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84호] 미 여성 앵커, 앵커에 대한 성 차별 문제로 소송 제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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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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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48세의 여성 앵커가 제기한 성 차별 소송이 전통적인 방송 뉴스의 얼굴을 바꿀 수도 있는 사건이 되었다. 여성 앵커인 자넷 페킨포(Janet Peckinpaugh)는 Post-Newsweek 방송사를 상대로 성 차별 소송을 벌였고, 그 판결 여부에 따라 앞으로 수많은 소송들이 제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페킨포의 이번 소송으로 인해 남녀 앵커가 짝을 이루어 방송하는 뉴스의 전형적인 형태에 커다란 변화 요인으로 작용하여, 앞으로 연령·성별·인종 그리고 심지어는 머리 색깔에 근거해서 방송인을 고용하는 어떤 경우도 매우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사건의 전개 과정 이번 소송의 피고측인 Post-Newsweek에 따르면, 페킨포가 일자리를
잃은 것은, 그녀가 나이가 들어서도 아니고 공동 앵커가 그녀를 미워하거나 싫어해서도
아니며, 오직 이제는 더 이상 그녀가 시청자의 눈을 붙들어 둘 만큼 호소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해명은 커네티컷주 하트포드(Hartford)에서 열린
소송 법정의 배심원들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오히려 배심원들은 당초 그녀가 요구한
것 이상의 성과를 그녀에게 선사했다. 한 배심원은 그 결정에 대해 "중요한
경고성 메시지를 담으려는 의도였다."고 말했다. 페킨포는 하트포드 방송사에서 두 개의 TV 뉴스를 진행하며 전성기를
누렸었다. 그러나 그녀의 방송 경력은 극적으로 추락하기 시작해서 좌천을 거듭한
끝에 급기야는 WFSB 방송사에서 해고되기에 이르렀다(당시 WFSB는 Post-Newsweek의
소유었으나 곧 이번 소송과는 관계가 없는 Meredith 방송사로 팔렸다). 페킨포에
따르면, 자신이 남들이 모두 선망하는 앵커의 자리에서 좌천된 이유 중의 하나는
그녀와 공동 앵커를 맡고 있는 앨 테지(Al Terzi)가 1987년 커네티컷의 뉴 해븐(New
Haven)의 WHTN-TV에서 같이 일할 때, 자신을 더듬는 추행을 했다고 불평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앨 테지와 페킨포는 WTNH-TV에서 한 팀을 이루어 앵커를 맡았었고,
1993년에 WFSB가 앨 테지를 고용하면서 당연한 수순인 것처럼 두 사람은 팀을 이루게
되었다. 그러나 앨 테지는 페킨포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것을 거부했고, 그녀의 주장에
따르면 방송사가 그의 의견을 밀어 주었다는 것이다. 페킨포가 고소한 내용 중의
다른 하나는 1995년에 자신과 방송사의 재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는 방송사가
두 명의 남성 앵커와 짝을 이룰 두 명의 젊은 여성 앵커를 이미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녀의 주장에 따르면, WFSB 방송사에서 자신의 방송인생 전부를 보낼 수 있다는 말을 줄곧 들어왔고 그것을 믿었기 때문에, 자신은 보다 더 큰 방송사로 옮길 수 있는 수없이 많은 기회를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Post-Newsweek는 페킨포에 관한 결정은 어떠한 성 차별이나 보복도 아니고 확고한 시청자 조사결과에 근거한 결정이며, 앨 테지는 이번 일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페킨포는 지금 WVIT-TV에서 그녀의 전성기 때의 연봉의 4분의 1인 연 8만 달러를 받으며 앵커 일을 하고 있다. 남성-여성 앵커 제작 관행의 위기 페킨포의 대리인인 켄 린드너(Ken Lindner)는, 이번 소송의 교훈은
명백하다며, "방송사 소유주들은 새로운 사람을 고용하거나 해고할 때, 그 사람이
다른 어떤 방송인과 짝을 이루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방송사 소유주들은
모든 경우에 있어서, 남성-여성 앵커가 짝을 이루어 방송하는 것이 옳은 형식이며,
가장 효과적이라는 판에 박힌 선입견에 근거해서 시청자 조사를 하거나 고용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이번 사건의 당사자 가운데한 쪽인
Post-Newsweek 방송사 사장 빌 리안(Bill Ryan)은 "모든 방송사, 모든 네트워크가
소송을 제기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페킨포는 하트포드에서 열린 재판에서 연방 배심원들을
상대로 Post-Newsweek가 그녀와 재계약을 맺지 않은 이유의 한 원인은 그녀가 여자이기
때문이라는 점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대해 Post-Newsweek의 전(前) 뉴스
책임자이며 지금은 시라큐스대학에서 방송 저널리즘을 가르치고 있는 도우 스미스(Dow
Smith)는 "나는 Post-Newsweek가 다른 사람들과 다른 대우나 절차를 밟은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만약 이것이 하나의 사례가 된다면 모든 사람이 이러한
경우에 해당된다고 주장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페킨포의
변호사인 데이비드 골럽(David Golub)은 "만약 방송사가 지난 15년에서 20년
동안 어떤 일정한 패턴을 보였다면 이런 종류의 소송에 상처를 입을 가능성이 많다.
이러한 소송에는 통계적인 증거가 필요하다. 방송사의 소유주들은 어떤 두 사람의
호흡이 잘 맞기 때문에 팀을 이루게 할 수는 있지만, 그들의 성별에 의해서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비록 배상금의 액수는 반으로 줄어들었지만 그 파장이 작은 것은 아니라고 Post-Newsweek의 관계자는 밝히고 있다. 실제로 방송의 실무진들은 그것이 옳든 그르든, 아니면 합법이든 불법이든 간에 이미 깊숙이 뿌리 박히고 널리 퍼진 제작 관행이 되어 버린 남녀 앵커의 문제를 고용 평등에 관한 정책과 관련시켜서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방송사로서는 시청자의 관심을 높이는 것이 최고 그러나 방송사들로서도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방송사들은 지난
수년 동안 각 지역의 인력들을 고용하는 문제와 방송 면허를 연결시키려는 FCC의
조정을 받아 왔다. FCC의 이러한 시도는 성별과 인종적인 다양함을 실제로 반영해
보고자 하는 것이었다. 방송 제작진들은 그 가운데 어떤 특성을 살린 고용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방송사의 주장은 소수 인종이 모여 사는 지역에서는 시청자들이 그들
가운데 누군가가 앵커나 리포터로 TV에 등장하는 것을 바라고 있으며, 수많은 컨설팅이나
시청자 조사는 남녀 앵커 체제에 대한 선호도가 높음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은 뉴욕주 알바니(Albany) 소재의 방송사인 WXXA-TV의 뉴스 제작자인
캐시 가즈다(Kathy Gazda)의 말에 잘 드러나 있다. 그녀는 "나는 가장 경험이
풍부하고 능력 있는 사람을 고용할 것이다. 그러나 좀더 크게 보면, 나는 시장과
수용자의 다양성을 반영해야만 한다. 방송은 공적인 것이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번 페킨포의 경우를 통해서 본다면, 남녀 앵커 구도는 당연한
것으로 간주되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FCC의 가이드 라인은 물론이고, 고용평등위원회는
고용에 있어서 성별·인종 그리고 연령에 따른 구분이나 차등은 불법이라고 말한다.
이 위원회에 따르면 다양성이나 시청자 조사에 근거한 시청자의 선호도는 기껏해야
방송사의 입장을 방어하는 아주 제한적인 용도밖에 없다는 것이다. 비록 페킨포의 경우가 텔레비전 영역에서 여성을 위한 승리처럼 보이지만, 그 승리가 사실상 여성 몫이 50%인 앵커 자리를 없애 버릴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사실 현재 뉴스 전반에 걸쳐서는 남성 앵커보다 여성 앵커가 더 많은 상황이다. 변호사들과 방송 전문가들은 이번 평결이, 여성 앵커의 자리라는 이유로 앵커 자리를 거부당한 남성 앵커들이 소송을 즉각 제기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의견에 동감하고 있다. 이번 소송, 뉴스 룸의 일반적 구도에 대한 도전의 의미 지녀 페킨포의 소송은 뉴스 룸의 일반적인 모델인 '나이든 남성 앵커와
젊은 여성 앵커' 구도에 대한 도전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방송사들의
입장은 이번 일이 그리 단순한 구도가 아님을 보여 준다. 한 전국 네트워크 방송사의
사장은 "우리는 앵커들에게 많은 돈을 지불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이 시청자를
모아 주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기자나 방송인으로서의 경험이 전혀 없는 배우를 고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저널리스트로서의 자질만을 보고 앵커를 고용한다면
그것 또한 옳지 않다. 우리는 저널리스트로서의 최소한의 경험 그리고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최대한의 능력 있는 사람을 원한다."고 말한다. 지난 수십 년간 방송사의 인력 관계 분야에서 일해 온,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여성 앵커가 시청자들에게 반응이 좋지 않을 경우,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많은 경영주가 그녀를 해고할 것이다. 그리고 나를 고소하라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소송에서 그녀에게 지불하는 돈보다 방송 광고가 줄어들어 잃는
손실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방송 관계자들은 여성 앵커들이 앵커를 시작하는 나이가 점점 젊어져 간다는 데 동의한다. 여성 방송 저널리스트들은 능력과는 상관없이 40세가 넘어가면 다른 직장으로 옮기는 데 성공할 확률이 뚝 떨어지게 된다. 시라큐스대학 교수인 스미스(Smith)는 이러한 방송 현장의 실제 상황에 대한 이번 문제 제기를 "이번 문제 제기는 TV 뉴스를 위해서 좋은 일이다. 직업 윤리, 글 쓰는 능력, 그리고 보도의 기술 등등이 보다 중요한 역할로 자리잡아야 한다. 좋은 저널리스트가 좋은 앵커가 되게 마련이다. 이러한 능력이 오랫동안 앵커로서 일할 수 있게 하고 또 방송사에게도 중요한 자원이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보도의 기술이나 능력이 한 저널리스트가 오랜 세월을 어떻게 살아남는가의 문제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쳐야 한다."고 요약하고 있다. ㅇ 참고 : Broadcasting & Cable, 4. 5., http://web.courant.co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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