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87호] 일본, 케이블TV 디지털화 2010년까지 완결키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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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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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의 디지털화 일정이 드디어 마련되었다. 전기통신심의회(우정대신의 자문기관)가 5월 31일 노다 세이고(野田聖子) 우정대신에게 케이블TV를 2010년까지 디지털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내용의 답신을 제출한 것이다.
이번 답신의 의의는 디지털 일정을 못박은 데 그 의의가 있으며, 이에 추진력을 얻어 일본의 디지털 방송 정책은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뒤늦게 가세한 케이블TV와 함께 2010년까지 지상파, BS 등 모든 방송매체가 디지털화되며 현행 아날로그 방송은 자취를 감추게 된다.
케이블TV 합종연횡도
그간 케이블TV의 고도화를 검토해 왔던 전기통신심의회는 송신 방식을 2010년까지 전면적으로 디지털화하도록 촉구하는 답신을 내놓았다. 답신안에서는 케이블TV의 디지털화 달성 목표를 2단계로 나누고 있다. 답신은 2005년까지 현행 아날로그 방송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이행하는 데 불가결한 광섬유망 정비를 마치고, 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2010년에는 모든 케이블TV의 디지털화를 마무리하고 각 지역의 케이블TV 망을 연결해 광역 네트워크가 구축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에게 디지털화 지원을 위한 보조사업 확대 및 영세 케이블TV 사업자의 업무 제휴 및 합병 등을 지원하는 세제 우대 조치 등도 강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2005년까지 현재 도시부에서 다채널 방송을 실시하고 있는 케이블TV사가 기간망을 광섬유로 교체해 전송 용량을 확대하고, 2010년까지는 난시청 대책 차원에서 케이블TV를 도입하고 있는 지역에서도 도시부 케이블TV사와의 흡수?합병 등을 통해 지역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디지털화를 완료한다는 내용이다.
케이블TV의 디지털화를 촉진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 지원에 대해서도 답신안은 언급하고 있다. 우선 자체 방송을 실시하는 케이블TV 사업자를 규모?기능별로 분류하고, 다시설보유(MSO)형 사업자 및 도시부에서 통신 서비스도 겸업하는 사업자에 대해 "의욕과 능력이 있는 사업자에 대해서는 투자 부담 경감 지원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중규모 시설을 사용하는 도시부?농촌형 사업자에 대해서는 '단독으로 디지털화에 대비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합병 및 제휴, 시설 공동 사용 등 "사업자간의 합종연횡에 따른 규모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전에도 업계 내에서 디지털화를 겨냥한 움직임은 산발적으로나마 있었다. 1997년 5월부터 도쿄케이블네트워크가, 그해 11월부터 일본케이블네트워크, LCV, 도규케이블텔레비전, 요코하마TV국 등이 디지털 실험 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작년 7월부터 가고시마유선텔레비전이 일본 케이블TV사 최초로 디지털 방송을 실시하고 있으며, 긴데쓰케이블네트워크, 도쿄케이블네트워크, 일본네트워크서비스, LCV 등이 디지털 방송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일본 최대의 MSO인 주피터테레콤은 그룹 차원에서 디지털 방송을 올 가을쯤 실현하기 위해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디지털 방송을 위한 광섬유망을 정비하고 전국에 산재해 있는 26개 산하 케이블TV국을 2000년 말까지 5분의 1로 축소해 경영을 합리화할 방침이다.
또한 도쿄전력, 간덴구, 도쿄 통신네트워크 등 도쿄전력 산하 6개사는 최근 케이블TV 디지털화를 위한 기술 검토를 목적으로 협의회를 발족했다. 우정성의 디지털 일정 발표에 따른 것으로, 앞으로 5년간 디지털 방송 실험을 거쳐 순차적으로 케이블TV 망의 디지털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케이블TV 사업자에게 있어 디지털화 대책은 2000년 이후에도 성장을 계속할 수 있을지의 여부를 가늠하는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나 마찬가지다. 일본의 케이블TV 가입자는 약 1,400만 세대에 이르고 있고, 케이블TV는 지상파의 40%, BS 방송의 30%를 소화하고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만약 디지털화 대책이 차질을 빚게 되면 BS(2000년 말 실시) 및 지상파 디지털 방송(2003년 3대 도시권, 2006년 전국으로 확대 실시) 등의 질높은 프로그램 소프트를 적시에 내보낼 수 없게 될 뿐 아니라, 쌍방향 서비스 등 부가가치 서비스 제공도 어려워 경쟁력은 크게 저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런 만큼 케이블TV도 디지털화로 이행하지 않으면 타 방송매체에 뒤처질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었다.
시청자 출혈 만만치 않아
케이블TV 디지털화의 장점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다채널화이다. 아날로그 방식에 비해 3~10배 정도의 TV 프로그램 송출이 가능해 종전보다 채널 선택폭이 훨씬 넓어지는 이점이 있다. 디지털 데이터 압축 기술을 이용해 대용량 정보를 송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96년 10월부터 디지털 방송을 시작한 CS 방송은 스포츠, 영화 등 300개가 넘는 채널을 통해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둘째는 고화질이다. 고화질의 HDTV 방송 프로그램도 케이블TV를 통해 즐길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고기능화다. 전자 프로그램 가이드(EPG), 고속 데이터 전송, 쌍방향 서비스 등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생일날 TV 애니메이션 주인공이 화면 속에서 축하 메시지를 보내는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 또한 현재는 극히 일부 케이블TV사만이 실시하고 있는 데이터 통신 및 전화 등의 서비스도 광범위하게 보급될 것이고, 지금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시청자들이 TV를 보는 관점도 달라진다. TV 화면상에 표시된 프로그램 안내표를 보면서 리모콘 한 대로 프로그램 검색이 가능하며 녹화 예약도 훨씬 수월해진다. 가전 메이커는 '홈서버'라는 기억장치를 내장한 디지털 TV를 개발해 시장에 내놓을 예정인데, 이를 사용하면 밤늦게 귀가해도 홈서버에 저장해 놓은 TV 프로그램을 편리한 시간에 출력시켜 시청할 수 있다.
또한 안방에 앉아 전용 리모콘을 사용해 퀴즈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고, 그 자리에서 정답 여부를 알 수도 있다. 음악 히트 차트를 보면서 마음에 든 노래를 화면상에서 구입할 수도 있다.
다만 시청자가 이러한 디지털 방송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고액의 전용 수신기가 필요하다. 현재 CS 디지털 방송의 경우 안테나와 튜너를 합해 3만 엔 이상이 소요되며, 그밖에 월시청료로 3,000엔 정도를 치르고 있는 만큼 케이블TV의 디지털 방송에 따른 출혈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고화질 및 고기능을 즐기기 위해서는 현행 아날로그 TV를 디지털 TV 수상기로 교체해야 하며, '홈서버' 내장형 TV를 구입할 경우 초기엔 100만 엔 전후를 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디지털 방송의 보급 확산을 위해서는 기기를 어떻게 저렴하게 제공하느냐가 중요한 관건이 될 것 같다.
디지털 투자 부담 무거워
케이블TV의 디지털화는 시청자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을 요구하지만, 가전 메이커에게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한다. 음향?영상기기 업계에서는 2000년부터 BS 디지털 방송용 고화질 TV를 시장에 내놓을 예정인데 '2001~2010년까지의 신규 수요는 국내만 40조 엔'(마쓰시다전기산업)이라며 꿈에 부풀어 있다. 컬러 TV의 시장 규모는 전세계에서 연간 1억 1,000만~1억 2,000만 대 정도로 추산된다. 그 중 2000년대 초두에 디지털 방송이 본격화되는 일본, 북미, 서구는 약 6,000만 대로 절반을 차지해 상당한 교체 수요를 어림잡아 볼 수 있다.
한편, 방송업계에서는 막대한 투자 부담에 걸맞는 수입을 내다보기는 사실상 어려워 디지털화는 경영 리스크가 클 것이라는 신중한 입장이 대부분이다. 전국에서 자체 방송을 실시하는 케이블TV는 720사에 이르지만, 대부분 한 방송국당 10~수십 억 정도로 추산되는 디지털 투자 부담을 단독으로 껴안을 수 없을 것으로 보여 디지털화가 업계 개편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도 있다.
그 동안 케이블TV 업계는 디지털화가 불가피하다고 인식하면서도 막대한 디지털 투자 때문에 선뜻 디지털 카드를 내밀지 못했다. 그러나 디지털 일정 및 정부 지원책을 담은 이번 답신으로 케이블TV 업계의 디지털화는 불이 붙을 것이며, 아울러 케이블TV 사업자 간의 구조 개편도 부산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적자생존 및 자연도태라는 냉엄한 경쟁 현실 속에서 구조 개편 결과가 어떠한 판도로 짜여지느냐에 따라 케이블TV의 지역적 개념도 변질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하겠다.
아울러 케이블TV가 늦게나마 디지털 대열에 들어섬으로써 일본의 디지털 방송 정책의 밑그림이 마련된 만큼 이 위에 어떠한 그림을 그릴 것인지 향후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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