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C 위원장 케너드(William Kenard)는 적어도 의회 내에서 정보통신 정책을 선도하는 의원들의 눈에는 제대로 자기 일을 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보이고 있다.

  그가 FCC 위원장에 취임한 1997년 11월부터 케너드는 공화당의 핵심의원들과 심지어는 몇몇 민주당 의원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안에서 불편한 관계를 보여 왔다. 그의 첫 주요 정책인 '선거 유세 기간 중 후보의 정치광고 무료 허용'을 필두로, 저출력 FM 방송사업에 대한 발의안에 이르기까지 케너드 위원장과 의회의 불편한 관계는 점점 악화되어 왔다.

FCC 청문회, FCC의 사회정책에 관한 권한 박탈키로 다짐

  3월 셋째주에 열렸던 FCC에 대한 청문회에서 쏟아져 나온 케너드에 대한 비판은 이런 불편한 사이를 잘 보여 준다. 존 딘젤(John Dingell) 민주당 하원의원은 "케너드 위원장은 FCC의 1996년 정보통신법안 이행이 우리들 의원들의 당초 의도와는 다르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케너드는 우리가 의도한 지점에서 너무도 멀리 벗어나 있으며, 우리가 FCC의 일에 끼어들어 그의 재미를 망치기를 원치 않고 있다. 이번 케너드의 FCC와 지난 리드 헌트의 FCC는 새 텔레커뮤니케이션법을 전혀 개의치 않는 것은 물론이고 의회에 대해 조소와 경멸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케너드의 FCC는 탈규제적인 마인드를 가진 의회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하원 텔레커뮤니케이션 소위원회 위원장인 빌리 타우진(Billy Tauzin) 공화당 의원을 비롯한 의회 의원들은 이제는 FCC를 제자리로 돌려 놓을 시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FCC 청문회에서 이들은 FCC가 만들어진 1934년 이래 너무도 자유로이 행사되어 온 사회정책들에 대한 광범위한 권한을 박탈할 것을 다짐했다.

  타우진의 주요 비판은 그가 1996년 탈규제를 골자로 하는 텔레커뮤니케이션법의 취지를 잘 실천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에 의하면 케너드는 법안의 실천을 질질 끌고 있으며 심지어 어떤 경우는 법안에 명백히 반하는 일들도 있다는 것이다. 법안의 탈규제 정신과는 반대로 방송 소유 규제를 보다 강하게 추진한다든가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한 각 학교 전송망에 대해 새로운 요금인 'e-fee'를 전화요금에 부과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는 것이다. 또한 의원들은 독점 상황인 지역 케이블 업계나 전화사업 등에 경쟁을 도입하기 위한 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동시에 지적하고 나섰다. "소비자들에게 뭔가 다른 새로운 것을 제공하는 적절하고 유용한 일을 할 수 있는 영역에 그 역량을 집중하는 대신, FCC는 최근 몇 년 동안 논란의 대상이 되는 영역들에 몰두해 왔다."고 타우진은 청문회에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케너드의 무료 정치광고 허용 발언이 불화의 시작

  케너드는 의원들을 건드리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를 '유세 기간 중 정치광고 무료 허용' 안건의 경우를 통해 처음 배웠다고 볼 수 있다. 1998년 1월 국정 연설에서 클린턴이 이 사안의 입안을 제안한 지 하루 만에 케너드는 FCC는 무료 정치광고를 위한 법안 마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었다. 이에 대해 강력한 힘을 가진 상공위원회(Commerse committee) 소속 상하원 의원들은 즉시 누가 무료방송 광고를 허용할 권한을 가졌는지를 케너드에게 알려 주었다. 물론 그 힘을 가진 사람은 케너드가 아니었다. 이 사안에 대해 가장 강력한 반대를 보였던 상원의원 존 맥케인(John McCain)은 "오직 의회만이 이 사안이나 또는 다른 어떤 방송 제작상의 의무 조항에 대해서 입안할 수 있다."고 강력한 비난을 퍼부었었다. 3월에 열린 예산 청문회에서 나온 프리츠 홀링스(Fritz Hollings)의 말은 의회의 입장을 잘 보여 준다. "우리는 정책을 입안하고 당신(케너드)은 그것을 실행하는 사람이다. 당신은 이미 '무료 정치광고 방송의 허용'과 같은 새로운 문제말고도, 디지털 텔레비전으로의 전환과 또 텔레커뮤니케이션 법안의 실행들을 놓고 엄청난 두통과 씨름하고 있을 것이다. …… 당신은 우리가 당신에게 당신의 일로서 부여한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이 무료 정치광고 방송시간의 태풍은 지난 3월 케너드가 다음 역점 사업으로 저출력 라디오(low-power radio)를 제안하자 다음 단계로 진입했다. 이 새로운 제안에 대해 역시 의회는 회의적인 시각으로 비판을 가하고 있다. 의회는 올해 후반기에 이에 대한 청문회를 계획하고 있다.  

방송 소유에 관해 일부 규정을 강화하려는 케너드의 움직임에 의회 반발

  1990년 11월, 케너드는 현재의 방송 소유에 관한 기준을 그냥 내버려두는 것만이 아니라, 오히려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보다 규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지난 무료 정치광고 폭풍에 이어 이번에도 텔레커뮤니케이션 관계 핵심 의원들은 케너드에게 엄청난 비난의 말들을 말과 글을 통해서 쏟아냈다. 맥케인(McCain)은 "다른 사안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경우도 FCC는 마치 우리 의회와 자리를 맞바꿀 준비가 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맥케인과 콘라드 번스(Conrad Burns) 상원의원의 핵심 주장은 만약 FCC가 이 안건처럼 의회의 의도를 따를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주는 한, 이 안건은 단순히 이 안건 하나에만 그치지 않고 FCC의 기능과 위상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불가피함을 보여 준다는 것이다. "우리는 FCC의 기능과 구조에 대해 다음 의회 회기에서 전반적인 검토를 할 것이다. …… 우리는 FCC가 의회의 의도를 충실하고도 충분하게 수행할 것에 대해 신중히 되돌아볼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 우리가 지난 번에도 언급한 바와 같이 FCC는 마땅히 가야 할 길을 벗어난 것처럼 보인다."고 핵심 의원들은 케너드에게 보낸 편지에서 주장했다.        

새로운 텔레커뮤니케이션 환경 조성을 위해 FCC의 구조 조정 필요성 강조

  급변하는 기술과 최근의 FCC와 의회 간의 충돌의 역사는 FCC의 개혁에 관한 필요성에 대한 인식의 새 전기를 마련했다. 타우진은 의회의 FCC에 대한 개혁 없이는 FCC의 규제는 디지털 시대의 발전을 저해할 것으로 내다보며, "지금까지 내려온 역사를 볼 때, FCC는 지금 한창 성장하고 있는 인터넷 영역에 대한 유혹을 참아내기 어려울 것이다. 이것이 왜 의회가, FCC가 연방 컴퓨터위원회(Federal Com- puter Commission)로 모습을 변환하기 전에 이 기관을 머리끝부터 발 끝까지 개혁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점에 대한 답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케너드는 그가 FCC의 권한을 새로운 영역, 즉 인터넷 등으로 확장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 부인하면서 타우진 등이 제시한 FCC의 핵심 역할을 실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너드는 "우리는 엄청나게 골치 아픈 사안들이 많음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또한 여러 목소리를 들으려고 하고 있다. …… 우리는 의회와 건설적인 대화를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월 12일에 있은 FCC 구조 조정에 대한 기자 간담회에서 합병을 추인하는 FCC의 권한에 관한 축소나 제약은 커뮤니케이션 법안을 집행하는 FCC의 힘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케너드는 "우리는 FCC의 구조 조정이 커뮤니케이션 산업 관계자들의 희망사항대로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우리는 소비자를 가장 먼저 그리고 궁극적인 기준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노력은 아마 실패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의회 의원들은 FCC의 '불황 시대의 구조(Depression-era structure)'를 이제는 재편해야 하는 시점에 왔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FCC가 원래 1930년대의 전국적인 전화사업의 독점과 3개의 방송 네트워크를 감독하기 위해서 고안된 구조로서, 이제는 새로운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극심한 경쟁 속에 있는 텔레커뮤니케이션 산업들을 위해 새롭게 준비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타우진은 "우리는 사실 마차 타고 다니던 시절의 사람이 초음속의 테크놀로지를 타고 다니는 것과 같은 기관(FCC)을 지금 가지고 있는 셈이다. 미국은 21세기를 이제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타우진과 FCC 위원 중의 한 사람인 마이클 포웰(Michael Powell)이 주장하는 FCC의 구조 개선안은 다음과 같다.

ㅇ 하원 텔레커뮤니케이션 소위원회 의장 타우진의 안
- 합병에 대해 '사회정책'적 조건들을 강제할 수 있는 FCC의 권한을    폐지
- FCC 자체적인 규제 조항을 더 줄임
- 합병과 그 조건을 허가하는 데 소요되는 엄격한 마감 시한을 명시
- 많은 규제 기준들의 효력 기간 제정

ㅇ FCC 위원 포웰의 구조 개선안
- FCC와 다른 연방조직과 겹치는 부분 제거(예를 들면, 법무부와  FCC 합병 심사위원회)
- FCC가 방송, 케이블, 그리고 위성의 일부 조직들을 합병하여 하나의 멀티채널 조직(Muti-channel bureau)을 통합
- 사안에 대해 보다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재편
- FCC의 자체 기준들을 줄임
- 보다 많은 예산을 실행, 집행부서로 이동

ㅇ 정리 : 장원용(미국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