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93호] 프랑스, 1999년 연말 지상파 디지털화 공식 선언 예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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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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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프랑스의 지상파 헤르츠의 주파수를 나누어 쓰고 있는 텔레비전 채널은 모두 6개이다. TF 1, France 2, France 3, La Cinquieme Arte, M6 등 지상파 텔레비전 채널들은 방송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줄곧 아날로그 방식의 방송을 해왔다. 그러나 케이블과 위성 방송의 출현에도 굴하지 않고 기존의 명성을 굳건히 지켜온 이들도 디지털 기술에는 적잖은 당혹감을 느끼는 듯하다. "덥석 달려들기에는 적이 근심스럽고, 그렇다고 외면할 수는 없을 것 같고……." 디지털 기술의 도입에 대한 기존 지상파 채널들의 입장은 대강 이렇게 요약된다. 이처럼 '언젠가는 닥쳐온 미래'로 인지되는 지상파 디지털 텔레비전의 정체는 무엇인지, 지상파 디지털 텔레비전의 이모저모를 시청자의 입장에서 알아본다. 디지털 기술, 도대체 무엇이 새로운가 디지털에 대한 용어 설명은 이제 어지간한 사람이면 알고 있는 기본 상식에 되어 버렸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아직도 수많은 시청자들이 이 새로운 기술 언어에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디지털 기술은 영상과 음향 자료를 0과 1의 숫자로 구성된 긴 암호 ― 예를 들어 001011100101… 따위의 ― 로 전환하는 것을 첫 단계로 삼는다. 일단 자료를 숫자 암호로 변환한 후에는 이를 다시 '압축'하는 과정이 뒤따른다. 이는 방송 전파시 암호가 차지하는 자리를 최소화하기 위한 작업이다. 사실 여기까지만 보면 디지털 기술이 그다지 획기적인 것처럼 보이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이처럼 압축된 암호 ― 방송자료 ― 는 그 간소함 덕분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준다. 종래의 방송 자료 송신 방식이 하나의 주파수대에 1개의 채널만을 실을 수 있던 것에 비해 압축 자료의 경우는 동일 주파수대에 적어도 5개 이상의 채널을 송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무겁고 부피만 큰 외투 대신 가뿐한 오리털 파카를 이용하는 경우처럼 같은 가방 속에 여러 벌의 파카를 뭉쳐 넣을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디지털 압축 기술이 혁신적인 방송 기술로 주목받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디지털 기술의 장점을 가장 먼저 터득한 이들은 바로 위성 방송 사업자들이다. CanalSatellite, TPS 등 위성 방송업자들은 이미 1996년부터 위성 다발 채널을 실시하여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고 있으며, 이를 받아들이는 시청자들의 반응 역시 상당히 호의적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보다 선명한 화면과 수신 상의 질적 차이가 시청자들을 만족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이제는 지상파 텔레비전도 디지털 기술의 도입을 진지하게 타진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상파 디지털 방송이 가져온 변화는 무엇인가? 우선은 채널의 수적 급증을 들 수 있다. 기존 채널을 송출하던 6 개의 주파수대만 이용한다고 치더라도 무려 30개의 채널 ― 개당 5개 채널을 송신할 수 있으므로 ― 이 시청자의 안방을 방문하게 되는 것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뛰어난 영상과 음향으로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은 시청자들에게 상당한 유혹거리가 됨직하다. 물론, 이 같은 서비스 제공의 차원에서만 따진다면 굳이 지상파 방송을 디지털화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케이블이나 위성 서비스에 가입하면 지금도 이 정도의 이점은 충분히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정부가 지상파 디지털 텔레비전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나선 것은 지상파의 시장 규모를 인식한 때문이다. 현재 프랑스에서 가장 널리 이용되는 방송 수신 방식은 여전히 지상파 방송으로 전체 가정의 80%가 아직도 지상파 채널 6개에 만족하고 있다. 따라서, 아무리 케이블과 위성 시장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고 해도 아직 한참 동안은 지상파 방송의 우위를 무너뜨리지는 못할 것이라는 것이 자명한 사실이다. 위성·케이블 시장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빠르게 성장한다 해도, 지상파 디지털이 등장할 2002년 기술 위성·케이블 가입 인구는 프랑스 전체 가구의 4분의 1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통계는 이러한 사실을 확고히 해주는 자료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볼 때 결국 디지털 기술이 자리잡기 위한 지름길은 역시 지상파 방송을 통해서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지상파 디지털 TV, 언제나 보게 되나? 2002년, 2003년, 아니면 2004년…. 아직까지는 누구도 정확한 날짜를 대지 못하지만, 그래도 큰 이변이 없는 한 2002년에는 지상파 디지털 방송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이를 위해 프랑스 정부는 지난 6월 방송계와 방송 산업계에 종사하는 전문인들에게 '백서'를 우송한 바 있다. 설문지가 주를 이룬 이 백서에 대한 답신을 기다리는 프랑스 정부는 올 9월말까지 백서에 따른 의견들을 수렴, 이를 토대로 연말경에 '지상파 텔레비전의 디지털화'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지상파 디지털 텔레비전에 대한 법제는 현재 보완 중인 방송 개정법에 추가 삽입될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 디지털 사업이 공식화되면 CSA(프랑스 방송위원회)는 후보자 등록을 공고하고, 사업자를 선정, 새로이 주파수를 분배한다. 같은 기간 중 TDF(Telediffusion de France)는 지상파 방송망을 디지털로 변환하는 작업을 담당하게 된다. 이 모든 절차가 완성될 때까지 예상되는 시간은 약 2년으로, 따라서 2년 후에는 프랑스 가구의 80%가 디지털 방송을 수신할 채비가 갖추어지는 셈이다. 지상파 디지털 TV, 어떤 장비를 갖추어야 하나? 위성이나 케이블과는 달리 지상파 디지털은 파라볼 안테나도, 케이블망도 설치할 필요가 없다. 영국의 지상파 디지털 On Digital이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No dish, no cable, simply an aerial'은 이러한 디지털 지상파의 간편함을 요약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도 함정은 있다. 지상파 디지털 방송을 가장 먼저 시작한 영국의 경우 전체 안테나(지상파)의 3분의 1 정도가 디지털 수신에 적합하지 않거나 실제로 지상파 디지털을 수신할 수 있는 인구는 훨씬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랑스의 TDF는 지상파 안테나 점검을 실시하였고, 이 결과 10% 가량의 안테나가 재정비를 필요로 할 뿐이라는 긍정적인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새로운 방송 방식을 들은 시청자의 반응 중 가장 빈번한 물음은 수상기에 대한 것이다. "지금 가지고 있는 수상기를 내버려야 하나요?" 에 대한 대답은 "아니오."이다. 이론적으로는 기존 수상기로 디지털 방송을 수신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디코더(해독기)만 구입하면 현재의 TV수상기로도 얼마든지 디지털 방송을 시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해독기의 가격은 꽤 비싼 편으로 초창기에는 2,000∼3,000프랑을 호가할 것으로 보인다(1,000프랑=약 220,000원). 그러나 디지털 방송이 차차 자리를 잡으면서 해독기의 가격도 곧 인하될 것은 분명하다. "해독기를 사느니 TV를 바꾸는 편을 선택하겠다."는 시청자를 위해서 2차 호황을 예견하고 있는 전자 산업계는 지상파 디지털 방식의 수신 인구를 겨냥 4,500∼5,000프랑대의 수상기를 중저가 수상기로 지정하여 주로 생산할 예정이다. 지상파 디지털 텔레비전의 채널 수는? 우선은 헤르츠 주파수대를 이용하고 있는 6개의 송로가 '멀티플렉스'로 지정될 것이다. 이 6개의 멀티플렉스 중 4개는 80%의 프랑스 가정(1,800만 가구)에, 나머지 2개는 60% 가정(2,300만 가구)에 수신된다. 각 멀티플렉스는 4∼6개의 채널을 방송하게 되므로 줄잡아 24∼36개의 채널이 지상파 디지털 방송으로 방영되게 된다. 방영 프로그램은 종합 채널, 유료·무료 전문 채널 등이 제공하는 내용으로 편성될 예정으로 하나의 채널을 시간대별로 쪼개어 지역 채널, 시·동 단위 채널 쌍방향 서비스 등으로 운영하게 된다. 공공 서비스 외에 정보·스포츠·문화 프로그램 등이 언급되고 있으며, 이 외의 자세한 편성 내용은 멀티플렉스 사업자가 확실히 지정된 이후에나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의 멀티플렉스 사업자는? 현재 확실시되고 있는 멀티플렉스 사업자는 기존의 6채널이다. 프랑스 정부는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 전환이 새로운 방송업자들의 등용문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CSA 역시 이에 동의하고 있다. 대기업이나 미디어 재벌보다는 소규모 신규 사업자를 선호한다는 이 방침이 어느 정도까지 실현될는지는 미지수이다. 그도 그런 것이 새로이 등장할 지상파 디지털 텔레비전이 소자본만으로 운영되는 경우, 그 발전을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이다. CSA는 우선 디지털 주파수대를 잘게 나누어 신규 사업자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지역별, 서비스별, 송수신 경로별로 세밀히 나누어진 주파수대의 분배에서 우선권을 차지할 방송사업자는 지역 방송에 기여한 사업자이다. 소자본, 지역 자본을 우선시하고자 하는 정부 시책과 대기업은 무시할 수 없는 경제적 현실 사이에서 멀티플렉스 사업자 지정은 다소 난관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프랑스의 지상파 디지털 방송은 서서히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아직 현실화를 위한 구체적 사안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전단계의 준비 작업이 철저한 만큼 실현 과정에서의 불필요한 낭비가 적을 것임은 분명한 일이다. '조금 늦게 출발하는 대신 확실히 해보자'는 자세로 이루어지고 있는 프랑스 지상파 디지털 사업은 그래서 주목할 만한 예가 되고 있는 것이다. ㅇ 참조 : Telerama n 2589 '99.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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