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88호] 영국, 인터넷 시대 TV의 존재 양식에 대한 의견 엇갈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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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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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급격하게 복합 매체 이용 정도가 증가하면서, 영국 미디어계에서는 전통적인 텔레비전 양식의 앞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대와 성별적 격차를 넘어서서 많은 인구가 이미 네트워크 시티즌으로 가입해 있는 것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의 'BowieNet One', 도나 서머(Donna Summer)와 같은 옛 세대의 팝 스타들이 개인 웹사이트를 통해 이미 중년의 나이에 접어든 오래 된 팬들과 교류하고 있는 것이 그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일부 유명인들에 제한된 특수한 현상만은 아니다. 영국에서는 중·노년기 인터넷 사용자들을 일컫는 용어인 'silver surfers'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세대와 성별을 넘어선 '다양한' 종류의 인터넷 사용자들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컴퓨터 문화는 텔레비전 영역에 새로운 문제를 던져 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정에서, 오락 매체로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하던 텔레비전이 어떠한 양식으로 존재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인터넷-텔레비전-통신 매체 간의 융합으로 특징 지워지는 영국 매체 시장에서 기술 발전에 따른 대중 커뮤니케이션 양식의 변화 및 대중 오락 양식의 변화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현 상태는 확정적인 정책이나 원리가 정립되지 않은 불확실한 상태에서, 개별 행위자들의 구체적인 결정 사항들 하나 하나가 전체적인 상황에 파장을 일으키는 편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다 근본적으로는 텔레비전과 컴퓨터 네트워크 기술 간의 결합 자체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견해와 부정적인 반응이 공존하고 있어, 과연 이러한 기술 결합이 일시적인 유행인지 아니면 단계적으로 진행해 나가야 하는 궁극적인 목표인지에 관해서조차 완전한 동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 있다. BSkyB, 텔레비전과 PC의 융합 가능성에 회의적 반응 보여 텔레비전과 컴퓨터 매체의 융합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상징하는 가장 대표적인 입장은 BSkyB의 [Open…] 인터액티브 텔레비전 서비스이다. '인터넷 라이프(internet life)'라고 묘사되는 [Open…]은 오는 가을에 개시를 할 예정인데, 시청자들에게 이메일이나 게임, 홈쇼핑, 홈뱅킹 서비스 등, 보다 일반적이고 사용하기 쉬운 기본적인 프로그램들은 제공하지만 인터넷 전반의 사용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상의 한계는 특별한 매체나 기술을 가지지 않은 일반 텔레비전 시청자들로 하여금 보다 쉽게 쌍방향 텔레비전을 시도하도록 부추기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BSkyB 커뮤니케이션 디렉터인 줄리앙 에클스는 BSkyB의 시장 지향적 정책을 분명하게 설명해 준다. 그는 [Open…]이 '대중' 매체 시장의 정점이라고 정의하면서, [Open…]이 부분적으로는 전화선을 사용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방송' 매체임을 강조하였다. BSkyB는 이미 방송과 인터넷은 근본적으로 이질적인 매체임을 확신하였고, 이러한 믿음은 자체 여론 조사에서 텔레비전으로부터 인터넷을 요구하는 시청자는 없었다는 사실로부터 더욱 신빙성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BSkyB proper의 인터액티브 편성 디렉터인 스티브 빌링거 역시 텔레비전과 인터넷의 융합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PC와 텔레비전 간에 기술상의 차이를 지적하며, 웹사이트의 화면은 텔레비전만큼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 것이, 두 매체가 합쳐질 수 없는 가장 확실한 이유 중의 하나라고 한다. BSkyB와는 달리 여타 주요 매체 기업들은 인터액티브 텔레비전 계획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데, 그 대표적인 예로 케이블 방송사인 NTL과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공동 사업안을 들 수 있다. 금년 안에 개시할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이 구상안은 마치 마이크로소프트 웹 텔레비전과 같은 방식으로, 인터넷이 텔레비전 화면으로 보여질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것은 웹사이트 언어인 HTML이나 자바(Java)를 이용하여 방송과 Online이 쉽게 합성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NTL의 마케팅 담당 이사인 크로슬리(Crossley)는 방송과 컴퓨터 네트워크가 결합될 수 있다는 신념을 현실화하는 개척자로서의 책임 의식을 가지고 이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BSkyB나 ONdigital과 같은 디지털 방송사는 기본적으로 방송과 컴퓨터 네트워크의 결합을 부정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소프트웨어 역시 인터넷과 호환되지 않는 것이 선택되었다는 것이다. 반면, NTL은 텔레비전 화면에 익숙한 시청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고질의 인터넷 화면을 개발해 내고자 하는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이크로소프트사, 자사의 윈도우 프로그램을 텔레비전에까지 적용하려 영국의 또 다른 주요 케이블 방송사 중의 하나인 Cable & Wireless Communications(CWC) 역시 텔레비전과 인터넷의 결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WC는 텔레비전 시그널과 인터넷 및 온라인 서비스를 결합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으며, Telewest 역시 비슷한 방향의 계획안을 진행 중이다. 한편 텔레비전과 컴퓨터의 결합 사업에서 중심이 되는 조직은 마이크로소프트사임이 뚜렷이 드러난다. 텔레비전과 컴퓨터 결합 사업에서 다수의 텔레비전 방송사들이 마이크로소프트사와 공동 행동을 취하되 그 기술상·상업상의 선택은 다양한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주된 현상이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AT&T에 투자를 하면서부터 케이블 텔레비전에 본격적으로 관여하기 시작하였고, 이것은 최근에 Telewest의 30%의 주식을 비롯하여 NTL, CWC 등 영국 주요 케이블 텔레비전의 주식을 일정 부분 소유하는 정도로 발전하였다. 미디어 관계자들은, 이러한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케이블 텔레비전에 보이는 정열을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전략의 일부분, 즉 윈도우 프로그램을 텔레비전에서까지 이용할 수 있게 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프로그램이 PC에서만 이용되는 한계를 벗어나 텔레비전까지 정복하려는 목적하에, 기술상으로 이러한 목적에 알맞은 케이블 텔레비전의 셋톱박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쟁의 목표는 EPG 독점에 있어 웹 텔레비전 UK의 마케팅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샤론 바레이는 기술 발전을 위한 기술보다는 이용 목적에 맞는 기술을 활용하는 것의 중요성을 주장하며, 인터액티브 텔레비전에 있어서도 이러한 경향이 뚜렷하다고 밝혔다. 즉, 시청자들은 텔레비전으로부터 오락을 추구하는 대신 '인터넷-텔레비전'으로부터는 텔레비전과 비슷한 방식의 '정보'를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인터액티브 텔레비전은 '텔레비전보다는 조금 못한' 그러나 'PC보다는 조금 더 나은' 기술을 이용하고 잇는 상태이며, 흑백으로 상태를 진단하기보다는 이러한 중간적인 기술의 활용이 보다 중요하리라고 주장했다. 《유럽 디지털 텔레비전에서의 기술 결합(Convergence in European Digital Television)》의 저자인 크리스 마즌(Chris Marsden)은 텔레비전과 컴퓨터 네트워크 기술 간의 결합 현상이 적어도 소프트웨어 단계에서만큼은 분명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확신한다. 전자 프로그램 가이드(EPG)가 부착된 셋톱박스가 '어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application programme interface [API])'를 운용하는 기술적 바탕 위에서라면 대부분 윈도우 프로그램은 API에 이용할 수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PC에서와 마찬가지로 텔레비전까지도 독점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요컨대 이 모든 경쟁들은 각 매체에 있어서 EPG를 독점하려는 것으로, PC에서 마이크로 익스플로어(Micro Explorer)과 네스케이프 네비케이터(Nescape Nevigator)가 경쟁하고, 셋톱박스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EPG를 독점하려 하며, 텔레비전 세계에서는 Sky와 ONdigital이 대결을 벌이는 양상이다. 기술의 발전과 시장의 확대라는 양축 위에서 최대의 이익을 끌어내려는 것이 미디어 기업들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어느 입장이 최선안인지 예견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 다른 한편으로는 열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ㅇ 정리 : 김예란(영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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