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디어 산업계는 인터넷과 텔레비전을 통합하여 그 시너지 효과를 통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서 고심하고 있다. 개인용 컴퓨터의 빠른 보급과 인터넷 사용자 수의 빠른 증가는 미디어 산업계가 인터넷을 부차적인 요소가 아니라, 텔레비전 산업의 한 축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중요한 근거가 되어가고 있다. 최근 ABC의 히트작 [누가 백만장자가 되려는가?(Who Wants To Be A Millionaire?])의 인기를 계기로 시작된 게임 쇼의 열풍은 MTV로 하여금 인터넷을 이용한 새로운 형식의 게임 쇼를 만들어 내도록 하였다. MTV는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쇼 참가자들의 음악에 대한 지식을 겨루는 일반적인 형식의 게임 쇼를 텔레비전을 보면서, 동시에 인터넷을 접속한 상태에서 퀴즈 쇼를 참여하고 즐기는 형식으로 새로운 포맷을 고안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프로그램 형식의 변화만이 아니라 광고계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는 현상이다.
인터넷을 통한 새로운 제작 형식의 시도
11월 말 방송을 타게 될 것으로 예정되어 있는 MTV의 프로그램 [Web Riot]은 지난 달 10월부터 인터넷을 통한 프로그램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MTV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 필요한 PC용 소프트웨어를 자신들의 인터넷 사이트인 MTV.com을 통해서 다운로드하고 있다. 비록 80%에 이르는 케이블TV와 위성 TV의 보급률에는 훨씬 미치지 못하는 비율이기는 하지만, 현재 미국 가정의 44%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들어 MTV의 관계자들은, 이 프로그램이 마침내 인터넷과 텔레비전의 융합을 실현되는 첫 작품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들은 이 프로그램이 이른바 동시 작업(mutitasking)의 전형적인 예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Web Riot]이라는 프로그램은 MTV의 화면을 통해서 뮤직 비디오의 몇몇 장면을 보여 주고 문제를 몇 가지의 답안들과 함께 보여 준 다음, 컴퓨터를 통해서 누구나 동시에 참가하도록 하는 게임 쇼이다. 여기에는 참가자의 제한이 없으며, 누구나 인터넷에 접속한 상태에서 참가하게 된다. 그들은 텔레비전을 켜 놓음과 동시에 개인용 컴퓨터를 인터넷에 접속한 상태에서 이 게임 쇼를 즐기게 된다. 게임 쇼의 마지막에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서 참가자들 가운데 10등까지의 참가자가 발표되며, 여기에 상금이나 상품이 주어지게 된다. MTV는 다른 어떤 미디어 기업보다 인터넷과 텔레비전의 융합 현상을 실현하기에 적합한 채널이다. 이 채널의 모기업은 Viacom으로 든든한 인터넷의 기술적 지원을 받을 수 있고, MTV의 주시청 대상은 12세에서 24세에 이르는 젊은층이 대부분이다. MTV는 바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바탕으로 다른 방송사나 제작사들이 시도하기 힘든 새로운 형식의 게임 쇼를 시도하려는 것이다. MTV의 자체 설문 조사 자료에 따르면, 12세에서 24세 사이의 일반적인 사람들의 인터넷 접속률이 43%인 반면, 자신들의 채널을 시청하는 사람들의 인터넷 접속률은 51%에 이르며,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동안 주로 MTV를 그냥 틀어 둔다는 것이다. MTV 사장 주디 맥그래스(Judy McGrath)는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텔레비전을 틀어 놓고 인터넷을 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그리고 그것이 시청자들에게는 아주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다. 우리는 바로 이 점을 처음으로 프로그램을 통해서 결합하려고 시도하는 것이며, 아마도 매우 성공적일 것이다."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보여 주었다.
ABC와 ESPN 네트워크도 인터넷을 이용한 형식을 시도
인터넷과 텔레비전을 융합한 방송을 시도하는 것은 비단 MTV뿐만이 아니다. 지난 9월 MTV와는 전혀 다른 시청자층을 보여 주는 디즈니그룹의 ABC와 ESPN 네트워크는 인터넷을 이용한 새로운 형식을 시도했었다. 과거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프로그램의 소개와 관련 내용들의 홍보에만 주력하던 방송사들이 이제는 인터넷을 실제 방송 제작의 중요한 축으로 그 인식을 바꾸어 나가고 있다. ABC와 ESPN 방송 네트워크에서는 프로 미식 축구(NFL) 경기가 중계 방송되는 시간에, 시청자들은 ESPN.com, ABC.com과 NFL.com 등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동시에 실시된 다양한 형식의 게임 쇼에 참가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게임 쇼가 "어느 팀이 우승 예상 팀인가?" 혹은 "누가 최우수 선수가 될 것인가?"와 같은 고전적인 질문을 하고 시즌이 끝나면 추첨을 하던 형식이 전혀 아니라는 점이 융합이 가져다 준 변화이다. 이 게임 쇼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게임의 중간에 "다음에는 어떤 작전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는가?" "제3쿼터에는 몇 점을 올릴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등등의 즉각적이고 현재 진행되는 게임의 시청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하는 보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시도는 만약 시청자들이 텔레비전 시청과 동시에 인터넷에 접속한다면 전국에 걸친 미식 축구 팬들과 동시에 대화를 나누면서 게임을 시청하는 것과 같은 새로운 중계 방송의 형식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만약 [Web Riot]가 성공적이라면 다른 대부분의 방송사나 제작사들이 인터넷을 통한 참여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박차를 가할 것은 너무도 자명해 보인다. 이미 그 가능성을 확인한 ABC는 자신들의 게임 쇼 히트작인 [누가 백만장자가 되려는가?] 프로그램 제작에 인터넷을 결합하는 연구를 이미 착수했다. MTV는 [Web Riot]와 같은 본격적인 인터넷 융합 프로그램의 제작 이전에 이미 비슷한 시도를 했었다. [Yak Live]와 같은 프로그램에서는 방송 중인 뮤직 비디오의 감상을 인터넷을 통해 받아서 프로그램의 끝에 스크롤을 통해 보여 주었고, 인터넷을 통해 자선 바자회와 같은 내용도 시도해 본 적이 있다. 그때는 인터넷이 하나의 보조적인 요소였다면, 이제부터는 인터넷을 프로그램 제작의 한가운데로 그 위치를 변경하겠다는 기획이 [Web Riot]라는 프로그램이다. MTV는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5시부터 30분간 [Web Riot]을 방송할 예정이다.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다른 프로그램의 지원 없이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MTV의 인터넷 기술 담당 파트너인 Spiderdance Inc.는 새로운 대중 참여 온라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인터넷과 텔레비전 융합의 함의
만약 텔레비전과 인터넷을 결합한 MTV의 게임 쇼가 성공한다면, 이 사실은 융합 현상의 많은 사회적 함의를 보여 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러한 융합 현상에 가장 관심이 많은 분야인 광고 영역에는 새로운 방향을 시사해 줄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을 통해 프로그램을 시청/참여하는 중간에 광고를 삽입하거나 또는 직접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 동시에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특히 인터넷상에서 이루어지는 광고가 텔레비전 스폿 광고 가격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점을 미루어 볼 때, 광고 담당자들에게 이러한 융합 형식의 프로그램은 혁신적인 것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방송 제작자들이나 광고주들에게도 융합 형식의 프로그램은 시청자 층에 대한 풍부한 정보와 어떤 사람이 얼마나 오랫동안 그 프로그램을 시청하는가에 대한 정보까지 자세하게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이 부수적인 이익을 가져다 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개인 신상에 대한 정보를 유출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이 점의 구체적인 효과는 좀더 두고 봐야 할 내용이다. 하지만 "[Web Riot]와 같은 융합 프로그램이 MTV의 이미지와 상품가치를 올리는 새로운 수단이 될 것이다."라는 MTV 인터넷 담당 부사장 릭 홀즈만(Rick Holzman)의 말처럼 융합 형식의 새로운 프로그램의 시도는 그 자체만으로 많은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 미디어에 불고 있는 게임 쇼의 열풍은 미디어 기업들로 하여금 인터넷을 이용한 새로운 포맷의 창조에 눈을 돌리게 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네트워크나 제작사가 거대 미디어 기업의 한 구성원인 현재의 상황은 같은 미디어 그룹 내의 모든 부분을 동원한 시너지 효과의 창출을 위해 인터넷과 제작사, 케이블과 네트워크를 동시에 활용하는 프로그램 형식을 추구하게 하는 기본 동력이 되고 있다. MTV의 프로그램 [Web Riot]의 진행 상황은 앞으로 전개될 비슷한 형식의 인터넷 융합 프로그램의 전망을 보여주는 한 예가 될 것이다.
ㅇ 참조 : The New York Times, '99. 10. 25, Los Angeles Times, '99. 10. 26. Broadcasting & Cable, '99. 11. 1. ㅇ 작성 : 김상호(미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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