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85호] 미국, 10주년 맞는 케이블 채널 CNBC의 성공 비결 | ||||||
---|---|---|---|---|---|---|---|
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
||||
지난 1989년 4월 17일, 월스트리트 저널의 모회사인 다우 존스(Dow Johnes)와 네트워크 방송사인 NBC가 합작하여 설립한 CNBC(Consu-
mer News & Business Channel)가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이했다. 현재 CNBC 시청 가구의 평균 순수입은 98만 1,000달러(약 11억 원)에 이르고, 가입자 수는 6,800만 명(전세계적으로는 70개국, 1억 6,000만 명)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와 가장 빠른 성장 속도를 자랑하는 경제 뉴스 전문 케이블 네트워크 CNBC의 성공 비결을 편성 전략과 설립 배경, 그리고 시청자 특성 등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두 가지 편성 전략 - 낮에는 최신 경제 뉴스, 밤에는 선정적인 토크쇼
CNBC의 편성 전략은 잡종(hybrid)이라는 한 마디로 집약할 수 있다. 낮과 밤의 편성 형태가 판이하게 구분되기 때문이다. 즉, 낮에는 주식 동향이나 개인적인 투자 요령, 국내외 경제 소식 등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성공적인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 꼭 알아 두어야만 될 경제 뉴스들을 전달한다. 그러나 밤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선정적인 주제와 노골적인 진행이 특징인 토크쇼 프로그램들이 줄줄이 편성되어 있는 것이다. CNBC의 사장인 빌 볼스터(Bill Bolster)는 이러한 편성 전략을 두고, "우리는 두 개의 프라임타임을 가지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현재까지 CNBC의 이중 편성 전략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공존해 왔다. 낮에 방송하는 경제 관련 주요 뉴스들은 개인 투자자와 자금시장 그리고 국가 경제 모두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그 여파는 자연스럽게 밤의 토크쇼에도 이어진다. 이와 관련하여 CNBC의 수석 부사장인 브루노 코헨(Bruno Cohen)은 "르윈스키(Monica Lewinsky) 스캔들과 같이 행정부에 결정적인 타격을 준 사건에 대해서 우리 시청자들은 스캔들 자체보다는 그것이 가져올 여러(특히, 경제적인) 변수들에 대해서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CNBC 탄생의 일등 공신은 밥 라이트와 톰 로저스
CNBC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만든 일등 공신은 NBC의 회장인 밥 라이트(Bob Wright)와 현재 NBC의 케이블과 사업개발 부문 사장을 맡고 있는 톰 로저스(Tom Rogers)이다. 지난 1986년, NBC를 책임지게 된 라이트는 당시 NBC에게 케이블 분야의 자산이 전혀 없음을 확인했다. 사실 1980년대 초반의 NBC는 투자할 만한 자금 여력이 거의 없었고, 시청률도 형편없었다.
이에 따라, 라이트와 로저스는 케이블 분야의 구매 대상을 열심히 찾아다녔고, 그 결과 존 말론(John Malone)의 TCI로부터 Tempo TV라고 불리는 조그마한 케이블 회사를 사들였다. "이것을 가지고 업계 소식과 소비자 관련 정보를 혼합한 뉴스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700만 가구로 시작했지만, 곧 1,700만 가구 이상으로 증가했다." 당시 상황에 대한 라이트의 회상이다.
이후, 파산 상태의 FNN(Financial News Network)에 1억 5,500만 달러를 투자하여 경제 전문 케이블 채널로 만들었는데, 이 채널이 바로 CNBC의 전신인 것이다. 당시 FNN에 대한 투자 결정으로 인해 이 두 사람은 NBC 계열사 회의에서 토마토 세례를 받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처럼 Tempo TV의 구입으로부터 시작하여 FNN 인수 그리고 다우 존스사와의 합작 투자 등을 거쳐 CNBC는 탄생하였고, 출범 초기에 이란 억류 인질사건과 관련된 특종 보도를 [Rivera Live]를 통해 방송함으로써 채널 이미지를 확고하게 다질 수 있었다.
지난 수년 동안, CNBC는 톰 스나이더(Tom Snyder), 필 도나휴(Phil
Donahue), 블라디미르 포즈너(Vladimir Posner), 딕 카베트(Dick Ca- vett), 매리 마탈린(Mary Matalin), 제인 왈라스(Jane Wallace), 찰스 그로딘(Charles Grodin) 등 내로라 하는 연예계 스타들을 기용하여 채널 이미지를 제고했다. 또한 심슨(O. J. Simpson) 사건과 르윈스키 스캔들 등 연이어 터진 빅 뉴스들은 CNBC의 심야 토크쇼 시청률을 높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CNBC의 전형적인 시청자들이 지닌 특성은 비전형성
재미있는 퀴즈 하나. 펜실베이니아의 어느 농촌 마을에서 트랙터를 몰고 있는 농부, 토론토의 어느 라커룸에서 대기하고 있는 프로 운동선수, 멕시코만에서 석유 굴착 작업을 하고 있는 노동자, 아프리카 숲 속에서 전도 행위를 하고 있는 선교사. 이 네 사람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행위는 과연 무엇일까? 정답은 이들 모두가 CNBC를 시청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 뉴스는 이제 대중문화의 핵심적인 부분이 되고 있다."는 CNBC의 편집 주간 마크 호프만(Mark Hoffman)의 말처럼, 미국인들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경제 관련 최신 뉴스들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주식시장에 시중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CNBC 뉴스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 역시 폭증하고 있다. 관심 있는 주가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CNBC가 제공하는 실시간 주식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CNBC를 열심히 시청하고 있는 시청자들의 전형적인 특성은 역설적이게도 비전형적인 시청 행태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CNBC의 시청자들은 커피 자판기로 가거나 회의에 오갈 때, 사무실에서 간단히 점심 식사를 할 때나 운동할 때, 그 막간을 이용해서 간헐적으로 주가 동향 등 경제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밤에는 앞서 언급한 대로, [Hardball With Chris Matthews]나 [Rivera Live]와 같은 노골적인 토크쇼에 푹 빠지곤 한다.
요컨대 전형적인 CNBC의 시청자들은 시청 시간이나 양에 있어서는 들쭉날쭉하지만, 채널 충성도만큼은 닐슨(Nielsen)사의 조사대상 가구가 네트워크 프라임타임 프로그램에 쏟는 것 못지 않게 열성적이라고 볼 수 있다.
ㅇ 참고 : Variety '99. 4. 26.~5. 2.
|
|||||||
첨부파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