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86호] 영국, 코소보 관련 보도의 정확성과 공평성에 의문 많아 | ||||||
---|---|---|---|---|---|---|---|
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
||||
지난 주 영국 주요 신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나타났듯이, 최근의 영국 최대의 뉴스는 물론 코소보(Kosnovo)전쟁이다. 지면에서 스트레이트, 해설 기사 모두 포함한 전쟁 관련 기사가 차지하는 면적을 통계화한 이 조사에 의하면, 코소보전쟁이 3,190인치로, 2,236인치로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영국 국내 정치 관련 기사인 스코틀랜드 투표 관련 기사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선두 자리에 올라서 있다. 그리고 유고슬라비아 주재 중국 대사관 폭격 사건이 1,077인치의 면적으로 3 위에 집계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영국의 뉴스는 대부분이 전쟁에 관련된 기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으로 느껴진다. 이러한 경향은 TV 뉴스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비록 정확한 통계를 접해 보지는 못했지만, 걸프전 이후 급격하게 증가한 '뉴미디어 시대'의 전쟁 보도 스타일에 대한 관심은 뉴스보다 TV에서 더욱 실감할 수 있기 때문에, 연일 방송되는 TV 뉴스에서 전쟁이 차지하는 위치가 어떠하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될 수 있을 것이다. 비단 양적인 면에서뿐만 아니라 전쟁 관련 뉴스가 TV 프로그램 전 분야에 걸쳐 갖는 영향력은 대단히 크다. 밤 10시 종합 뉴스가 적잖은 논쟁 끝에 결국 ITV의 요청대로 저녁 뉴스로 옮겨진 이후 ITV가 겪고 있는 상황이 그 한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ITV는 뉴스 프로그램의 공백을 오락·시청률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대치하는 경향을 강하게 띄고 있는데, 문제는 이러한 전략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전쟁 관련 뉴스를 보기 위해 '재미있는' ITV 프로그램을 도외시하고 있다. 나토 편향적 보도 많아 한편, 최근의 코소보전쟁을 계기로 전쟁 보도 관행에 대한 반성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주요 미디어에서 제공되고 있는 뉴스물이 서방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나토(Nato)는 나토에 대한 모든 비판과 토론의 가능성마저 원천 봉쇄하는 식으로 사태를 몰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극명한 예는 거짓 선전을 한다는 이유로 세르비아 텔레비전 방송국이 나토에 의해서 폭격당한 사건이다. 그렇지만 영국 토니 블레어 수상은, 수십 명의 사상자가 희생을 당한 이 비극적인 사건을, 진실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행위'로 규정했다. 그렇지만 나토의 세르비아 TV 방송국 폭격은 여러 가지 면에서 그 정당성을 의심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첫번째로, 나토는 세르비아인들이 서방 세계에 전혀 접근할 수 없다는 사실을 문제시하면서, 하루에 6시간 이상의 서방 뉴스를 방송하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세르비아 방송국이 이 제안을 받아들인 이후에도, TV 방송이 전쟁 선전 기능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폭격을 한 것이다. 이때도 나토는 국제 저널리스트 연합(International Federation of Journalist)에 미디어 종사자들을 타깃으로 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분명히 하고 있었다. 코소보전쟁이 미디어의 선전전으로 악화되고 이러한 과정에서, 비극적인 사건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영국의 뉴스 역시 적잖은 비판을 받고 있다. 현재 전쟁 뉴스의 대부분은 정부가 제공하는 공식적인 발표 자료에 나토와 영국 국방부에서 제공하는 시각 자료물, 그리고 사전 준비된 정치가 혹은 군사 정책 관련자들의 발언이 가미되어 기자들에 의해 읽혀지는 식으로 제작된다. 예를 들면, 나토의 세르비아 폭격이 시작되었을 때 전쟁 수행 능력에 관한 평가가 이루어지기는커녕 인류애적인 관점에서 커다란 비난이 불러일으켜졌을 때 나토는 '그 동안 파괴되어져 왔던 인류애를 복구하기 위한 시도'라고 미화했고, 이것은 그대로 여러 차례 BBC를 통해 방송되었다. 이외에도 영국 방송의 나토 중심주의적 태도를 보이는 사례는 수차례 발견되었다. 예컨대 브뤼셀에서 있을 예정인 전쟁 상황 보고 시간에 앞서 한 영국 방송인이 앞으로 나와 그의 동료들에게 '나토에게 곤란한 질문을 하지 말 것을 부탁'했다는 에피소드가 있을 정도이다. 미디어 학자인 필립 하몬드(Philip Hammond)는 영국의 방송이 "세르비아 뉴스가 전쟁의 선전 도구임에 반해 영국 방송은 중립적이고 균형적인 뉴스를 생산하고 있다는 식의 '자화자찬'을 늘어놓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리고 이러한 뉴스 관행이 생겨나는 원인은 전쟁현장에서 얻어진 '중립적이고 균형적인' 뉴스 자료가 방송국의 스튜디오로 옮겨지면 나토 중심의 시각에 종속되어 버리고 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한 BBC의 한 기자가 미국 비행기 추락 현장에서 관련 기사를 제작해서 보냈을 때, 런던에 있는 그의 동료는 "나토가 아직 추락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 뉴스를 거부했다. 나토 통제 불구, 방송 각사 비판적이고 정확한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 BBC나 ITV, Channel 4 등은 코소보에 자체적으로 특별 보도팀을 파견하고 있다. 이들이 벌이고 있는 활동 상황은 제도적이고 권위주의적인 뉴스 행태와는 대비되는 면이 많다. BBC의 뉴스 편집인인 아드리안 반 크래버런(Adrian Van Klave- ren)은 전쟁 뉴스에 있어서 BBC가 수행해야 하는 목표를 '물리적인 면에서의 방송·보도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과 함께, 즉각적인 가치판단을 내리는 관행이 팽배한 현실에서 비판적이고 정확한 진실을 밝히는 뉴스를 제작하는 것'으로 정의한 바 있다. BBC는 전쟁 지역 근처에 약 6주간 임시 본부를 설치하고 보도 작업을 수행하고 있지만, 실제로 기자들의 독립적인 취재 행위는 상당 부분 제한을 받고 있다. 나토가 일정 지역 이외에 서방의 기자들이 들어가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기자들은 주로 피난민들로부터 상황을 전해들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조건에서 BBC 기자들은 추상적인 외교 문제에서부터 구체적인 개인담에 이르기까지 모든 가능한 자료들을 최대한으로 수집하고 분석하여 보다 객관적이고 진실한 뉴스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다. ITV 역시 벨그레이드, 알바니아, 마케도니아 등지에 보도팀들을 파견하여 취재활동을 하고 있다. ITV 기자 마뇽(Maynon)이 보내온 기사는 나토가 채 인정하기에 앞서, 호송대에 가해진 폭격 장면을 생생히 증언하는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마뇽 역시 매우 엄격한 유고슬라비아 취재법에 의해 많은 제한을 받고 있고, 취재에 필요한 기자재들 대부분도 압수당한 상태에 있다. 가장 어려운 난관은 나토에 의해서 폭격당한 지역이나 코소보 인종 말살 행위가 벌어진 지역 등의, 전쟁 상황을 증언할 수 있는 가장 본질적인 지역은 접근조차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Ch4의 뉴스 편집인인 짐 그레이(Jim Grey)는 선전과 기만, 거짓말이 난무하는 전쟁 상황에서 '과연 코소보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가 본질적인 문제라고 전제한 후, Ch4의 역할은 이 질문에 대해 독립적인 대답을 강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나토가 제공하는 뉴스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소형 카메라나 랩탑 등 보다 효과적인 기자재들을 이용하여 독립적인 취재 영역을 최대한 넓히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라고 했다. 코소보전쟁은 지극히 복잡한 지정학적 문제를 안고 폭발한 전쟁이니만큼, 이것을 하나의 관점에서 파악한다는 것이 불가능한 일임은 자명하다. 더불어 제한적인 취재 조건과 나토의 뉴스 독점 행태가 계속되고 있으므로 TV 방송을 통해 보도되는 뉴스 역시, 이데올로기적인 측면에서나 현실적인 차원에서 많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ㅇ 참고 : broadcast 5. 14., The Gurdian 5. 14., New statement 5. 1. [special issue for Gurdian] ㅇ 정리 : 김예란(영국 통신원)
|
|||||||
첨부파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