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89호] 독일의 공영 방송사, 청소년 시청자 확보에 부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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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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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DR 방송사가 청소년 시청자를 겨냥하여 연초에 야심차게 막을 올렸던 매거진 프로그램 [EinsLive TV]가 지난 6월 18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반 년도 채우지 못한 채 중도하차하고 말았다. 이유는 시청자 유인에 실패한 때문이다. [EinsLive TV]의 평균 시청자 수는 애초에 기대했던 6만에 훨씬 못 미치는 약 1만 명 수준에 머물렀다. [EinsLive TV]는 WDR의 성공적인 청소년 라디오 채널 EinsLive의 컨셉트를 활용한 프로그램이었다. 1995년 출범한 EinsLive는 공영방송도 혁신적이고 참신할 수 있음을 과시하며 청소년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라디오 프로그램의 성공에 고무된 WDR는 EinsLive의 청취자들을 텔레비전 앞으로 끌어들이려는 야심을 갖게 되었다. WDR의 사장 플라이트겐(Pleitgen)이 선호하는 이중 매체화(Bimedialit t)의 개념에 따라 올 초부터 [EinsLive TV]의 방송을 시작했고, 하나의 청소년 프로그램 편집팀에서 라디오와 텔레비전의 제작을 동시에 담당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청소년 시청자들의 반응은 신통치가 않았다. EinsLive의 청취자들을 늦은 오후 시간대에 텔레비전으로 유도한다는 당초의 계획은 빗나가고 말았다.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후 5시 30분에서 6시 사이에 방송되던 [EinsLive TV]는 14세에서 29세 시청자의 20%(약 6만 명)를 점유한다는 애초의 목표에 훨씬 못 미치는 시장 점유율 3.4%(1만 명)를 확보하는 데 그치고 말았다. WDR의 편성국장인 니콜라우스 브렌더(Nikolaus Brender)는 4월에만 해도 epd medien과의 인터뷰에서 "[EinsLive TV]는 이중 매체 서비스로 일 년간의 개발 기간이 있다. 아직 속단할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반 년도 채우지 못하는 고배를 마셔야 했다. WDR [EinsLive TV]의 참패 하루 일과의 흐름으로 볼 때 초저녁에는 라디오 이용도가 감소하고 대신 텔레비전 시청이 증가하게 된다. WDR가 의도한 것은 청소년들을 자신들의 라디오 채널 EinsLive에서 텔레비전 프로그램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한다는 구상이었지만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일단 EinsLive의 컨셉트를 인식하기에는 30분으로 제한된 텔레비전 방송 시간이 너무 짧은 데다 [EinsLive TV]의 방송 시간대인 늦은 오후에는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집 밖에 있기 때문이었다. WDR 내부의 분석에 따르면 실패의 원인은 목표 시청자층의 외면이었다. 또한 초저녁의 치열한 시청률 경쟁도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WDR측은 대안 시간대로 수업이 끝나는 이른 오후 내지는 야행성인 청소년들의 특성을 고려하여 늦은 저녁 시간을 고려하기도 했지만, WDR를 비롯하여 다른 ARD 산하 방송사의 저녁 편성상 적당한 자리를 찾기가 어려워 결국 애매한 시간대에 편성이 되고 말았다. [EinsLive TV]의 실패는 처음부터 예고된 것으로 보인다. 오후 5시 30분에, 그것도 일반적으로 젊은층이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공영 방송에서 14세부터 29세의 시청자층을 사로잡는 것은 애초부터 가능하지 않았던 일이었던 것 같다. 젊은층의 기호는 까다롭다. 재미있으면서도 정보가 가득한 EinsLive는 시간당 평균 79만 3,000명의 청취자를 끌고 있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경우 청소년들은 종합 채널의 단편적인 프로그램보다는 VIVA나 MTV를 선호한다. 이들 채널들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원하는 음악을 시각적인 즐거움과 함께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방송 프로그램의 '세대간 단절' 공영 방송사마다 시청 연령층의 하향화를 위해 청소년 유인책을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시청자 구조의 변화, 즉 시청자 연령의 하향화는 [EinsLive TV]와 같이 단편적인 청소년 프로그램의 도입으로 실현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눈에 띄지 않게 프로그램 전반에 걸쳐 스타일, 미학, 분위기, 느낌 등의 변화를 이루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는 장·노년층의 시청자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는 장점도 있다. WDR의 실패는 ARD와 ZDF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 ZDF의 텔레비전 영화 국장인 한스 양케(Hans Janke)는 '미디어 광장 NRW'에서 '세대간의 단절'을 우려하며 젊은 세대의 손실은 공영 방송의 이념과 구상을 실현하는 데 장애가 됨을 지적했다. 그는 방송 요금의 당위성에 대한 위협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사회가 성공적인 미래를 위해 필요로 하는 젊은이들에 대한 계몽과 융합에도 어려움을 초래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양케는 감성에 호소하는 텔레비전 영화로 청소년들을 다시금 ZDF로 유인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결과는 그다지 고무적이지는 않다. [카롤라 바쓰의 복수(Rache der Carola Waas)](6월 14일 방송)의 경우 총 500만의 시청자를, 그 중 50세 이하는 200만을 목표로 삼았지만 실제로는 총 408만(시장 점유율 15.5%)에, 14세에서 49세 연령층에서는 140만(시장 점유율 12.7%)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이벤트 프로그램 등 다양한 시도로 접근 최근의 한 조사에 따르면 젊은이들 사이에서 ARD와 ZDF는 섹스 어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ZDF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ZDF의 사장 디터 슈톨테(Dieter Stolte)는 "ZDF의 아킬레스건이라면 젊은이들의 인기를 얻지 못하는 것이다. 젊은층의 시청률을 개선하는 데 성공하지 못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슈톨테는 ZDF에 대한 젊은층의 무관심을 단순한 성장 과정의 단계로 이해하지는 않는다. 그는 "언젠가 노인들은 세상을 떠날 것이다. 그리고 젊은이들이 나이가 들었다고 어느 날 갑자기 ZDF를 시청하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ZDF를 보면서 성장하지 않는 한 성인이 되었다고 자동적으로 ZDF로 돌아오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고 현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슈톨테는 "물론 새로운 디자인, 새로운 언어, 배꼽티를 입은 젊은 여성 진행자 등으로 프로그램을 현란하게 꾸미면 당장 젊은 시청자층을 대거 유입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모든 사람들이 눈을 비비며 '이게 우리의 ZDF냐?' 하고 물을 것이다."라며 정체성 없는 변화는 거부했다. WDR의 사장 플라이트겐은 "이번 일을 교훈삼아 청소년 시청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다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이벤트 프로그램의 확대를 제안했다. 플라이트겐은 이벤트 프로그램의 일례로 EinsLive 제작진의 주도하에 여름과 연말에 개최되는 EinsLive 파티, Chris- topher Street Day, Popkomm, Love Parade 등을 들었다. WDR의 실패작 [EinsLive TV]는 단순히 음악, 은어, 환호성만으로는 청소년을 사로잡을 수 없음을 보여 주었다. 방송사들의 더 많은 고민과 시험 정신이 요구되는 시점이라 하겠다. ㅇ 참조 : epd medien '99. 6. 19., 1. 13., http://www.einslive.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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