France 3는 의무 요강서가 규정하는 몇 가지 사항을 준수해야 한다. 이 두 채널은 규칙적으로 최소 월 2시간 이상을 음악 프로그램에 할당해야 한다. 2003년에는 이 시간이 3시간으로 늘어났다. 또한 이 채널들은 연 16시간 이상을 유럽 혹은 프랑스 오케스트라에 의해 연주되는 클래식 음악 콘서트에 할당해야 한다. 또 프랑스 샹송에 주요한 자리를 제공해야 하며, 새로운 인재 발굴에도 기여해야 한다. France 2는 의무 요강서 규정대로 규칙적으로 음악 프로그램들을 제공하고 있고, <세데오주르뒤(CD'aujourd'hui)>를 통해 매일 3분 동안 새로운 아티스트를 소개하고 있다. France 3는 주로 클래식 뮤직을 소개하고 있다.
TF1은 연간 최소 10시간을 프랑스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클래식 콘서트를 방송해야 한다. 이 채널은 새벽 4시 혹은 5시에 클래식 콘서트의 주요 부분을, 그리고 일요일 저녁의 마지막 시간대에 전체를 방송했다. 또한 2002년에는 약 10개의 록팝 콘서트와 세계의 대중음악 콘서트를 저녁 초반부나 후반부에 방송했다.
M6는 새벽 1시에서 4시 혹은 5시까지 그리고 6시부터 7시까지 유행하는 국내 혹은 국제 뮤직 비디오를 방송했다. 이 새벽 방송은 의무 방송시간을 채우는 역할을 한다. 고시청률 시간대에도 음악 프로그램을 방송해야 하는 이 채널은 아침 7시에서 9시 사이 <모닝 라이브(Morning Live)>를 방송했고, 2003년에는 <세 파 트로 또(C'est pas trop t t)>를 방송했다. 또한 많은 음악 매거진이 방송되었다.
Canal+와 France 5는 음악 프로그램의 의무를 지지 않는다. Canal+는 몇몇 정보 매거진 프로그램을 통해 음악적 성격의 내용을 방송했고, France 5는 음악 프로그램 자체는 방송하지 않으나 음악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방송했다. Arte는 음악 다큐멘터리를 가장 많이 방송하고 음악의 새로운 경향을 소개하며, 일요일 저녁 초반부에 클래식 음악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독특한 편성의 채널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대중음악 면에서 새로운 인재 발굴과 작은 그룹에 대한 관심이 미약한 점이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클래식 음악은 시청자를 끌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대신 안정된 시청률을 보장하고 있다. Arte의 <매스트로(Maestro)>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클래식 프로그램 편성의 문제점은 때로 너무 긴 작품을 정해진 시간대에 삽입하기가 힘들고 또한 너무 늦은 시간에 방송되며, 자주 방송 시간대가 바뀌어 시청에 불편을 주고 있는 데에 있다. 카트린 클레망이 지적한 대로 콘서트의 방송은 주로 한밤중에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연초와 바캉스는 이 프로그램 방송의 주된 시즌이다.
- 공연: France 2와 France 3는 연 최소 15시간 이상을 공연 프로그램에 할애해야 한다. TF1의 경우 공연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하지만 규정된 시간 한도는 없고 나머지 일반 채널은 의무사항이 없다. 의무 규정서는 공연의 성격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으며, 채널들은 연극·오페라·무용 중에서 선택을 하고 있는데 그나마 가장 자주 방송되는 것은 연극이다. 연극은 전국 방송 채널의 방송 편성에서 천대받는 분야이다. 시간대와 그 리듬은 매우 불규칙적이고 시청률도 저조하다. 연극 역시 주로 연초와 바캉스 시즌에 방송되고 주로 늦은 시간대를 차지한다. TF1은 2002년 자정 이전에 어떤 연극도 방송하지 않았다.
- 영화: 영화는 TV에서 우대받는 영역으로 모든 채널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TF1과 M6에는 개봉된 영화를 소개하는 짧은 프로그램이 있다. France 2는 120분짜리 월간 매거진을 통해 영화에 대한 토론과 비평을 나누고 있다. France 5는 수요일 14시 30분에 <시네뷔스(Cin bus)>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영화의 역사, 경제, 기술, 제작의 뒷이야기 등을 제공한다. Canal+는 영화 채널로서 매거진과 다큐멘터리를 비롯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영화는 여러 전국 방송 채널에서 소개되고 있으나 문화 유산적인 성격을 지닌 영화들은 케이블과 위성 채널의 매거진에서 주로 소개되고 분석된다. France 5의 <르 시네마 드 뉘(Le Cin ma de minuit)>는 일요일 자정에 지나간 명화를 방송하기 전 간단히 영화에 대한 소개를 하고 있다.
지나간 명화와 젊은 영화 작가의 단편 영화의 경우, 텔레비전은 192편의 영화 외에 52편의 예술 혹은 실험 영화를 방송할 수 있다. 사영 채널에 있어서 이러한 기회는 거의 존재하지 않지만 공영 채널들은 영화 애호가들에게 정기적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France 2는 매달 화요일 밤 1시에 이러한 성격의 프로그램인 <시네 클럽(Cin Club)>을 방송하고 있다. Arte는 양적, 질적, 다양성적인 면에서 가장 많은 영화를 공급하고 있다. 국내, 유럽 그리고 국제 영화 등이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다. TF1과 M6는 어떤 단편 영화도 방송하지 않는 반면, 공영 채널들은 이를 위한 시간을 보장하고 있으나 안타깝게도 늦은 시간대를 잡고 있다. Canal+ 역시 최근 영화뿐만 아니라 많은 단편 영화를 방송하고 있다.
- 문학: 문학 프로그램은 공중파 방송에서 비교적 드문 편이나 TF1의 <볼 드 뉘(Vol de Nuit)>와 France 2의 <캉?嬋?(Campus)>와 <데 모 드 뉘(Des Mots de minuit)>를 들 수 있다. Arte는 다양한 작가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들을 방송하고 있다. France 5는 문학 매거진 <드르와 도뙤르(Droits d'auteur)>에서 스튜디오에 여러 작가들을 초청해 그들의 작품에 대해 토론하는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다. 또한 France 2와 France 3는 매일 각각 <엥 리브르, 데 리브르(Un livre, des livres)>와 <엥 리브르, 엥 주르(Un livre, un jour)>라는 좋은 시간대에 편성된 몇 분짜리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하고 시사적인 문학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문학에 대한 소개는 문화 프로그램 안에 짧게 삽입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오락 프로그램 역시 시사적인 책들을 소개하거나 스타들의 자서전에 관련된 책을 소개하기도 한다.
과학 프로그램
예술과 마찬가지로 과학 프로그램은 텔레비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연구와 과학기술부 장관인 클로디 에네레(Claudie Haigner )가 2002년 12월 13일 '과학과 텔레비전'이라는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과학 문화 방송에 우선권을 두기를 원한다"고 밝힌 것처럼 진행 중인 계획은 과학 프로그램을 더 많이 방송하자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실제로 예방차원에서 질병, 음식물의 안전, 환경 문제 등에 관한 정보는 점점 더 이러한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과학 프로그램은 France 5와 Arte에서 15%를 차지하고 있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다른 채널에서는 불과 2.5%를 차지할 뿐이다. 그러나 앞으로 과학 프로그램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Canal+를 제외한 France 2, France 3, TF1, M6와 같은 채널들은 세계에 대한 발견과 이해라는 관점에서 모두 과학기술, 의학, 자연, 역사, 경제에 관한 과학 프로그램을 방송할 의무를 지닌다. France 5는 현재 세계에 대한 발견에 관한 여러 다큐멘터리를 방송함으로써 가장 많은 과학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정밀 기술 과학에 있어 여러 타입의 프로그램이 존재하는데 그 진행하는 스타일에 따라 일반적으로 France 3와 France 5는 좀더 유머가 있고, Arte는 좀더 진지하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Arte의 <아르쉬메드(Archim de)>와 같은 프로그램은 과학자가 직접 출연해서 좀더 전문적인 용어로 설명을 하고 있고, France 3의 <세 파 소르시에(C'est pas sorcier)>와 같은 프로그램은 기자들이 덜 기술적인 언어로 쉽게 설명하기 때문이다.
의학 프로그램의 경우, 일반 과학 프로그램에서 의학 주제를 다루기는 하지만 독점적인 방송은 아니다. 채널들은 독점적으로 의학 프로그램을 편성해서 시청자들에게 담배, 알코올, 에이즈, 콜레스테롤 등과 같이 많이 다루어지는 주제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오늘날 두드러진 경향의 하나는 점점 더 성 문제에 관한 주제가 다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자연과학의 경우 동물 다큐멘터리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들의 특성은 여러 에피소드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역사 프로그램은 지난 몇 년 동안 두드러진 감소를 보였다. 가장 많이 방송된 기간은 1차 세계대전 이후인데, 이는 영상 자료물을 구하기 용이하다는 점에 있다. 또한 시사적인 문제를 다루기 위한 역사 프로그램 역시 주목할 만하다. 가장 오래된 역사 주제를 다루는 채널은 France 5와 Arte이다. 경제 프로그램은 극히 드문 편으로 France 5, TF1 그리고 M6에서 그나마 찾아볼 수 있을 뿐이다.
마지막으로, 채널들은 단순한 오락성을 떠나 세계의 다양한 문화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외국을 소개하고 그들의 다양한 삶의 방식을 소개하는 데 있다.
○ 참조 : www.csa.fr ○ 작성 : 이 원(프랑스 통신원, tempspecheur@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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