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네트워크 방송사들의 시청률 경쟁에서 스포츠 중계방송 변수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특히 NBA(National Basketball Association) 결승 토너먼트와 NHL(National Hockey League)의 스탠리컵 결승전이 열리는 6월에는 스포츠 프로그램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그러나 예상외로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할 경우 중계 전담 방송사에게 큰 타격을 안겨 줄 수도 있다. 지금까지의 결과만 놓고 본다면, 프로농구를 중계한 NBC는 그런 대로 소기의 성과를 거둔 반면, 아이스하키 결승전 중계를 맡은 Fox는 최악의 시청률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NBC, NAB 플레이오프때는 득의만면했지만 결승전 시청률에는 침통

NBC는 지난 6월 둘째 주에 중계방송한 NBA 컨퍼런스 결승전(뉴욕 닉스 대 인디애나 페이서스)이 3게임이나 시청률 톱 10에 선정되는 개가를 올렸다. 그 결과, 뉴스매거진 프로그램인 [60 Minutes]와 [48 Hours-Monday]를 앞세워 1위를 차지한 CBS의 뒤를 이어, NBC는 2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NBC는 그 다음 주에 중계된 NBA 최종 결승전(뉴욕 닉스 대 샌안토니오 스퍼스)에서 마이클 조던의 공백이 얼마나 큰지를 절감할 수 있었다. 결승전 1, 2, 3차전의 시청률이, 조던이 시카고 불스의 여섯 번째 우승을 위해 마지막 투혼을 불사른 지난해 결승전의 시청률에 비해 35%나 감소한 것이다. 특히, 금요일의 2차전 중계방송은 O. J. Simpson의 고속도로 추격전으로 인해 잠시 방송이 중단되었던 1994년 결승전을 제외하고는 1978년 이후 가장 낮은 결승전 시청률을 기록했다.

NBC의 스포츠 담당 국장인 딕 에버솔(Dick Ebersol)은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했던 선수가 활약했던 지난 10년 이후, 이제 우리는 어느 정도의 공백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근본적인 이유외에도, NBA의 최종 결승전이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한 원인으로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점수(즉, 화려한 공격력에 의한 볼거리 감소)와 스퍼스의 간판 스타인 팀 던컨(Tim Duncan)과 데이비드 로빈슨(David Robinson)에 대한 친밀감 부족 등이 지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BA 결승 1, 2차전은 6월 셋째 주 시청률 순위에서 1위와 3위를 각각 차지하면서, 여전히 전국민적인 인기가 있음을 과시했다. 그리고 6월 21일에 중계된 결승 3차전에서 2연패에 몰린 닉스가 처음으로 승리하자, NBC 역시 닉스 못지 않게 기뻐했다. 또한 이 3차전은 12.1%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초반 3차전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나타냈다. 그러나 결국 스퍼스가 닉스를 4:1로 누르고 우승함으로써, NBA 98∼99시즌 챔피언 결정전은 5차전으로 짧게 끝났다.

[표] 스포츠 프로그램들의 강세가 두드러진 6월중 시청률 현황

Fox, NHL 결승전의 시청률 저조로 울상

한편, Fox는 큰 기대를 걸었던 NHL 스탠리컵 결승전(버팔로 대 달라스)의 시청률이 예상외로 낮게 나타나자 실망을 금치 못하고 있다. 그 여파로 Fox는 1996년 여름 이후 가장 낮은 주간 시청률을 기록하게 되었다. NHL 결승 1차전의 시청자는 500만 명을 상회하였지만, 2차전에는 460만 명으로 뚝 떨어졌다. 이 수치는 비슷한 시기에 중계 방송된 NBA 플레이오프 6차전의 시청자 1,420만 명과 큰 대조를 보였다.

설상가상으로 Fox가 자랑하는 인기 프로그램들인 [Ally McBeal]과 [The X-Files]의 시청률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6월 둘째 주 Fox는 3위 ABC(시청률 5.9, 점유율 11)에 크게 뒤처진 4위(시청률 3.9, 점유율 7)를 기록했다. 참고로 시청률 1점은 99만 4,000가구, 즉 미국의 전체 가구수로 추정되는 9,940만 가구의 1%를 나타낸다.

ㅇ 참조 : CNN Interactive '99. 6. 16, 6. 24. [방송/동향과 분석] 99-01호
ㅇ 작성 : 윤호진(문헌정보자료팀 연구원, hjyoon@kb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