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90호] BBC와 ITV, 시청률을 의식하여 가을 프로그램 편성 | ||||||
---|---|---|---|---|---|---|---|
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
||||
각 방송사의 가을 TV 편성 계획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각 채널마다 드라마 장르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원래 여름이 여행, 레저, 축제 등 외향성 프로그램이 강세를 보이는 계절인 반면 가을은 다시 스튜디오로 돌아오는 내향성 계절인 것은 거의 보편화된 사실이지만, 이번 가을의 영국의 방송 문화는 그러한 일반적인 현상과는 다소 구별되는 점을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 방송에 관한 뉴스에서 이미 여러 차례 언급된 바 있는 사실인 ITV의 10시 뉴스가 저녁 뉴스로 이동한 후, ITV는 10시 프라임 시간대를 시청률 증가 - 확보를 위해 최대한으로 이용하기 위한 갖은 노력을 해 왔다. 그 시간대의 프로그램이 수 차례 바뀐 것은 물론이거니와, 현재 '포스트 10시 뉴스(Post - News at Ten)'이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로, 이러한 ITV의 향방은 전체 지상파 TV 프로그램 편성에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드라마가 ITV 가을 프로그램 편성에서 특히 강조되고 있고, 이것은 ITV 편성 담당 이사인 데이비드 리드먼트(David Lidment)의 "ITV가 9시대의 시청률 확보면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중요 요인중의 하나가 9시 드라마에 있었고, 이것을 10시대에까지 연결함으로써 포스트 10시 뉴스 (Post - News at Ten)의 잇점을 최대한으로 이용하겠다."는 발언과 연결되면서 더더욱 큰 의미를 지니게 된다.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드라마들은, Granada Production이 제작한 런던의 대학생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메트로폴리스(Metropolis)], 500만∼600만 파운드의 예산으로 Diplomat Films와 United Productions가 제작하는 [올리버 트위스트(Oliver Twist)], Carlton이 제작하는 스릴러물 [대기시간(The Waiting Time)], 그리고 로맨스 드라마로서 LWT사가 제작하는 [달을 향해(Reach to the Moon)]등이 있다.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으로는 [건설 공간(Construction Site)]이 주목을 끄는데, 이 프로그램에는 [베이브(Babe)], [로스트 인 스페이스(Lost In Space)]가 뛰어난 특별효과로 이미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혁혁한 기여를 한 바 있는 Jim Henson Production의 기술이 이용될 것이라고 예고되어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BBC, '방송/제작 분리 시스템'에 대해 전면적 재검토 한편 이러한 ITV 드라마 장르의 강세에 대하여 BBC 역시 대단한 기세로 맞서고 있는 인상을 준다. 물론 이러한 경향이 두 방송사 간의 일대일 경쟁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닌 것은 분명하지만, 최근 BBC 총이사로 신임해 온 그레그 다이크(Greg Dyke)가 80∼90년대의 기간동안 LWT와 ITV에서 일하면서 두 방송 조직의 드라마 시장을 발전시킨 장본인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의 BBC로의 이직이 BBC 방송 정책에 적잖은 변화를 가져올 것임은 이미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러한 예측을 예증해 주듯이 다이크 이사는 " BBC 1 강화 전략의 일부로 대중 드라마에 특히 역점을 두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이미 분명히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크 이사의 견해로는, BBC 1 드라마 부문에 있어서의 문제점이 BBC 1의 미니시리즈 드라마가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만족스러운 사실인 반면에 연속 드라마는 그러하지 못하다는 데에 있다. 이러한 문제와 관련해서 다이크 이사는 오랫동안 그 장점만이 알려져 온 BBC의 '방송/제작 분리 시스템(Broadcast/Production Split)'에 대하여 전면적인 재검토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러한 계획은 이미 BBC 제작자들 편에서도 지지를 받고 있다. 1997년 4월에 도입된 BBC의 '방송/제작 분리 시스템'은 외면적으로는 매우 우수한 제도로 보여졌음에도 불구하고 내면적으로는 특히 BBC 내의 방송 담당자와 제작 담당자 간의 관계에 있어서 많은 갈등을 빚어 왔다고 한다. 즉, 이 분리 제도에 의해 방송 영역에 재정 관리권 및 제작인 선정권이 독점된 반면, 제작인들은 BBC 내부 제작자/외부 독립 제작 프로덕션을 불문하고 일방적으로 방송인들에게 의해 선택되어져야 하는 위치에 있게 되었다. 외부 제작자들은 BBC로부터 거절을 당하더라도 다른 방송사와 접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나마 나은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지만, BBC 사내 제작자들은 BBC 채널에서의 방송이 불가능하다면 그 프로그램의 모든 방송 가능성을 빼앗기는 최악의 경우에 빠질 수조차 있는 것이다. 지난 2년간 방송/제작 양 부문의 경영 관리자들의 주요 임무 중의 하나는 현장 제작자들과 현장 방송인들 간의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양편의 의견 조정을 하는 것이었다. 예컨대 제작부 대표직에 있는 매튜 배니스터(Matthew Banister)는 부문간의 불필요한 경쟁을 야기하는 방송/제작 분리 제도를 폐지하고 대신 '부문 교차 제도(cross-directorate approach)'를 도입할 것을 강하게 주장해 왔었다. 방송사들, 시청률 의식하여 즉흥적이고 자의적으로 편성 변경 잦아 BBC와 ITV의 드라마 역점 정책이 시청률 경쟁 심리에 바탕을 두고 있음은 당연한 사실이다. 그리고 방송의 목적이 보다 널리 보여지는 데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경쟁이 반드시 나쁘다고 만은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시청률 확보 중심의 방송 편성이 야기하는 문제는 방송사가 제작 영역과 시청자 영역을 연결·조정하는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에서 넘어서서 오히려 양편을 통제하는 권리를 남용하게 된다는 데에 있다. 근래에 더욱 그 양상이 심화되고 있는 시청률 중심의 편성이 이러한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1998년 1월에 당시 ITV의 총이사였던 리차드 에어(Richard Eyre)와 앞에서 언급된 데이비드 리드먼트가 발표한 이래, 피크타임 경쟁주의 편성으로 악명 높은 ITV의 방송 편성 정책이 그 좋은 예이다. 심한 경우에는 하루에도 여러 차례 방송 일정에 변동이 있을 정도로 불규칙하고 불안정한 형태로 방송이 운영되어 왔던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시청자들이 불편을 겪는 것은 물론이고, 보다 구조적인 차원에서 보자면, 프로그램 제작자들이 매우 심한 타격을 받는 경우가 잦았다. 불규칙한 편성의 실제로 세 가지 정도의 형태가 있는데, 첫째는 프로그램이 도중에 갑자기 방송이 중지되는 경우, 둘째는 방송 시간이나 요일이 불규칙하게 변하는 경우, 마지막으로 기존의 프로그램이 재방송되는 경우가 증가하면서 새로운 프로그램이 방송되는 기회가 감소 혹은 박탈되는 경우 등이 그것이다. ITV는 'Post - News at Ten' 이후 기형적인 편성 정책의 가장 전형적인 문제점을 보여왔다. 피크타임을 둘러싸고 더욱 심화된 이러한 양상은, 시리즈 중간에서 갑자기 방송이 취소된 [홀딩 더 베이비 (Holding the Baby)]가 별문제 없이 넘어가면서 더욱 남용되는 경향이다. [So Days Like These]가 방송 6개월만에 갑자기 자취를 감추었고 제임스 본드의 클래식 영화가 그 자리를 대신하였다. [Family Life]는 수 주 동안 방송 시간이 세 차례나 바뀌는 불운을 겪었다. ITV가 상업 방송인 만큼 보다 노골적으로 시청률을 의식할 수 있는 데 반하여, 공영 방송인 BBC의 시청률에 관한 태도는 다소 간접적이고 애매모호하다. 특히 많은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스포츠 경기 혹은 코미디 쇼를 위하여 비인기 연속물이 시간을 양보해야 하는 경우들이 BBC 채널에서도 적잖이 발견되곤 하는 것이다. 방송 평가 기준이 시청률과 시청률을 유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질에 있다고 할 때 과거에도 방송 편성은 중간에 변동을 겪곤 했고 비적절하다고 판단되는 프로그램은 방송이 취소되거나 시간과 요일에 변화를 받는 일이 있었다. 하지만 근간의 불안정한 방송 편성이 특히 비판을 받는 이유는, 불과 수년 전만 하더라도 과거의 변동 결정이, 상당한 시간 동안 시청자들의 반응을 관찰한 후 심사숙고하게 만들어졌던 반면에, 현재의 상황은 그러한 결정이 매우 즉흥적이고 자의적으로 이루어진다는 데에 있다. 방송 시청률과 방송의 사회에 대한 임무라는 양립적인 방송 윤리가 어떠한 방식으로 실현되어야 하는 지에 대한 궁극적인 물음이, 가속적으로 변화하는 방송문화에 재고의 기회를 주고 있는 듯하다. ㅇ 참고 : Broadcast 7. 2., Broadcast 7. 9.
|
|||||||
첨부파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