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85호] 미국, V-Chip TV 시판 앞두고 등급 제도 중요성 다시 부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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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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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0일, 콜로라도주 덴버시 교외 리틀톤의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 무장한 두 명의 고교생이 무차별 총격을 가해 12명의 학생과 1명의 교사를 살해하고 자신들도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해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사상 최악의 학교 총격사건으로 평가되는 이 사건은 평소 트렌치코트 마피아로 불리던 두 명의 고교생에 의해 저질러졌는데, 10대들의 이런 행동을 유발시키는 다양한 원인에 대해 미국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총기에 대한 손쉬운 접근, 미디어들이 부추기는 폭력 문화, 그리고 거의 규제가 없는 인터넷의 이용 등이 그 원인으로 손꼽히면서 미국 사회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현재 미디어에 만연되고 있는 폭력이 청소년의 폭력 행동으로 이어지는가를 규명하기 위해 공중위생국장 보고서(Surgeon General's Report : TV 시청과 폭력적인 행동간의 상관 관계를 밝히기 위해 공중위생국장인 William Stuart가 1972년에 위촉한 보고서)가 30년 만에 다시 하원에 의해 요구되는가 하면, 상원에서는 백악관과 오락산업 지도자 간의 정상 회의(3년 전 이 정상 회의는 TV에 V-Chip을 설치하는 계기였음) 개최를 주장한다. 이런 움직임 속에서 지난 3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출시를 두 달여 앞 둔 V-Chip TV가 눈길을 끈다. 폭력 문화라 일컬어질 정도로 폭력이 난무하는 TV 프로그램 이 사건 직후, 뉴욕주 교사 모임에 참석한 힐러리 클린턴은 이 사건과 관련하여 '우리 아이들의 삶을 병들게 하는 폭력 문화'를 비난하면서 TV와 영화, 비디오, 음악 등에서 흘러나오는 폭력에 대한 끊임없는 노출이 우리 아이들을 무감각하게 만든다는 증거는 너무 많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여러 매체 가운데 청소년들의 접근이 가장 쉬운 TV의 경우, 미국 어린이의 TV 시청 시간이 일주일에 평균 28시간에 달하고(이는 어린이들이 학교에 머무는 시간을 능가한다), 18세가 될 때까지 TV를 통해 거의 20만 건의 폭력적인 장면을 접하게 되며, 전체 TV 프로그램 중 60%가 폭력성을 가진 프로그램이라는 통계가 있다. 또 어린이 프로그램 중 4분의 3이 익살스러움을 유발하기 위한 폭력 장면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중 40%에 해당하는 폭력이 어린이들에게 긍정적으로 비춰지는 역할 모델에 의해 행해진다는 점이다. 이런 사실에 대해 힐러리 클린턴은, "미디어가 우리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 그 중에서도 잠재적으로 폭력성을 가진 영향에 대해 우리가 더 이상 방관할 수 없으며, 우리는 우리 아이들이 보고 경험하는 것에 대해 더욱 철저히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보다 심각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연설함으로써 V-Chip이 내장된 TV의 출시를 앞두고 부모들의 V-Chip TV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TV 프로그램 등급 체계 : 나이 기준 등급은 내용 기준 등급으로 보완 1990년대 이후, 청소년들에 의한 학교 내 총기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폭력적인 TV 프로그램이 그 원인으로 지적되어 왔다. 그러자 청소년들이 더 이상 이런 프로그램들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것을 방관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1996년 클린턴 대통령은 'TV 프로그램에 대한 부모의 선택'이라는 제목의 법안을 포함하는 정보통신법(Telecommuni- cation Act of 1996)에 서명했다. 반대자들로부터 수정헌법 제1조의 위반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제551조에 해당하는 그 내용은, ①TV 산업은 TV 프로그램에 등급 체계를 도입할 것과 ②TV 제조업자에게도 이 등급 체계를 토대로 하여 시청자들로 하여금 폭력적이거나 성적인 내용을 포함하는 TV 프로그램을 차단시킬 수 있도록 하는 V-Chip을 개발해 줄 것을 요구한 것이다. TV 산업은 11개 코드의 결합을 이용하여 모든 프로그램을 등급화하는 데 자발적으로 동의했는데, 그 중 3가지는 특별히 어린이 프로그램을 위한 것이고, 나머지 8개는 모든 시청자를 위한 프로그램에 적용된다. 등급 체계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어린이 프로그램을 위한 등급
- TV-Y7 : 이 등급의 프로그램은 7세 이상의 어린이에게 더욱 적합한 것으로 여겨지며, 실제와 가상을 구분해 낼 수 있는 수준의 어린이와 성인의 테마나 어린이를 놀라게 할지도 모르는 가벼운 육체적 혹은 코미디적인 폭력을 포함하는 어린이 프로그램에 적용된다. - FV : 이 등급은 쇼의 특정 내용과 관련해서 이상의 2가지 중 하나와 함께 붙여진다. FV는 fantasy violence로 [mighty mor- phin power ranger]가 이 등급에 해당하는 쇼로 인용된다. ● 전체 시청자를 위한 등급
- TV-PG : Parental Guidance 내용과 주제에서 부모들에 따라 어린이들에게 부적당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할 소지가 있는 프로그램으로, 부모들이 자녀들과 함께 시청할 것이 권장된다. 성적인 암시나 욕설, 폭력적 요소가 포함될 수 있다. - TV-14 : 이 등급은 많은 부모들이 14세 이하의 어린이들에게는 부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쇼에 매겨진다. TV 산업은 PG-TV 쇼보다 좀더 심한 욕설과 폭력 그리고 암암리에 혹은 공공연하게 성적 표현을 하는 프로그램에 이 등급을 준다. 물론 이 프로그램도 부모들의 모니터가 필요하다. - TV-MA : Mature Audience only 성인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노골적인 성적 묘사, 사실적인 폭력 그리고 강한 욕설이 있으며, 16세 이하의 어린이에게는 부적당하다. 이상의 나이 기준 등급인 TV-PG, TV-14, TV-MA에 해당하는 프로그램은 다음의 4가지 내용 기준 등급 가운데 하나 이상과 함께 표시된다.
V(violence) : 폭력 장면 L(language) : 상스럽거나 외설스러운 언어 D(dialogue) : 음란한 대화를 포함. TV 뉴스와 스포츠 프로그램 등은 등급 분류되지 않으나, 토크 쇼는 그 쇼의 주제나 내용에 따라 등급을 표시해야 한다. 그리고 [Hard Copy], [Inside Edition], [Entertainment tonight], [Extra] 등과 같은 타블로이드 TV 쇼는 일반 뉴스 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등급 표시가 되어야 한다. 미국방송협회, 미국케이블TV 연맹, 그리고 미국영화협회 등이 고안한 최초의 등급 체계는 나이를 근거로 한 것으로 영화의 등급 체계와 아주 유사한데, 그 이유는 이미 부모들이 영화 등급에 익숙해 있어 그 사용이 보다 용이할 것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그러나 정치가들과 학부모들은 실제로 프로그램에 포함된 폭력이나 섹스, 욕설의 정도에 따라 TV 쇼가 분류되어지는 것이 부모들에게 훨씬 도움이 된다며, 이 나이 기준 등급이 내용 기준 등급으로 보완되어질 것을 주장했다. 예를 들어, 부모에 따라 어떤 부모들은 그들의 자녀가 성적인 암시를 가진 프로그램을 볼 수 있을 만큼 성숙되었다고 느끼지만 결코 폭력적이거나 신체에 상해를 입히는 장면을 보게 하고 싶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TV-PG나 TV-14등급은 이 두 상황을 구분해 내지 못하므로 부모들이 프로그램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이다. 등급 표시를 시작한 첫 시즌이 끝날 무렵인 1997년 5월경까지도 이런 불만들이 팽배하자 그해 여름 TV 업계는 학부모 그룹과의 모임에서 이 나이 기준 체계를 S, V, L, D ,FV 등 내용을 상징하는 문자들을 덧붙여 보완할 것을 결정했다. V-Chip TV의 개발로 등급 체계 효력 갖게 돼 그러나 이런 TV 등급 체계만으로 아이들의 TV 시청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는 없다. 그래서 1998년 3월 FCC가 TV 내용 등급 체계를 승인하자마자 TV 제조업체들은 예정대로 V-Chip을 고안, TV에 설치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작동 원리는 현재 청각 장애인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자막 정보(closed-captioning information)와 함께 주사선 수직 간극(vertical blanking interbal, VBI) 중 21개 분 주사선(line)에 프로그램 등급 정보를 덧붙임으로써 현존 폐쇄 자막 해독기로 등급 자료를 받아 프로그램을 차단할 수 있게 한다. FCC의 지침에 따라 TV 제조업체들은 올 7월 1일까지 13인치 이상 TV 신제품의 50%에, 2000년 1월 1일까지 100%의 제품에 이 V-Chip을 내장해야 한다. 새 TV를 사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TV 위에 올려 놓을 수 있는 케이블 박스와 같은 외장형 V-Chip이 100달러 선에서 고안되기도 했으나 신제품 TV에 별 추가비용 없이 V-Chip이 내장됨에 따라 소비자의 호응을 얻지 못하자 TV 제조업자들이 개발을 포기했다. V-Chip에 의존하기보다는 프로그램 내용에 신경 써야 두 달 후면 V-Chip TV가 시장에 선보이게 되지만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와 앞으로 예상될 문제가 산적해 있다. 우선 TV 등급을 표시하기 시작한 지 벌써 2년여가 지났지만 아직도 등급 표시가 잘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카이저 패밀리 재단이 의뢰한 한 연구에 따르면, 폭력적인 내용을 포함하는 쇼 가운데 79%가, 성적인 장면을 포함하는 프로그램의 92%가 각각 V와 S 표시 없이 방송되고 있다 한다. 특히 NBC와 BET의 경우, 내용 기준 등급을 무시하고 나이 기준 등급만을 표시함으로써 실제 V-Chip TV 사용에 큰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NBC측이 내용 등급 체계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부모들(NBC는 주요 네트워크 TV 중의 하나이므로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이 폭력적인 프로그램을 차단하기 위해 V를 사용한다면, NBC측의 폭력 프로그램은 통제할 수 없게 되어 V-Chip 정책의 성공 여부가 불확실하게 된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얼마 전, 콜럼바인 고등학교 사고로 고어 부통령이 NBC와 BET측에 내용 등급 체계 사용을 촉구한 바 있으며, FCC는 V-Chip을 켜면 자동적으로 NBC가 내용 등급 체계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적어 넣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또, 당초에 등급 표시를 하지 않기로 했던 뉴스에도 등급을 표시해 주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현재 실제 범죄율은 감소하고 있는 데 비해 뉴스에서 다루는 범죄 비율은 증가한다는 자료를 제시하며, 요즘의 뉴스들이 보다 복잡한 사건을 다루는 것보다는 선정적인 범죄를 다루는 데 치중하고 있어, 청소년들의 모방 범죄를 막기 위해 뉴스에 대한 통제도 필요하지 않겠는가 하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부모가 모두 일하는 가정이 증가함에 따라, 자녀들의 TV 시청을 일일이 지켜볼 수 없기 때문에, 특정 등급의 프로그램을 차단시킬 수 있는 V-Chip TV는 분명 미국의 부모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V-Chip TV가 만능은 아니다. 오히려 등급 체계가 폭력 장면을 줄이기는커녕, 만약 한 장면의 폭력과 한 번의 독설로 프로그램이 V나 L 등급을 받는다면 그것이 오히려 면죄부가 되어 한 번으로 족한 불건전한 장면들을 여러 번 넣을 수가 있다는 극단적인 논리를 펴기도 한다. 게다가 V-Chip을 다루는 리모트 컨트롤을 조작하는 방법이 너무 쉽다면 청소년들이 이를 금방 파악하여 실패하기 쉽고, 너무 복잡하다면 어른들이 그 사용을 포기하기 쉽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청소년들이 그런 기계들에 대해 어쩌면 부모들보다 더 빨리 파악해 버릴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어 V-Chip TV가 모든 기대를 다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데는 의문이 제기된다. 그러므로 결국 TV 프로그램의 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섹스, 폭력, 약물을 미화하고 극 속에 부모가 등장하지 않는 공통점을 가진 [Dawson's Greek](WB), [Felicity](WB), [Party of Five](FOX Network)들이 미국의 십대들에게 인기를 모으는 가운데, 단란한 가정을 중심으로 청소년 문제를 다루고 있는 [7th Heaven](WB)도 그에 못지 않는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미국 문화를 폭력 문화라고 규정짓는 이 시점에서 TV 프로그램 제작의 좌표가 될 것이다.
ㅇ 참고 : http://washingtonpost.com 1997 12.9, http://fcc.g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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