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92호] 영국, BBC 재정 방안 방송계에 커다란 파문 일으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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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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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스 보고서(Davies Report)'라는 이름으로 통칭되는 BBC의 새로운 재정 개혁 방안에 대한 파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 논쟁은 미처 보고서가 공개되기 이전에, BBC가 디지털 TV에 대한 추가 시청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롯되었다. 하지만 막상 보고서가 공개되고 난 후 디지털 TV에 대한 시청료 부과는 그 일부분을 차지하는 것일 뿐, 더욱더 커다란 계획들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BBC 대내외적으로 많은 충격을 낳고 있다. 'BBC 재정의 미래(The Future of Funding of the BBC)'가 본제목인 이 보고서에는 BBC의 구조 조정에 관한 여러 가지 항목이 소개되고 있다. 첫째는 BBC 소유권에 관한 문제로, BBC의 국제관리부서인 'BBC World Wide'의 주식 49%를 주식 시장에 내놓는 한편, BBC 자료 담당 부서인 'BBC Resources Ltd.'를 팔기로 하는 방안이다. 이러한 거래는 약 4억 파운드(한화 약 8천억 원)의 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BBC 의 설명에 따르면, 이것은 금전적인 이익뿐만 아니라 침체되어 있는 BBC에 기업가적인 새로운 정신을 불러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는 BBC의 축소 지향적 운영 방안이다. 효과 비용 절감, 상업적 판매 증가, 시청료 수익 향상 등을 통해 오는 2006년까지 5억 2,000만 파운드의 이익을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시청료란, 문제가 되고 있는 디지털 TV 시청료를 제외한 일반 아날로그 시청료를 가리키는데, 예산대로라면, 영국 GDP 증가 수준과 비슷한 2∼2.5% 정도의 시청료 인상이 따라 주어야 한다. 구체적인 재정 확대 방안을 떠나서 BBC 회계 관리에 있어서의 문제 역시 지적되고 있다. BBC의 운영 보고서(charter)가 국가 회계 사무소(National Audit Office)에서 심사를 받고, BBC 효과 절감 운영 상태가 BBC 외부 회계인들로부터 검토를 받게 함으로써 BBC가 보다 투명하고 정확한 체계 안에서 운영되도록 하는 안들이 제출되었다. 재정적 차원에서 커다란 변화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이비스 보고서'지만, 아직도 광고나 상업 기업으로부터의 스폰서를 받는 문제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BC의 상업화에 있어 다소 예외적인 것은 'BBC Worldwide'로 'BBC Online America' 등의 비영국 지역 대상의 서비스에 있어 상업적인 광고를 받도록 하는 것이 제안되고 있을 뿐이다. 'BBC Worldwide'는 현재 주요 고려 대상이 되고 있는 기관 중의 하나이다. 현재 BBC 중에서 상업적인 활동을 하도록 인정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기업적 정신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가빈 데이비스 펀딩 리뷰 파넬'에서 토론된 바에 따르면, BBC Worldwide가 개혁되지 않으면, BBC가 상업적인 이익면에서 향상될 수 있는 기회는 영영 사라지고 말 것이라는 경고가 내려졌을 정도이다. BBC 내부에서도 크게 반발 앞에서 언급한 대로, BBC의 새로운 재정 방안이 사회적으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BBC는 그 방안을 강하게 추진해 나가려는 인상이다. 보고서가 'BBC가 추가 이익을 막으려고 하거나, BBC를 아날로그 방송에만 가두어두려는 것은 BBC의 입장에서는 거의 사망 보고서와 같다.'라는 강한 어조로 결론지어져 있을 정도이다. 한편 '데이비스 보고서'는 BBC 종사자들로부터도 커다란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갈등의 주원인은 BBC 구조 조정의 일부인 고용 비용 축소안이다. 이것은 BBC의 관료주의적인 운영 방식이 야기하는 금전적 낭비에 대한 많은 비판이 있은 후 그에 대한 개선책으로 나온 것이다. 이에 따르면, 오는 2000년 4월까지 BBC 센터 소속 400여 명의 종사자들 중에서 200여 명이 이직을 해야 한다. 이직자들 일부는 실업자로 남거나 자연 이직자가 되는 경우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원들이 BBC IT 부문이나 기술 부문으로 재고용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와 함께 BBC 센터의 주요 3부서인 정책부·재정부·인사부는 통합적으로 Broadcasting House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사실, 보고서 자체는 BBC의 관료주의적인 운영 구조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즉, 이러한 결정이 BBC의 구조적 문제를 절감한 후 개선의 불가피성에서 나온 결정이라기보다는 '연간 3% 이익 향상'이라는 경제적인 면에서의 이익만을 고려한 듯한 인상이 훨씬 강하다. 이러한 결정에 대한 반대는, BBC 경영자가 관리 비용을 줄임으로써 개인적인 만족을 얻으려고 한다는 식의 비난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즉, Ch4가 방송할 예정에 있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 [우주의 대가들(Masters of the Universe)]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크리스토퍼 블랜드경(Sir Christopher Bland)이 폭로한 사실은, BBC가 경영 컨설턴트나 McKinsey & Co와 같은 외부 회계사에 지불하는 비용이 전체 2,200만 파운드의 경영 비용 절반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즉, 이러한 결정은 BBC가 자체 사원을 파면하면서 외부 경영 고문들에게는 커다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윤리적인 문제까지 연관되어 있는 것이다. 소비자연맹, BBC의 공개주의적 운영 태도 환영 한편, BBC의 재정 개혁 방안에 대한 사회 각 부문에서의 반향이 주목된다. 영국의 주요한 프로그램 프로덕션 그룹 중의 하나인 Carlton Television의 사장인 클리브 존슨(Clive Jones)은 ITV, BSkyB, CWC, Granada, Carlton, United, OnDigital, NTL, Telewest 그리고 Pace와 같은 영국의 거대 미디어 기업들 ― 특히 디지털 사업에 선두주자 역할을 하고 있는 ― 을 대표하여 BBC의 디지털 TV 시청료 부과 방안에 강한 반대 발언을 하였다. 그는 "토니 블레어 수상과 크리스 스미드는 영국 디지털 TV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불어넣었고, 미디어 기업들로 하여금 디지털 사업에 투자토록 설득하여 왔다. 이러한 점에서 BBC의 현 디지털 TV 시청료 부과안은 과거로 후퇴하려는 움직임과 다를 바 없다. 이것은 영국 사업과 고용 시장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올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BBC의 상업적인 이익에 대한 지나친 집착에 대한 우려의 눈길도 적지 않다. 예컨대 한 미디어 관계자는 BBC Resources Ltd.의 판매 계획에 대해 'BBC의 70년 역사를 파괴하려는 시도'라며 유감을 표시한 후, 이러한 반달리즘적인 데이비스의 운영 정책이 계속되는 한 BBC의 고난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연맹(Consumers' Association)은 BBC가 공개주의적인 운영 방침을 세운 데 대하여 환영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BBC가 공개적 회계 검사를 받게 됨으로써 시청자들은 비로소 BBC가 공공의 자금을 어떻게 운영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BBC에 대한 많은 논란이 들끓는 가운데, 영국 주요 일간지 중의 하나인 [가디언(The Guardian)]지의 여론 조사 결과가 주목할 만하다.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행해진 이 조사는 시청자들이 가지는 BBC의 기존 태도와, BBC가 도모하는 변화에 대한 의견들을 주로 다루고 있다. 통계적인 결론을 보면, 'BBC의 광고 방송'에 대해 응답자 중의 65%가 광고 방송을 찬성한 반면 30%가 반대를 보였다. 특히 18∼24세의 젊은층의 응답자 중의 73%가 BBC의 광고 방송에 찬성을 보여, 젊은 세대들이 특히 BBC의 상업적인 면에서의 구조적 개혁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BBC 프로그램의 상업적 스폰서십에 있어서도 응답자의 77%가 찬성을 하였고, 이 질문 항목에 있어서도 역시 젊은층의 응답자들의 찬성 비율은 80%에 이르렀다. 반면, BBC의 시청료 인상 문제에 대해서는 17%가 찬성한 것에 반해 79%가 반대를 하였고, BBC의 디지털 TV 시청료 부과안에 대해서는 35%가 찬성을, 58%가 반대를 보였다. BBC 시청료에 대한 시민들의 태도는 특히 영국 디지털 TV의 미래에도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러한 점에서, '디지털 TV에 대한 시청료가 따로 부과될 경우 디지털 TV를 구입하는 것을 미루겠는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9%가 '그렇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나, 디지털 관련 미디어 기업들이 가지는 BBC 시청료 개혁 방안에 대한 항의가 전혀 사실무근이 아니라는 암시를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들을 미루어 볼 때, 방송의 '공공성(public service)'이라는 가치가 어느 정도까지 현실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문제시된다. 공공 방송 정신의 실현은 이미 방송 기업의 윤리의식 수준을 지나서, 다매체적인 방송 조건과 타협하고 경쟁해 나가는 현실적 능력과 더욱 직결되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ㅇ 참조 : The Broadcast '99. 8. 13., The Gurdian '99.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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