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98호] 영국 방송사, 2000년 TV 편성 방향 발표 | ||||||
---|---|---|---|---|---|---|---|
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
||||
각 방송사들이 2000년을 맞이하는 동계 편성표를 발표하는 시기이다. 여름 휴가철에 비해 집 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고, 해가 늦게 뜨고 일찍 지는 등, 겨울은 시민들을 TV로 끌어당기기에 아주 적합한 시기로 알려져 있다. BBC 1은 장기간에 걸쳐서 제작된 평가 보고서를 최근에 완성했는데, 이 보고서의 핵심은 BBC 1의 공공 방송으로서의 책임을 강조하는 데 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예술 및 역사 관련 프로그램 강화, 탐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확대 및 도큐-소프(docu-soaps) 장르 축소, 주간 시간대에 보다 창조적인 드라마를 배치하는 것, 교육 캠페인 강조, 최근의 과학적 발견에 관한 프로그램 증설, 아동 대상의 드라마 및 사실 프로그램 등을 확대하는 것 등이다. BBC 관계자에 의하면, 이 보고서에 포함된 내용들은 오랫동안 예상되어 왔던 것이고, 이미 가을 편성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 폭발적인 인기를 끈 바 있는 BBC 과학 다큐멘터리 [공룡과의 산책(Walking with Dinosaurs)], [왕가(The Royal Family)] 등이 그 예로, 특히 [공룡과의 산책]은 그 우수한 내용과 뛰어난 제작 기법으로 할리우드 SF 영화와 비교하여 손색이 없을 만큼 매우 뛰어나다는 평을 받은 바 있다. 최근 디지털 방송 사업을 둘러싸고, 거대 미디어 기업들과 경쟁 속에서 BBC 공영 방송 개념에 대해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현상황을 고려할 때, 유난히 공영 방송 윤리와 책임을 강조하는 내용의 BBC 보고서가 출간되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이 보고서는 기존의 , 예술, 종교, 그리고 시사 부문의 프로그램이 소외당하고 있다는 내용의 BBC에 대한 비판들에 반발적인 많은 새로운 편성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00년도 봄부터, [질의 시간(Question Time)]은 밤 10시 30분 이전에 방송될 것이고, [보통사람들(Everyman)], [옴니버스(Omnibus)]와 같은 시사 프로그램들이 저녁 8시 40분 경부터, 그리고 종교 프로그램인 [기도의 노래(Songs of Praise)]가 정규적으로 일요일 아침에 방송되는 등,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편성 윤리가 크게 작용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BBC는 한편, 새로운 [방송 가이드 라인(Editorial guideline)]을 발간하여 정확성, 공평성 등의 방송 기준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한다. ITV, 시청률을 중시한 오락 프로그램 편성을 강화 한편, 근래에 시청률 감소로 문제를 겪고 있는 ITV의 11∼12월의 편성 계획은, 소프 드라마와 퀴즈 프로그램으로 밀고 나가고 있다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시청률 중심의 성격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10시 뉴스를 11시대로 이동한 후, ITV는 원래 의도한 바와는 정반대로 시청률이 감소하는 현상을 겪고 있다. 결국, 하원 국회가 야간 뉴스와 저녁 뉴스를 원래 시간대인 10시로 옮길 것을 ITV와 ITC에 제안하려는 움직임이 일 정도이고, 문화·미디어·체육부 의장인 제랄드 카우프만(Gerald Kaufman)은 오는 2월에, ITV가 뉴스 방송 시간을 옮긴 후로 시청률이 감소하는 이유를 밝히기 위한 정식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그 동안 ITV는 뉴스 방송 시간을 옮김으로써 전국민의 생활 패턴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해 왔다. 하지만 실제는, 시청자들이 야간 뉴스를 보기 위해 늦게까지 깨어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뉴스를 보지 않기로 하고 10시 뉴스를 보고 나서 자게 되는 시간보다 더욱 일찍 잠자리에 들어가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뉴스 프로그램 시청자들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그 시간을 대체할 수 있는 적합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데 실패한 ITV로서는 그 동안 감소한 시청률을 보충하여 연초에 목적했던 바, 피크타임대에 39%의 시청률을 달성하기 위해서, 남은 11∼12월 동안 적어도 39.5%로의 시청률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러한 통계는 '광고인회(Institute of Practitioners in Advertising)'에서 산출된 것으로, 이 목표가 어려운 것임에 틀림없지만, ITV로서는 거의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는 크리스마스 전후 특집 편성 계획에 큰 기대를 걸고 있고, 한편 앞에서 언급한 대로 시청률을 중시한 오락 프로그램 중심의 편성 덕택으로 11월 초에는 40.6%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C4 역시 드라마 중심의 2000년 겨울 편성표를 발표하였다. 영화 [트레인스포팅(Trainspotting)]의 주연 배우로 영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이웬 브레너(Ewen Brenner)가 주연하고 저명한 방송 작가인 폴 아봇(Paul Abbott)이 극본을 쓴 [미카엘 프라이의 숨겨진 이야기(The Secret Life of Michael Fry)]가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 중의 하나인데, 여기에는 BBC 인기 사극 드라마인 [허영(Vanity)]의 제작진들과 최고 인기 수사 드라마인 [크랙커 (Cracker)]의 제작인들 또한 이 드라마에 참여하고 있어, 더욱 큰 기대를 받고 있다. 한편 참신한 시각으로 동성 연애자의 문제를 다룬 드라마로 화제가 되었던 [퀴어 애즈 포크(Queer As Folk)]가 30분 길이의 20부작 드라마로 재방송된다는 소식 또한 있다. 시청률 중심의 편성, 프로그램 자체의 성격을 변화시켜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시청률 중심의 편성 계획이 물리적인 시간대 변화 내지는 제도적인 문제에만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 자체의 성격을 결정하는 힘으로까지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예로 얼마 전 7개월에 걸친, C4에서 방송된 다큐멘터리 [거리의 총(Guns on the Street)]을 들 수 있는데, 이 드라마의 일부 내용이 허구라는 고발이 일간지인 〈가디안(The Guardian)〉지에 실리면서 비롯된 이 논쟁은, ITC가 충분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가디안〉지의 고발을 기각함으로 마감이 되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장기적으로 볼 때 종래에 지켜져 오던 탐사 다큐멘터리에 대한 개념을 크게 뒤바꾸어 놓는 결과를 가져왔다. 즉, 다큐멘터리의 심도를 깊게 하기 위해 들이는 노력이 오히려 진실성 시비에 걸려들기에 좋은 계기가 된다면, 이에 대한 가장 손쉬운 해결점은 가벼운 내용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즉 이미 그 허구성이 전제가 된 소프-다큐 형식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장시간의 노력과 많은 비용이 드는 탐사 다큐멘터리에 비해, 소프-다큐는 시간도 적게 들 뿐 아니라 제작 비용 역시 저렴하고, 무엇보다도 시청률이라는 점에 있어서도 최근에 가장 각광받는 장르이다. 이러한 딜레마에 직면한 방송 제작인들은, 탐사 다큐멘터리의 단점을 보완하면서도 시청자들이 쉽게 선호할 수 있는, 새로운 형식의 다큐멘터리를 개발하는 데에 역점을 두고 있다. 예컨대 ITV의 시사 프로그램은 탐사 보도적인 내용을 다루면서도 매우 유연한 형식성을 띠는, 주목받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이다. 방송인들의 목표는 매우 간명하게 표현될 수 있다. 탐사 독립 필름 제작자인 로저 그래프(Roger Graef)의 말을 빌리면, "단지 바람직한 시민상에 관한 것만은 아니라, 바람직한 TV와 좋은 시청률이 함께 하는 것이다." ㅇ 참조 : Broadcast '99. 11. 5., 11. 12.
|
|||||||
첨부파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