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98호] '문화' 교역 문제, WTO의 이슈로 재부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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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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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간 수면 밑에 잠겨 있던 유럽의 '문화적' 교역 문제가 11월 30일부터 12월 3일까지 시애틀에서 개최되는 WTO 협상의 차기 라운드에서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예정이다. 항상 그래 왔듯이 프랑스는 유럽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할리우드의 시장 점유율 때문에 영화와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탈규제 문제를 고려하지 않겠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프랑스는 미국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문화의 세계화와 상업화에 대해 자국의 영상물 보호와 정체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문화적 예외'라는 명분을 통해 미국을 견제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교역 협상가들은 영화, 텔레비전 프로그램, 음악 등 예외 부문들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겠다고 단호함을 보이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공개적인 입장은 피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프랑스보다는 덜 단호하긴 하지만 문화적 '다양성'을 보호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WTO 회담에서 타협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134개국 WTO 회원국들은 5년 전에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추후에 협상을 재개하기로 결정한 텔레비전 및 스크린 쿼터, 지역에 대한 특혜 대우 및 지원금 등의 이슈에 대해 교전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서로 상반된 입장에 서 있는 각국 대표들은 수많은 데이터와 시장의 현실을 들어 어떤 관점이든 자신의 입장을 지지할 수 있을 것이다. 할리우드를 경계하는 측에서는, 할리우드의 영화가 1998년 유럽 흥행 수익의 64~92%를 차지했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고, 이에 반대되는 입장에 서 있는 측은 지난 몇 년에 걸쳐 전체 시장이 성장하면서 할리우드의 점유율은 감소하고, 유럽 인들이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반박할 수도 있을 것이다. 둘 다 옳은 지적이다. 지난 5년 동안 정치적 입장들은 이전과 달라지지 않았지만 유럽의 오디오 비주얼 산업은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룩했기 때문이다. 5년 전 협상 때와는 달라진 시장 상황 독일, 프랑스, 영국의 오디오 비주얼 분야의 교역 통계를 보면 다음과 같은 현황을 보여 준다. 미국의 시장 점유율은 압도적이다. 독일은 미국에 수출하는 것보다 거의 9배에 가까운 분량을 할리우드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AFMA(독립 배급사 대표)와 MPA(스튜디오들)는 프랑스 전체의 수출량보다 4배나 많은 양을 프랑스에 수출한다. 영국만이 지난 몇 년 동안 오디오 비주얼 분야의 수출입에서 상대적으로 균형을 유지해 왔지만 그럼에도 미국에 수출하는 것에 비해 2배의 수입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록 현저한 저점에서 시작하기는 했지만 지난 5년간 유럽산 오디오 비주얼 제작물의 수출은 놀랄 만한 성장을 기록했다. 독일의 수출은 1996년부터 1998년 사이에 5,800만 마르크에서 1억 마르크(5,400만 달러)로 거의 배가 되었다. 같은 기간 프랑스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판매하여 외국에서 벌어들인 돈(공동 제작 포함)은 43% 포인트가 증가한 18억 프랑(2억 8,500만 달러)으로 성장했다. 영국의 프로그램 판매는 이보다 훨씬 커 1990년 이래 지속적인 성장(1997년 제외)을 보여 왔다. 1998년의 경우 전체적으로 6.4% 포인트가 증가한 10억 3,000만 파운드(16억 6,000만 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텔레비전 방송사들 간의 교역만을 볼 때 1997년 34% 포인트가 증가한 데 이어 1998년에는 42% 포인트가 성장한 4억 4,400만 파운드에 이른다. 이 세 국가들은 이웃 국가들과 전세계에 걸쳐 수출을 확대해 가고 있다. 유럽 내에서의 월경 교역이 가장 큰 성장을 이루고 있는 시장이다. 그러나 프랑스와 독일로서는 아시아와 남북미가 더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곳이다. 남북미 국가에 대한 프랑스 프로그램의 판매는 지난 2년간 93% 포인트가 증가한 1억 1,400만 프랑에 달한다. 1998년 한 해만도 아시아에 대한 독일의 수출은 90% 포인트가 증가한 1,630만 마르크를 기록했다. * 현재 환율 기준. 영국의 데이터는 텔레비전 방송사용, 프랑스 데이터는 공동 제작 포함, 독일의 데이터는 45분 이상 길이의 영화 및 텔레비전 프로그램 포함. 한편,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미국을 가장 큰 해외 시장으로 삼았던 영국은 아시아로 눈을 돌렸고, 미국보다 거의 배나 되는 양을 구매하고 있는 유럽 시장보다도 북남미의 시장은 느린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프로그램 수출 시장 변화의 가장 큰 요인은 디지털 텔레비전의 발달로 프로그램을 필요로 하는 수많은 채널들을 창출해 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을 주류로 하는 수입은 감소 추세 미국을 주류로 하는 수입은 감소 추세이다. 1998년 독일은 1996년에 비해 25% 포인트 적게 프로그램을 구입했다. 영국의 경우 텔레비전 방송사를 통한 수입은 증가했지만, 총수입(텔레비전과 영화 부문 둘 다)은 1997년과 1998년 모두 감소했다. 프랑스의 유료 텔레비전은 BSkyB나 Kirch 그룹에 비해 유료 텔레비전 방송권에 대해 훨씬 적은 지출을 한다. 프랑스는 1998년 말 670만 유료 텔레비전 가구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MPA 회원인 할리우드 스튜디오에 영국이 지불해야 할 금액인 3억 2,500만 달러의 1/3 수준에 불과한 1억 700만 달러만 지급했다. 영국의 유료 텔레비전 가구 수는 프랑스보다 적은 610만이다. 가입자가 170만에 불과한 독일이 지급한 금액은 1억 4,000만 달러로 프랑스보다도 더 많았다. 이는 1990년대 초에 Kirch 그룹이 Fox를 제외한 모든 메이저 스튜디오의 제작물들에 대한 디지털 위성을 통한 장기 방송권을 물불 안 가리고 구매한 데에서 기인한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Canal+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스페인의 경우 독일보다 가입자 수가 20만이나 더 많음에도 할리우드 스튜디오에 지불하는 유료 텔레비전 방송권은 30% 포인트나 저렴했다. 독일 텔레비전 방송사들이 높은 방송권료에 대해 불만을 품는 이유는 자명하다. 독일은 무료 텔레비전 방송권으로 1998년 한 해만도 MPA 회원사에 7억 달러를 지급했다. 이는 영국 채널들의 지급액보다는 2배나 많고, 프랑스 방송사들에 비하면 4배나 되는 금액이었다. 1995년부터 독일의 무료 텔레비전 방송권 수입 증가(77% 포인트)가 영국(76% 포인트)에 필적함에도 스페인(134% 포인트)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이들 국가와는 큰 대조를 이루는데 이는 미국 프로그램의 방송권 구매와 관련하여 통제를 받고 있기 때문으로, 프랑스의 지출은 1995년부터 21% 포인트가 증가했고, 이탈리아는 5% 포인트가 감소했다. 이들 국가의 경우 상업 텔레비전 시장에서의 경쟁이 상대적으로 치열하지 않아 지속적인 지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수출 확대가 타국가 시장의 잠식을 의미하지는 않아 결국 미국은 WTO 차원의 조치가 있든 없든 국제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엔터테인먼트 부문 수출 국가의 자리를 고수할 것이다. 그러나 유럽의 일부 주요 국가에 한정된 자료이기는 하지만,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오디오 비주얼 부문의 판매가 다른 나라의 판매분을 잠식해 가면서 확대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볼 수 있다. 현실을 어렵게 하는 것은 어쩌면 유럽의 정치적 파당주의일지도 모른다. 유럽위원회가 UIP 파트너인 3개 스튜디오에 대해 행한 5년간의 조사에서 판명된 바와 같이 유럽의 좌익 성향 필름 로비는 정책 당국의 지지를 받고 있다. 조사에 조사를 거듭했음에도 유럽위원회는 UIP의 공정 거래 규정 위반 사항을 단 한 건도 발견할 수 없었고, 결국 합작회사 구성을 위한 반독점 규정에 의거 UIP에 또다시 5년간의 기간을 연장해 주었다. UIP는 자신의 규모 때문에 유럽산 필름 방송권에 많은 투자를 할 수 있고, 이는 오디오 비주얼 분야의 자유 교역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주장했고, 이는 설득력이 있었다. WTO를 지배하는 것이 시샘의 정치가 될지 이성의 정치가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디지털 플랫폼들이 출범을 하고 있고, 멀티플렉스 극장 붐이 일고 있으며, DVD가 홈비디오의 지평을 확대해 나가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하면, 파이는 모두가 누릴 수 있을 만큼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자신의 몫을 확대하기 위해 남의 파이를 떼어오지 않아도 모두가 더불어 누릴 수 있을 만큼 빠른 속도로 오디오 비주얼 시장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ㅇ 참조 : TV International '99.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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