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86호] 미국, 가을 시즌 맞이 새 프로그램들의 특성 분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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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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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시즌을 맞이하여, 주요 네트워크 방송사들이 새롭게 선보이려는 프로그램들의 면면이 드러나고 있다. 이 새 프로그램들의 전반적인 특징은 10대 청소년, 섹스, 동성애자, 매혹적인 백인 등이 주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코미디, 40대 이상의 어른, 지방 출신, 아프리카계 미국인 등은 상대적으로 경시됐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사실은 미국에서 가장 확고하게 뿌리내린 장르 중 하나인 시트콤의 인기가 시들고 있다는 점이다. 30분짜리 코미디물인 시트콤의 기반이 얼마나 흔들리고 있는가는 신규 프로그램들 중 14개만이 시트콤이라는 사실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대부분의 시즌에서 시트콤과 드라마는 비슷하게 편성돼 왔고, 최근에는 시트콤 수가 드라마를 능가했었다. 시트콤의 퇴조와 1시간짜리 코미디 프로그램의 강세 시트콤의 빈자리를 메운 프로그램은 1시간짜리 코미디물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어느 현대식 가족이 겪는 우여곡절을 다룬 Fox의 [Get Real]과 세 커플의 뒤섞인 관계를 그린 NBC의 [Cold Feet]를 비롯해 [Popular], [Freaks and Geeks] 등이 있다. 이처럼 1시간 동안 편성된 코미디물이 인기를 끌게 된 것은 Fox의 1시간짜리 코미디물인 [Ally Mcbeal]의 대성공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 프로그램의 작가인 데이비드 켈리(David E. Kelley)는 이번 시즌에 [Ally]라고 이름지어진 30분짜리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했다. 돈이 되는 신디케이션용으로 팔리기 위해서는 30분짜리가 더 낫기 때문이다. 시트콤의 퇴조가 가장 두드러진 방송사는 NBC이다. 불과 몇 시즌 전만 해도 NBC의 프로그램 편성 전략상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시청자들이 반드시 보는(must-see)' 코미디들이었다. 한창 전성기 때에는 18개의 시트콤이 편성되기도 했다. 그러나 다가오는 시즌에는 10개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점과 관련하여, NBC 사장인 밥 라이트(Bob Wright)는 "대본을 쓰는 능력이 많이 약해졌다. 현재 이 장르는 더 지탱할 수 있는 힘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수년 동안, 모든 네트워크들은 코미디 작가들의 능력에 대해 불만을 품어 왔다. 방송사에서 선호하는 젊은 작가들은 삶에 대한 경험이 일천하기 짝이 없고, 경쟁 프로그램들과 전혀 다른 파격성이 없다는 것이다. 만남, 교제, 섹스만을 다루는 ABC가 준비한 세 편의 코미디물 역시 바로 이 한계를 보여 주는 예가 될 것이다. 물론 기존의 틀을 깨는 파격적인 코미디 프로그램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Fox의 새 코미디물인 [Action]이다. 일에 미친 헐리우드 영화 제작자가 주인공인 [Action]에서는 일찍이 방송에서 시도된 바 없는 언어들이 사용되며 해부학적 농담에 크게 의존한다. 10대 위주의 편성, 그러나 CBS는 장년층, UPN은 레슬링으로 특화 가을 시즌에 주목할 만한 또 다른 점은 10대 위주의 편성 정책이다. 이와 관련하여 다른 네트워크들이 주목하고 있는 방송사가 WB이다. [Dawson's Creek]과 [Felicity] 등 젊은 층을 지향하는 프로그램들이 사람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특히 12∼25세의 여성 시청자들에게 WB가 인기를 끌자, 모든 네트워크들이 앞다투어 WB의 프로그램들을 모방하고 있다. 그 결과, 가을 시즌을 대비하여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프로그램 중 상당수가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전개되거나 맨해튼에 살면서 사랑에 빠진 듯이 보이는 20대 싱글들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10대들이 프로그램의 중심을 이루는 예로는, 10대 외계인이 등장하는 WB의 [Roswell], 여성들로 가득찬 집에서 그들에게 둘러싸인 채 살아가는 한 10대 소년이 주인공인 ABC의 [Odd Man Out], 홀로 된 아버지와 함께 생활하는 10대 소년 4명의 이야기인 WB의 [Safe Harbor] 등이 있다. Fox의 [Manchester Prep]에서는 불량스런 10대들이, [Freaks and Geeks]에서는 바보 같은 10대들이 각각 등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대세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색깔을 고집하는 네트워크가 있는데, CBS와 UPN이 바로 그 방송사이다. 먼저 CBS는 다른 방송사들이 열렬하게 구애하고 있는 젊은 시청자들을 오히려 멀리하는 편성전략으로 유명하다. 따라서 CBS의 프로그램들은 전혀 매력스럽지 않은 배우들, 노인, 유행과는 거리가 먼 스토리라인 등으로 특징 지워진다. 미국의 방송시장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틈새 공략에 혈안인 UPN의 경우, 색다른 편성전략으로 '비(非)-Dawson' 시청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부드럽고 편안하게 하기(nestling)가 아닌 레슬링(wrestling)으로 남성 시청자들을 유혹하는 것이다. UPN은 매주 목요일 밤마다 2시간짜리 레슬링 프로그램을 배치할 계획이다. 참고로, 박찬호가 출전하는 미국 메이저리그의 프로야구 경기에 사운을 걸고 있는 우리 나라의 인천방송이야말로 한국판 UPN의 생존전략이라 할 수 있다. NBC의 아성인 목요일 밤 시간대, 치열한 시청률 각축장으로 돌변 다가올 가을 시즌을 특징짓는 또 다른 특징은 시청률 1위 네트워크인 NBC가 특히 강세를 보여온 목요일 밤 시간대에 경쟁사들이 도전장을 냈다는 사실이다. 이는 지난 수년 동안 엄두도 내지 못했던 시도라는 점에서 그 귀추가 주목된다. 경쟁사들이 간파한 NBC 목요일 밤의 약점은 청소년과 남성 시청층이다. 바로 이 점을 노려 Fox는 인기 높은 애니메이션 쇼인 [Family Guy]와 [Action]을 집중 편성했고, ABC는 맨해튼을 배경으로 한 젊은이들의 만남과 헤어짐을 다룬 [Wasteland]를 새로 배치할 예정이다. 심지어 CBS도 [Chicago Hope] 속편을 그 시간대에 편성하여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한편, WB, UPN, CBS는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는 흑인 시청자들을 겨냥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WB는 이미 지난 수년 동안 흑인 코미디물을 특정 요일 밤에 집중시켜 왔는데, 올해는 목요일로 잡혀 있다. UPN은 흑인 시청층을 겨냥한 2개의 새로운 쇼를 준비했고, CBS 역시 시즌 중에 흑인 의사들을 다룬 [Steven Bochco] 쇼를 내보낼 계획이다. 덧붙여 가을 시즌에서 주목할 만한 사실은 동성애자가 등장하는 프로그램이 제법 눈에 띈다는 점이다. [Action], [Waste- land], [Oh Grow Up] 등이 그 예이다. ㅇ 참조 : http://www.nytimes.com/99/05/24/news/arts/ Variety '99. 5. 17.∼23., [방송/동향과 분석] 99-03호 ㅇ 작성 : 윤호진(문헌정보자료팀 연구원, hjyoon@kb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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