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89호] 미국 상업 TV 방송에서의 동성애, 주요 논점으로 대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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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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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방영된 한 에피소드에서 FOX TV의 [Party of Five]는 줄리아(Neve Campbell)가 동성인 그녀의 작문 선생에게 키스하는 장면을 내보냈고, NBC의 목요 시트콤 [Will & Grace]의 변호사인 윌 트루먼(Eric McComack)은 게이이면서 남성적인 용모를 갖춘 매력적인 인물로 매혹적인 한 여성의 룸메이트로 묘사되었다. NBC의 인기 시리즈인 [Friends]에서도 로스 겔러의 전 부인을 게이로 설정해서, 그녀의 파트너와 함께 그들의 아들을 양육하며 행복하게 사는 내용을 내보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WB의 [Dawson's Creek]은 그 배역 가운데 가족과 친구들에게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히는 잭(Kerr Smith)에게 호감을 느끼게 하는 인물을 등장시킨다. 또 Fox TV의 [Beverly Hills, 90210]의 한 에피소드는 출연자 중의 하나인 스티브 샌더스는 그의 엄마가 레즈비언임을 깨닫게 되어 갈등하는 내용을 다루었다. 게다가 내년에는 그 엄마의 파트너를 등장시킴으로써 스티브가 엄마의 성에 대해 다시 고민하게 된다는 에피소드를 방영할 예정이라고 그 프로그램의 프로듀서는 밝혔다. 오늘날 텔레비전 쇼에서 게이를 묘사하는 것이 지난날처럼 단순히 한편의 에피소드, 조연으로서 또는 쉽게 웃음을 자아내기 위한 소재로서 다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제 동성애는 미국 상업 TV에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잘 상업 TV 쇼의 스토리 전개상 게이와 레즈비언에 관한 이야기는 영속적이고 중심적이며, 진지한 요소로 등장한다. 이런 경향에 대해 미국 사회 내에서 찬반 양론이 뜨겁게 제기되고 있다. 동성애 역할, 프라임타임에 고정 배역으로 등장 최근 들어, 미국 상업 TV가 게이나 레즈비언 등 동성애자들을 이전과는 크게 다르게 다루고 있어 눈길을 끈다. 첫째, 게이와 레즈비언이 이제는 프라임타임대의 고정 배역을 차지하게 되었다는 것이고, 둘째, 이들 동성애자들의 캐릭터를 정상적이고 건강하며, 보통 사람들이 인간적인 호감을 느낄 정도의 매력적인 사람으로 설정한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프라임타임 쇼에서 정상적이고 건강한 게이와 레즈비언이 고정 배역을 맡는 것이 이제 미국 상업 TV의 새로운 분야로 부각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Gay and Lesbian Alliance Against Defamation(GLAAD)이 발간하는 《TV Scoreboard》는, 1998년 가을 동안 게이나 레즈비언 등이 프라임타임 배역으로 등장한 프로그램이 [Chicago Hope], [Suddenly Susan], [Spin City], [ER], [The Simpson], [Mad About You] 등을 포함해 25개 쇼(NBC 12개, ABC 4개, CBS 4개, SHOWTIME 2개, FOX 2개, WB 1개 프로그램)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사실상 1992년 이전까지만 해도 TV 쇼에서 다루어지던 게이 배역은 극의 스토리 전개상 고정 배역을 차지하지 못했으며, 그 이후에도 낮시간대 드라마에서만 나타나는 하나의 경향이었다. 라이언 필립(Ryan Phillippe)이 낮시간대 드라마인 [One Life To Live]에서 그런 배역을 맡았고, 빌리 더글러스(Billy Douglas)가 여름 한 철만 출연한 후, 그 프로그램에서 사라졌다. 1994년에 방영되었던 [My So-Called Life]는 비록 시리즈가 빨리 종영되기는 했지만 저녁시간대 TV에 게이 배역을 고정적으로 등장시킨 최초의 프로그램이었다. 그리고 프라임타임대 성공을 거둔 작품인 [Dawson's Creek]에서 게이 역을 맡은 잭은 6명의 주요 배역 중의 하나이기도 하며, NBC의 히트작인 [Will & Grace]는 한 명도 아닌 두 명의 게이가 주연을 맡아 극의 전개를 이끌어 간다. 그 중 윌 트루먼은 게이임에도 불구하고 남성적인 매력을 느끼게 하는 변호사이며, [Dawson's Creek]의 잭은 사랑스럽고 유능하며 일반적으로 용인된 인물로 묘사되고 있는데, 이 두 배역들은 요즘 미국 상업 TV가 그리는 동성애자들의 성격 묘사의 대표적인 예이다. 다시 말해 최근 미국 TV는 동성애자들을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은 현실적이고, 세련되며 보다 완벽한, 그래서 가끔 그들이 과연 동성애자가 맞는지 착각할 정도로 호감 가는 인물로 묘사하고 있다. 게다가 현재는 게이들의 복합적이고 섬세한 특성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이들이 곧잘 과거 다양한 쇼들에서 잠깐씩 출연해서 냉소적인 웃음을 자아내기 위한 조크의 재료로 사용되던 소위 판에 박힌 게이의 '라이프 스타일'은 방송에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또 극의 전개에 있어서도 동성애자들이 으레 겪게 되는 약물 중독이나 AIDS 증세, 혹은 어린이들을 성적으로 희롱한다는 상투적인 방송 내용들도 사라졌다. 보수주의자들, 동성애 프로그램에 대한 등급 표시 제기하기도 TV에 출연하는 동성애자의 수가 많아짐에 따라 반대의 목소리 또한 높아져 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으레 그렇듯 보수 종교 단체가 반대의 중심에 서 있는데, 버지니아에 본부를 두고 있는 Christian Action Network(CAN)가 대표적이다. 마틴 메이어(Martin Mayer)가 회장으로 있는 이 단체는 지난 2월, "우리는 게이 배역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우리는 자녀들이 이런 쇼를 시청하기를 원치 않는 부모들에게 하나의 정보 도구를 주기를 원할 뿐"이라면서 게이 배역을 출연시키는 TV 쇼는 'Homosexual Content'를 의미하는 'HC'라는 표시를 기존의 거의 모든 네트워크 TV가 사용하고 있는 등급(S, L, V, D)과 같이 사용할 것을 주장했다. 이 단체는 HC 등급에 대한 반응을 타진하기 위해 이미 영화의 내용 등급을 다루는 미국영화협회(MPAA)의 관계자를 만났는데, 이 협회의 대표인 잭 발렌티(Jack Valenti)는 HC 등급에 대해 인간적으로 너무 잔인한 조치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 방송업계측으로부터도 HC의 내용 표시를 하는 것은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인 동성애를 '폭력'이나 '상스러운 말' 등을 표시하는 것과 동일시할 수는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 FCC의 입장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이 HC 등급이 법적 효력을 갖게 될지는 미지수이지만 HC 등급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한 마디로 부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10대 게이들에게 구원의 손길일 수도 오히려 TV에서 게이나 레즈비언을 공개적으로 다루는 장면들이 청소년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측의 견해이다. 이들이 이렇게 주장하는 근거는 실제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10대 동성애자들의 강렬한 호응 때문이다. 자신이 게이임을 고민하던 한 10대는, 그의 부모가 [Will & Grace]에 나오는 윌 트루먼을 접함으로써 비로소 처음으로 게이들도 저렇게 긍정적인 이미지로 삶을 살아갈 수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된 사실을 알고 부모에게 자신이 게이임을 밝힐 수 있게 되었으며, 부모도 게이인 자신에게 실망만은 하지 않게 되었다는 내용의 편지를 제작자 앞으로 보내기도 했다. 또 다른 한 10대 소년은 [Dawson's Creek]에서 잭이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알리는 에피소드를 시청한 후, 곧바로 계단을 뛰어올라가 그의 부모에게 그가 게이임을 말했다는 내용을 웹 사이트에 올리기도 했다. 게이로서의 운명에 대한 비관으로 자살을 고려해 보는 이들도 있고, 또 게이를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로 인정할 수 없었던 부모들로 인해 집에서 쫓겨나야만 했던 10대들도 수없이 많은 현실을 고려해 볼 때, 현재의 TV 방송이 그리는 게이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는 어느 정도 이들을 구원해 주는 역할을 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상업성 대신 책임감 갖고 프로그램 제작해야 그러나 한편으로 미디어가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지대한 영향을 고려해 볼 때 정상적인 10대에게 동성애자를 우상화하는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음을 간과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즉, TV에 비치는 게이의 역할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면서 그것이 청소년들의 역할 모델이 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는 것이다. GLAAD의 연예오락 미디어 디렉터인 스코트 서민(Scott Seomin)에 따르면 "10대들이 TV에서 게이 배역들을 보게 되는 것은 치명적이다. 아이오와에 사는 한 10대 게이가, 매력적이고 재능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용인된 인물로 묘사되는 [Dawson's Creek]의 잭을 본다면, 그도 역시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강한 메시지를 얻게 될 것이다."며, TV에 비치는 동성애자들이 청소년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걱정한다. 특히, TV가 게이나 레즈비언을 다루는 것에 반대하는 측의 주요 이유는 '많은 경우에 이 쇼들이 하려는 것은…… 미국인들 특히 청소년들의 가치 체계를 바꾸려는 것'이라며 방송업계가 청소년 시청자들에게 동성애적 가치에 찬성하도록 강요하는 태도를 취한다는 것이다. [Dawson's Creek]의 잭 역을 맡은 케어 스미스(Kerr Smith)도 그 프로그램에 대한 청소년들의 호응에 대해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반응'이라며 극중 그의 역할에 대해 무한한 책임감을 절감한다고 말했듯이, 실제 프로그램 제작 의도는 그렇지 않다 할지라도 미디어가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볼 때 TV에 긍정적인 이미지로 비춰지는 게이나 레즈비언의 배역들이 10대들의 가치 체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게다가 아직도 미개척 분야이며 시장성 있는 소재라는 상업적인 견해로만 동성애를 바라보는 일부 프로그램 제작진들의 태도도 또 하나의 걸림돌이 될 것이다. ㅇ 참조 : The Advocate '99. 4. 27., 6. 22., http://www.c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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