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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통권 93호] 영국 지상파 TV, 성적으로 대담해지는 경향 보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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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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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말, 영국 에딘버러에서 TV 페스티벌이 열렸다. 영국 방송계의 1년 동안에 대한 전체적인 분석과 평가가 내려지고 앞으로의 전망이 예견되어지는 중요한 자리일 뿐만 아니라, 방송사의 중요 인물들은 물론 미디어 각계의 핵심 인물들이 총출연하기 때문에, 참가자들을 위한 추천 프로그램 순위가 만들어 전해질 정도로 영국 방송계의 큰 축제이다. 이 기간에 발표된 것으로, 각 방송사에 대한 장단점을 조사한 내용도 흥미 있지만, 특히 흥미로운 것은 TV 프로그램의 성적인 내용에 관해 평가하고 있는 기사 내용이다. 디지털 TV와 위성 방송이 영국 사회에 자리잡아 가면서 지상파 TV 프로그램이 성적으로 점차 대담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ITC(Independent Television Commission), BSC(Broad -casting Standard Commission), BBC PCU(Programmes Complaints Unit) 등에서 발표한 시청자 여론 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특징적인 사실은 규제자측이나 시청자들 편에서 모두 '지나치게' 성적인 내용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는 점이다. 그 가장 좋은 예는 크리스마스 특집 프로그램이었던 [방탕한 사람들(Men Behaving Badly)]이라는 프로그램인데, 이 프로그램의 판결 대상으로 다른 여러 가지 사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PCU가 주로 검열한 사항은 성적인 내용에 대한 것이었다. 심의기관의 편향성에 대한 지적도 만만찮아 비슷한 경우들이 다른 프로그램들에게서도 발견된다. 고발형 프로그램인 [Watchdog]은 특정 기업인 Dixons사에 대한 불공평한 내용이 방송되었고, [Holby City]는 폭력적 내용 때문에, [Noel's House Party]는 나쁜 언어 사용, [Airport]는 흑인 이민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 [The Nine O'clock News]는 나이지리아에 대한 부정확한 보도 등의 이유에서 심의 대상이 되었던 것에서 보여지듯이, 방송에 대한 불평불만적인 요소는 매우 다양한 것이다. 브뤼넬대학 신문방송학 교수인 줄리안 페틀리(Julian Petley)는 실제 사실보다 오히려 성적인 내용에 대한 심의 내용만을 부각시켜 보도하는 저널들의 보도 행위가 오히려 TV 성문화를 부흥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주장을 한 바 있다. 한편 성적 내용을 주제로 하는 프로그램임이 너무도 자명한, 그래서 ITC 검열의 주요 대상으로 손꼽히는 [Vice : the Sex Trade]와 [The Vice]의 경우에 있어서도, 일반 시청자들과 혹은 방송 전문 평론가들에게 이들 프로그램이 문제시되는 이유는 '(공공 방송에) 부적당한 성격의 물건들이 일시에 너무 많이 보여졌다'는 점에 있었던 것이지, 단순히 '성적' 내용을 '지나치게' 방송했다 라는 식의 획일적인 의견이 아니었다. 즉 이러한 예들이 보여주는 사실은, TV의 성적 내용을 심의할 때 단편주의적이고 양적 위주의 평가보다는 보다 세밀하고 질적 위주의 평가가 내려지고 있으며, 점차 그러한 방향으로 개선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심의기관 자체가 특정 내용의 이미지에 대해 특히 강한 반응을 보인다는 지적 또한 보여진다. 즉 심의가 편향성을 보인다는 주장인데, 이러한 심의 자체의 편향성은 방송사의 자체 심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심의 형태에서 바람직한 방법 중의 하나로 간주되는 방송사 자체 심의에서 통과된 내용이 정작 ITC와 같은 기관의 심의 과정에서 승인되지 않아, 프로그램을 재편집해야 하는 사례들이 종종 발견되곤 한다. 시청자가 성적인 내용을 연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증가 이러한 심의 자체의 지적이 비록 새롭고 의미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TV 프로그램 자체의 문제들을 변명할 수 있는 구실로 사용될 수는 없다. 한 사적 심의기관이 제출한 C5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C5는 늦은 저녁 시간대에 저비용으로 제작한, 과도한 성적 내용을 담고 있는 드라마들과 일부 가족 TV 프로그램으로서는 부적절한 성격의 물건들을 제시하는 등 지나치게 성적인 주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들을 집중적으로 방송함으로써 시청률과 방송 비용상의 이익을 교묘하게 접속하는 기술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The Real Monty], [Swindon Superbabes], [Stags and Hens], [On the Piste and Sex], 그리고 [Sex and Shopping] 등의 프로그램들은 '비판적인 시각이나 분석보다는 관음주의적인 흥미가 앞서는 프로그램'으로 지적되었다. 한편 제3의 심의기관이라고 불리우는 BCS의 [Compromising Si- tuations]와 [HotLine]에 대한 심의 결과는 매체에 따른 프로그램의 특정성을 강조한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BSC는 현재 지상파 TV 방송에서 성적인 내용의 프로그램들이 변화하는 단계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TV의 오픈 엑서스 채널과 유료 TV 각각의 허용 기준의 차별성이 흐려지고 있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즉, 주요 지상파 TV 방송에서 성적인 내용의 프로그램이 증가하는 것은 성적 프로그램의 양적인 증가에서 뿐만 아니라, '기준' 자체를 붕괴시킬 우려가 있음을 염려하고 있다. BCS가 발간한 [섹스와 감각성(Sex and Sensibility)]과 [연간 모니터링 레포트]라는 두 가지 보고서에 의하면, 성적인 내용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만 정도가 작년의 18%에서 올해에는 23%로 증가했다. 이와 함께, TV의 성적인 프로그램의 양적인 정도에 대한 질문에서 38%가 '너무 많다'라고 대답해, 작년의 32%보다 6% 정도가 증가한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흥미로운 사실은 TV 내용 분석가들에 의하면, 실제 TV 프로그램상으로는 성적인 내용이 증가했다는 인식을 할 정도로 뚜렷하게 변화한 사실은 없다는 점이다. 즉, 단정적으로 성적인 내용이 제시되지는 않더라도, 시청자들은 비슷한 화면이나 내용으로부터 성적인 내용을 연상할 수도 있다. 이러한 가정을 뒷받침하듯, '이미지나 아주 개별적인 순간의 기나긴 묘사 등은 단순한 정보의 차원을 넘어서, 시청자들에게 관음주의적인 쾌락을 주게 된다'는 조사 결과 또한 보고되었다. 정보 제공자로서의 TV 프로그램의 역할도 커져 1998∼1999년이 TV의 퇴폐적인 성적 문화로 문제시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TV의 정보 제공자적인 기능이 활발하게 행해진 기간으로도 평가되고 있다. TV의 상담 라인이 사회에 자리잡게 되면서, TV와 시청자들 간의 거리가 급격하게 가까워지고 있다. 1999년에 영국의 Broadcasting Support Service는 C4가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44개의 전화선과 정보 제공선을 설치하였다. C4의 Programme Support 편집장인 디 설(Dee Searle)에 의하면, C4의 헬프라인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고, 이러한 수요에 응하는 것은 TV의 사회적인 책임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올 여름에 난독증(難讀症, dyslexia)에 대한 프로그램이 방송된 이후, 이에 대한 정보를 원하는 8만 5,000통의 전화가 빗발쳤다고 한다. 이러한 경향에 상응하기 위해, 영국 프로그램 대부분은 프로그램의 마지막 부분에 정보를 원하는 시청자들을 위한 연락 주소와 인터넷 웹사이트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관습이 점차로 일반화되고 있다. 인기 있는 프로그램일수록 이러한 반향들이 큰 것은 당연하다. 특히 인기 소우프드라마의 경우, 등장인물이 겪게 되는 갖가지 인간적인 문제들은 시청자들에게 단순한 공감의 수준을 넘어, 자신의 문제와 연결하여 그것을 해결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태도로 변화한다. 이러한 TV의 헬프라인 서비스는 TV가 시청자들을 단지 소비자로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극복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다. TV를 통한 대중적 지식의 교환은 소재나 주제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서, [In Excess]라는 프로그램에서 보여진, 자위 행위를 하다가 목숨을 잃는 마이클 허친스(Michaeal Hutchins)의 이야기는, 그 소재상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헬프라인을 통해 사회적 토론의 주제로 진지하게 다루어진 바 있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듯이, TV 프로그램을 통한 사회적 커뮤니케이션 과정은 단편주의적 심의 기준이나 검열로는 측정될 수 없는 질적인 활동임이 드러난다. 시청자들의 TV 문화에 대한 판단 기준과 토론 수준이 기관의 규제를 넘어설 때 올바른 방송 문화가 자라날 수 있을 것이다. ㅇ 참조 : Time out '99. 9. 1., Broadcast '99.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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