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85호] 독일, 歐美의 멀티미디어 시험 프로젝트 정밀 분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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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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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속한 발전을 보이고 있는 디지털 기술은 메시지의 다양한 형태를 단일한 신호로 전환시킴으로써, 메시지의 아날로그적 차이와는 상관없이 메시지 내용의 단일적인 제작 및 변형, 처리를 가능케 한다. 단일한 '멀티미디어'를 통해 소리와 색, 모양과 움직임 등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형태의 메시지를 수신하고 처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호 교류적인 방송매체'도 가능한 것으로 간주되었고, 이른바 이러한 '새 매체'의 등장과 그 가능성은 일방적인 열광과 함께 받아들여졌다.
새로운 기술적 발전에 대한 이론적 분석이나 비판적 성찰은 고사하고 급속한 발전 속도에 발맞춰 따라가지 못하여, 발전하는 기술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는 매체 관련 학계는 미래상으로 제시되는 환상적인 전망과 '예언'들에 적극적으로 또는 수동적으로 동조해 왔다. 드물게 제시되었던 비판들도 새로운 매체에 따른 커뮤니케이션 형태와 구조의 변화에는 단지 매체의 기술적 논리뿐 아니라, 인간적?사회적?생태적 요소들도 고려되어야 한다는 원칙적 내용을 넘어서지 못했다. 최근 들어 점차 새로운 기술적 발전의 내용과 그 가능성들을 냉정하게 분석하면서, 비현실적이고 관념적인 기술 낙관론에 대한 비판적 소리들도 늘어나고 있다.
개발되어 현존하는 기술의 가능성과 그 기술이 사회적 커뮤니케이션 매체로서 (또는 그 매체를 통해) 실현되는 현실적인 모습은 일반적으로 주장되는 것만큼 직접적 관련성이 없다. 새로운 매체의 특성으로 강조되는 '상호 교류성'과 매체 사이의 '수렴' 내지 '융합'은 기술적으로는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는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새 방송매체의 '상호 교류성'과 매체간 '융합' 테제는 수정되어야
쿠비체크(Herbert Kubicek)와 베커르트(Bernd Beckert), 그리고 자르카르(Ranjana Sarkar)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매체기구의 위탁으로 유럽과 북미의 약 100개의 멀티미디어 시험 프로젝트들을 검토하고, 그 중 독일에서 19개, 미국에서 26개의 프로젝트를 구체적으로 조사하여 이들의 비교표를 작성하였다(Synopse nationaler und inter- nationaler Multimedia-Pilotprojekte).
이 조사는 멀티미디어의 전체적인 발전 방향과 발전의 문제점들을 독일의 맥락에서 검토하고, 이를 미국의 경험과 비교하기 위한 것이었다. 연구자들은 이 조사를 통해 멀티미디어의 시험 프로젝트들이 발상과 내용상으로 일정한 변화를 보이고 있음을 밝혀내고, 이러한 프로젝트의 변화는 실제적인 멀티미디어의 발전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의 연구 결과는 '상호 교류적 매체'와 '매체 융합'에 관한 테제들이 현실과 다름을 입증하고 있다. 베커르트와 쿠비체크는 222쪽에 달하는 원래 조사의 내용을 요약하여 [Media Perspektiven(3/99, S. 128-143)]에 실었는데, 그 중 멀티미디어 프로젝트의 발전 및 변화에 관련된 내용을 소개한다.
연구자들은 조사를 위해 프로젝트들을 4가지의 형태로 분류하였다.
각 프로젝트들은 구상과 목적, 실시 범위 등에서 서로 다르지만, 시험기간이 정해져 있고(실제적인 도입 프로젝트 제외), 사용되는 기술이 아직 보편화되지 않은 것이며, 서비스의 내용이 특정적인 양식으로 짜여져 있고, 시험 참여자들이 제한되어 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새로운 매체 및 서비스를 위한 시험 프로젝트들의 발전 과정은 1990년대 중반을 중심으로 뚜렷한 변화를 보여 주고 있어, 이를 기준으로 그 과정을 두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멀티미디어 시험 프로젝트, 이상적 목적 추구에서 현실적 내용 추구로 변화
제1차 단계 대부분의 서비스 제공자 및 수용자 중심의 현장 시험들이 이 단계에 실시되었다. 이러한 시험 프로젝트들은 주로 대규모 전화회사,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유선망 텔레비전 사업자, 매체 재벌들에 의해 광범위하게 실시되었다. 독일에서는 새로운 매체에 대한 주 정부의 적극적 참여를 그 지역의 경제적 발전을 위한 중요한 요인으로 간주하여, 해당 지역의 주 정부들이 이러한 시험 프로젝트들을 지원하였다. 이러한 프로젝트의 예로서 미국의 올랜도에서 Time Warner에 의해 실시된 'Full Services Network'와 슈투트가르트에서 실시된 시험 프로젝트 'Multimedia Baden-W rttemberg'를 들 수 있다.
초기 시험 프로젝트들의 대부분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많은 경우 계획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고, 몇몇은 기술적 어려움으로 인해 중단되었으며, 단지 소수만이 때로는 구상내용을 수정하여 성공적으로 수행되었다. 이러한 형태의 프로젝트들은 1990년대 중반, 대략 1996~1997년경에 '상호 교류적 텔레비전'과 Video on Demand에 관한 대규모의 시험 프로젝트가 종결되거나 중단된 후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제2차 단계 다른 한 편으로는 새로운 매체에 관심을 보이면서 요금을 지불하는 소비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제적인 서비스 도입 프로젝트들이 보이는데, 이들은 대부분 지역적으로 한정되어 있다. 이러한 프로젝트들에서 보면 인터넷이 보편적인 서비스 제공의 발판으로 정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단계의 특징은 새로운 서비스 프로그램이 기존의 매체 시스템(텔레비전, 인터넷 등)을 기반으로 기존의 서비스 제공 사업자(매체 기업, 방송국, 유선망 사업자, 소프트/하드웨어 생산 기업 등)에 의해 상업적으로 도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디지털 텔레비전?다양한 인터넷 방송?고속 인터넷 접속 등이 이에 속하는데, 이들은 대부분 특정 온라인 서비스와 연결되어 제공된다. 새로운 서비스들이 폭넓게 기존의 시장과 모델들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 첫번째 단계와 구별된다. 현존하는 기술적 발전, 이를테면 디지털화, 비디오 화상의 압축, 새로운 전송 기술 등이 이러한 기존 시장의 확대를 위해 사용되고 있다.
새로운 매체 서비스의 창출보다는 기존 매체의 모델과 시장을 확장하려는 경향
제1차 단계에서 '상호 교류적 멀티미디어' 프로젝트들의 실패와 함께 내용적으로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의 형태에도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서비스의 발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러한 프로젝트의 변화는 너무나 분명해서 멀티미디어 자체의 발전도 이에 따라 두 단계로 나눌 수 있을 정도이다.
광역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통해 기능이 확장된 텔레비전이 단일한 최종 수신기로서, 안방 내의 멀티미디어 터미널로서 기능할 것이라는 전망은 실현되지 않고 있다. 상응하는 프로그램 내용과 활용 가능성들이 먼저 창출되고 보편화되어야만 하지만, 기술적으로는 가능한 텔레비전과 컴퓨터, 그리고 전화 등의 수렴?융합은 시험 프로젝트 단계를 거치면서 매력을 상실하였다. 왜냐하면 한 편으로는 World Wide Web이 컴퓨터 영역에서, 다른 한 편으로는 디지털 텔레비전이 방송 영역에서 각기 독립적으로 점점 더 중요시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패한 프로젝트들을 살펴보면, 사전에 확정된 구상에 따라 여타의 기술적 발전과 현실적인 경쟁 상황을 배제한 채, 하나의 매체 시스템을 처음부터 끝까지 일괄 계획할 수 있다는 생각이 부적절했던 것으로 드러난다.
제1차 단계에서 Video on Demand와 '상호 교류적 텔레비전'을 위한 프로젝트들은 목표 설정이 너무 경직적이어서, 복잡하고 역동적인 매체 시장의 변화에 신속하게 적응하고 반응하는 것을 방해했다. 단지 장기적으로 실시된 시험 프로젝트만이 개념적 융통성을 가질 수 있었으며, 따라서 현실적인 매체 발전의 경향에 대한 시의 적절한 대응이 가능했다. 그 한 예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에서 실시된 프로젝트 'InfoCity NRW'이다. 이 프로젝트는 첫째, Video on Demand와 디지털 텔레비전의 경제적 가능성, 그리고 둘째, 인터넷의 고속 접속 가능성의 테스트를 목적으로 1995년 말에서 1996년 초에 출발했는데, 3년의 시험을 거쳐, 1998년 12월 시험 프로젝트의 공식적 종결 당시에는 단지 인터넷의 고속 접속을 가능하게 하는 케이블 모뎀 서비스만이 성공적으로 남아 있었다. 이 사업은 장래에 다른 지역에서도 상업적으로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호 교류적 매체' 발전의 2차 단계에서는 서비스들이 다양한 부분영역으로 차별화되고 나누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매체 융합 내지 통합보다는 오히려 매체 폭발 내지 파편화로 나타난다. 전체적으로 독일에서의 디지털 텔레비전의 발전 과정을 보면, 비록 프로젝트 계획과 미래 전망에는 항상 등장하지만, '상호 교류적 서비스 프로그램'이 지금까지 전혀 제공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그 이유를 한 편으로는 아직도 디지털 텔레비전의 시장이 특정 관심층에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사업자들이 재정적인 위험이 높고 복잡한 새로운 매체 서비스를 새로이 창출하기보다는, 재정적으로 이윤이 보장되어 있는 기존 영화들의 활용에 더 흥미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ㅇ 정리 : 김기범(독일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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