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89호] PVR, TV 산업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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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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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용 비디오 녹화기(Personal Video Recorder, 이하 PVR)라고 알려진 새로운 전자제품이 있다. 근본적인 특성에 있어서는 기존의 VCR (Video Cassette Recorder)와 별차이가 없다. 그리고 지금까지 거의 팔리지도 않았다. 그러나 미국의 메이저 TV 네트워크사와 광고대행사의 간부들은 이 제품이 TV 산업의 경제적 구도를 완전히 재편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도대체 PVR이 뭐길래 이처럼 큰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일까? PVR의 등장에 대해서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논의된 것은 거의 없다. 네트워크 방송사와 거대 광고대행사의 일부 간부들은 최근의 인터뷰에서도 이 기계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PVR의 기능과 앞으로의 잠재력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은 의미심장한 변화가 올 것이라는 온건파에서부터 50년 동안 존재해 왔던 전통적인 TV 시대가 마침내 종말을 고할 것이라는 급진파까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연하게도, 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 두 회사인 ReplayTV와 Tivo의 간부들은 이 제품이 앞으로 엄청난 영향력을 끼칠 것이라는 주장을 조금도 주저없이 한다. PVR은 컴퓨터의 하드디스크와 유사한 장치를 이용하여 최대 30시간분의 TV 프로그램을 저장할 수 있고, 동시에 많은 프로그램들을 녹화할 수 있다. 이 기계는 개인적인 선택과 취향에 따라 프로그램 시청 스케줄을 조직함으로써, 사람들이 TV에 대해 보다 많은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게 만든다. 즉, 시청자들은 방송사들의 미리 짜여진 프로그램 편성표에 구애됨이 없이, 자신이 보고 싶을 때,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PVR은 광고 건너뛰기를 매우 용이하게 만들었다. 따라서 대부분이 상업 네트워크인 미국 방송사들의 주된 수입원에 큰 타격을 줄 수도 있다. [표 1] 대표적 PVR인 ReplayTV와 Tivo의 성능 비교
사실, ReplayTV와 Tivo 모두 현재 투자자를 찾는 데 혈안이기 때문에, 이들이 거창한 미래 예측을 한다 해서 크게 놀랄 필요는 없다. 그러나 문제는 많은 네트워크 간부들이 이들의 주장에 동의하고 있다는사실이다. 예를 들어, Walt Disney 산하 네트워크인 ABC의 회장 로버트 아이거(Robert A. Iger)는 "ReplayTV와 Tivo가 TV 산업에 매우 큰 영향을 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Young & Rubicam 광고회사의 기업전략 담당 부사장인 브루스 벤손(Bruce Benson)은 "PVR이 사람들의 시청 습관을 완전히 변화시킬 것이다. 이것이 어느 정도 보급되면, TV 업계는 급속하게 변모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표 2] PVR은 기존 TV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다양한 녹화 기능, 광고 건너뛰기 기능 등을 갖춘 ReplayTV와 Tivo ReplayTV와 Tivo의 잠재력에 대한 가장 극적인 평가는 Forrester Research의 매체분석가인 조시 버노프(Josh Bernoff)로부터 나왔다. 올해 초 PVR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한 적도 있는 버노프는 "나는 네트워크 텔레비전의 종말을 선언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0년 내에 미국 가정의 80%가 PVR을 보유하게 될 것이고, 광고 시청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 결과, 제작비를 충당할 만한 광고 수익이 없어진 무료 네트워크 채널들에는 소위 '찌꺼기' 프로그램들만 남겨질 것이고, 대형 스튜디오나 프로그램 크리에이터들이 제작한 고급 프로그램들은 시청자들에게 유료(pay-per-view)로 팔릴 것이라는 게 그의 결론이다. 그러나 네트워크에게 암울한 전망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네트워크 간부들은 이 기계로부터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 특별 제작한 프로그램을 수시간 동안 녹화할 때나 새로운 디지털 채널들을 위해 PVR을 잘만 활용하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ReplayTV와 Tivo측이 사람들의 TV 시청 습관을 잘못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시청자들은 직접 보기 전까지는 자신이 원하는 게 뭔지 잘 모르는 수동적인 성격을 지녔거나, 새롭고 예기치 않은 프로그램들을 그저 사냥하듯이 찾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PVR의 장래를 무엇보다도 불투명하게 만드는 상황은 Re- playTV와 Tivo가 네트워크 방송사들과 전략적인 제휴를 원하고 있다는 데 있다. 현재 네덜란드의 Royal Philips Electronics에게 제품 제작을 맡긴 Tivo는 이미 NBC와 지분 계약을 체결했고, 다른 네트워크들과의 합작도 원하고 있다. 일본 Matsushita Eletronic Industrial의 자회사인 Panasonic에 의해 제작되고 있는 ReplayTV 역시 NBC를 비롯한 네트워크들과 협상 중이다. 이와 관련하여 NBC의 한 간부는 NBC가 두 회사의 지분을 각각 5% 정도 소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청자의 수동성, 네트워크와 제휴 등은 PVR의 잠재력에 악재로 작용 네트워크의 입장에서 가장 걱정되는 일 중 하나는, ReplayTV와 Ti-vo가 광고주들과 직접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예컨대, PVR을 통해 재생되는 [Ally McBeal]에 하드디스크에 이미 저장된 코카콜라 광고가 등장하게 된다. 네트워크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이다. 실제로 Tivo의 사장인 마이클 램세이(Michael Ramsay)는 1년 내에 PVR이 자체적으로 광고를 삽입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그는 네트워크와의 긴밀한 협조 관계 속에서 이 작업을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ReplayTV와 Tivo가 투자 파트너인 네트워크 방송사들을 의식하여 PVR의 광고 건너뛰기 기능과 자체적인 광고 수주 능력을 감소 내지 위축시키려 하면서, 일부에서 우려하는 최악의 상황은 닥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ReplayTV나 Tivo와는 달리 기존 TV 산업과의 타협을 거부하는 새로운 업체가 등장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하여, Forrester Research의 버노프는 메이저급 한 회사와 많은 중소업체가 PVR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컴퓨터 칩과 디스크 드라이브 기술을 활용하여 18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쳐 ReplayTV와 Tivo가 각각 개발에 성공한 PVR이 앞으로 얼마나 팔릴 수 있을지,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잠재력을 얼마나 현실화시킬 수 있을지 아직은 단정적으로 예측할 수 없지만, 기존 TV 환경에 익숙해 온 사람들에게 PVR은 분명 태풍의 눈으로 작용할 것이다. ㅇ 참조 : N.Y.T. on the Web '99. 7. 5., http://www.replaytv.com, http://www.tiv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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