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89호] 영국 1998∼99년도 방송계 평가 작업 활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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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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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도의 본격적인 여름철이 되면서, 영국 방송계에서는 1998∼1999년도 전반적인 방송 활동 평가 및 미디어계의 새로운 동향을 예고하는 작업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첫번째는 정부의 방송 규제 방식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발표가 있었고, 두 번째 사항은 ITC (Indepedent Television Commission)가 제시한 C4에 대한 평가 발표이며, BBC의 연중 보고서 역시 매년 영국 방송계의 빼놓을 수 없는 연중 행사 중의 하나이다. 마지막으로 머독이 발표한 News Corp. 그룹의 인터넷 사업 투자 계획은 최근 미디어계 및 금융계의 대단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정부, 공공기관들의 협조를 바탕으로 한 온건한 방송 규제 방식 채택 영국 정부는 방송 규제 정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면서, 과거 빅뱅식의 즉발적인 규제책 대신 장기적인 개선을 추구하는 '점진주의'를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6월 마지막 주에 발표된 '커뮤니케이션 규제책 : 미래를 향해(Regulating Communications: The Away Ahead)'이라는 문서가 그것인데, 이미 이러한 정부의 방침은 미디어 산업계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정부가 의미하는 점진주의란, 과거의 강한 중앙 통제식 대신 다수 공공기관의 협조 체제하에 이루어지는 온건한 방송 규제 방식을 의미하는데, 텔레비전공공위원회(ITC), 방송심의위원회(the Broadcasting Standards Commision), 라디오위원회(Radio Authority), 텔레커뮤니케이션위원회, 그리고 공정거래위원회가 그러한 기능을 담당하게 될 주요 기관들이다. 정부의 점진주의적 커뮤니케이션 규제책에 대한 반응으로는 찬성과 반대가 양존한다. ITC의 공무 담당위원인 폴 스미(Paul Smee)는 불안정한 미디어 시장의 상황을 고려할 때 빅뱅식의 해결책은 언제나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위험한 방식이라며 정부의 점진주의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반면, 전국소비자위원회(NCC)는 '문제가 발생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고 비유함으로써 정부의 점진주의를 정부의 안일주의의 미화된 표현으로 해석한다. NCC는, 소비자는 너무 과도한 경쟁 시장이나 과도한 비경쟁 시장 대신 접근권과 공정 거래가 보장될 수 있는 규제 시장을 원한다며, 정부의 규제 완화책에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BBC, 공공 네트워크로서의 특수성을 강화한다는 입장 표명 한편, 앞에서 이미 언급한 대로 BBC의 1998∼1999 연간 보고서가 7월 초에 발행되었다. 이번에는 특히 디지털 방송 개시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매체 시장의 경쟁을 격화시킨 시기였기 때문에 이러한 과정에서 공공 방송인 BBC의 한 해가 어떠했을지는 여느 해보다도 더욱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미디어 관련 기사들에서 언급되는 첫번째 사항은 역시 경쟁해야 할 미디어 및 채널들이 증가하는 상황에 처한 BBC가 새로운 서비스와 사업을 개시하면서 여타 고전적인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들에 대한 예산이 매우 축소되는 경향을 보였다는 사실이다. 당해 BBC의 총비용은 7억 5,200만 파운드로 그 전해보다 1%가 증가된 액수라고 하지만, 그 사용 영역을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적잖은 문제들이 함축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예컨대 [BBC News 24]의 예산은 5,000만 파운드로 2배가 증가되었지만, 그 주요인은 [BBC Choice]의 새로운 서비스를 위한 사업비 3,400만 파운드가 책정되었기 때문이다. BBC 1에 대한 예산에 대한 중박감은 제작진에서부터 경영진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공유되어 있는 상태라고 한다. 특히 시청률이라는 기준으로 프로그램 성격 및 시간대를 차별화할 때, 각 부문마다 어떠한 식으로 예산 배분을 해야 하는지는 가장 중요하면서도 매우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새들의 생애(The Life of Birds)], [자만(Vanity Fair)], [디너 레이디스(Dinner ladies)] 등은 BBC 1의 간판격 프로그램들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새롭지 않다'는 이유에서 천대받고 있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BBC 1의 대표이사인 존 버트(John Birt)가 토요일 황금시간대에 방송될 예정인 오락 프로그램 [우선권(a priority)]으로 대표되듯, BBC 1이 새로운 대중 오락 프로그램 부문을 발전시켜야 할 필요성을 역설한 것은 그러한 BBC의 현실을 드러낸 것이라 볼 수 있다. 해설·보도성 프로그램(Factual Programme) 역시 검토 과정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 및 예술 관련 프로그램이 야간 시간대로 밀려난 경향이 두드러지는 등, BBC의 공공 방송으로서의 임무가 제대로 수행되지 않았다는 여론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BBC 1의 시사·예술 프로그램은 급격하게 축소된 대신 스포츠·오락 프로그램·뉴스 등이 증가한 것은 이러한 불균형 상태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전반적으로 평가할 때, BBC는 공공 네트워크로서의 특수성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한편, BBC 1과 BBC 2의 시청률이 매체 및 채널 간의 경쟁이 심화했음에도 불구하고 1997∼1998년도보다 40%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BBC에 보다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하여 준다. ITC, C4의 채널 특성 퇴조에 대해 강한 불만 표출 한편 또 다른 이슈는 C4에 대한 ITC의 평가에 대한 것이다. 최근 ITC는 "더 이상 C4를 소수그룹을 위한 채널로 인정할 수 없다."며 강한 비난을 가했다. 1980년대 초 개국 당시 C4의 최우선성은 소수그룹을 위해 다양하게 균형 잡힌 방송을 실현한다는 데에 있었다. 초기에 이러한 점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여왔던 C4이지만, 국제방송기금 (International Broadcasting Trust, IBT)이 지적하듯이, 제3세계 문제를 포함한 국내외 주변 그룹에 대한 C4의 고려는 점점 희박해져 가는 모습을 보였고, 특히 최근 2년 동안은 그 정도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IBT의 이사인 패디 쿨터(Paddy Coulter)는 C4에 대해 세 가지 문제를 제기했다. 첫째, 현 C4의 프로그램들은 여타 지상파 방송들과 전혀 차별성을 가지지 않으며, 둘째, 피크타임대에 있어 다양성이 줄어들었으며, 마지막으로 '편성할 가치가 없다'는 경영진의 속단으로 인해 중요한 주제를 다룬 프로그램이 방송 대상에서 제외되어 왔다는 것이다. 매체·채널 간의 경쟁이 심화되면 심화될수록, 방송 프로그램이 상품화되는 것은 부정할 수 없고 이것이 C4가 빌릴 수 있는 변명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방송사 자체가 프로그램의 상품성을 적극적으로 강화해 나가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는 점 역시 강조되어야 한다. 즉 방송사의 상업주의 정책은 역으로 시청자로 하여금 방송의 상품성을 강하게 인식토록 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방송은 오직 상품이라는 식의 사고를 아무런 의문 없이 받아들이도록 한다는 것이다. 영국 공공 방송 영역에서 '공공 방송의 정의 및 역할'이라는 주제를 놓고, 정부-사회-방송사 간에 심각한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영국 미디어 산업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머독(Rupert Murdoch)의 News Corp. 그룹은 다국적 미디어 그룹으로서의 정점에 다다른 듯한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7월 1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머독은 News Corp. 그룹이 새로운 인터넷 사업을 시작한다는 발표를 했다. 과거에 인터넷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보여 왔던 머독임을 고려할 때 이 새로운 사업이 미디어계뿐만 아니라 금융계에 이르기까지 초두의 관심사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일본의 세계 최대 인터넷 관련사업 투자 기업인 SoftBank사와 협조 체제로 나아갈 머독의 새로운 인터넷 사업은, 점진적으로 머독 소유 미디어 네트워크인 FOX나 BSkyB 등과 연결되어 나아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에서 소개된 영국 미디어계의 소식들은, 고전적인 방송·기술 체제와 새로운 사회·문화·기술적 체제가 만나는 역동적인 과정의 일면들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다변적인 상황에서 가장 본질적인 문제가 '과연 시청자들을 위한 가장 바람직한 미디어 문화란 무엇일까'라는 고전적인 물음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이 간과되어서는 안될 것 같다. ㅇ 참조 : Broadcast '99. 6. 25., Guardian '99.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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