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시부야에서 개최한 [도쿄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99]에서 필름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화상 데이터를 직접 스크린에 비추는 '디지털 상영' 방식이 시도되었다. 미국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 1]을 공개할 때 미국의 일부 영화관에서 시도된 상영 방식으로, 일본 영화관에서 흥행 목적으로 실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디지털 상영이 이루어진 것은 11월 2일 밤 0시부터 일본 최대급 영화관인 시부야 판테온에서 열린 '누벨 이마쥬 도쿄 판타 디지털 나이트'로, 신진 감독의 극장 미공개 장편 3편이 상영되었다.
그 하나로, 각종 무장 병기와 괴물이 시가전을 되풀이하는 SF 작품 [D]는 비디오 오리지널 작품으로 제작되었지만, 최신 프로젝터 덕분에 영화관에서 상영할 수 있게 되었다.
[D]의 감독인 오카베(岡部暢哉) 씨는 가정용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여 촬영했으며, 제작비는 1억 5,000만 엔으로 필름을 사용한 경우의 4분의 1 정도밖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도쿄·신주쿠 등 번화가에서의 로케이션에서는 조그만 카메라가 적당했다는 이점도 있었다고 말한다.
비용 절감과 영화 제작의 참여 기회 확대가 장점
도쿄 판타스틱 영화제에서는 매회 영화의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으며, 디지털 나이트도 그러한 기획의 하나이다. 이번 사용된 프로젝터는 [에피소드 1]의 디지털 상영시 사용된 DLP(Digital Light Process : 디지털 광처리 기술) 방식을 채용한 것이다.
사실 영화 제작에서도 디지털화가 이루어져 컴퓨터 그래픽을 많이 이용하는 애니메이션이나 특수 촬영 영화는 원래 보통 영화에서도 필름 촬영한 아날로그 영상을 컴퓨터상에서 편집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그러나 현재의 영화관에서는 필름 상영용 기자재밖에 없기 때문에, 극장에서 공개하기 위해서는 일단 필름에 옮기지 않으면 안 된다. [D]의 경우, 필름 현상하면 1,000만 엔 정도가 더 든다고 한다.
필름을 사용하는 촬영은 전문가가 아니면 어려울 뿐 아니라, 비용면에서도 영화 제작에 참여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디지털 영상을 그대로 스크린에 상영할 수 있다면 이전까지 많은 돈이 필요했던 '영화 제작'에 개인이나 아마추어도 쉽게 참여할 수 있다. 또 디지털화되면 영화관에 배급할 때도 프린트를 복사하여 배달하는 작업이 불필요해지며, 복사시 화질이 나빠질 염려도 없어지는 이점이 있다.
디지털 상영에 대해 영화관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43개 영화관을 운영하고 있는 도큐(東急) 레크리에이션 영화사업부 극장운영부의 키꾸찌(菊地正人) 이사는 "영사에 드는 인건비 등의 비용이 정말 줄어드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기 때문에 상영할 때의 작업 과정이나 관객의 반응을 보고 싶다."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産經新聞 '99.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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