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TL은 프로그램 화면을 분할하여 광고로 이용한 데 대해 미디어법상의 처벌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주 매체관리기구의 광고 전담부는 공식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데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RTL은 지난 2월 27일 22시 15분부터 중계한 스벤 오트케(Sven Ottke)와 지오반니 나딜로(Giovanni Nardiello)의 권투 경기에서 두 차례에 걸쳐 1분간의 휴식 시간을 분할 화면에 활용했는데 화면의 70%는 광고를, 화면의 10∼15%에 상당하는 좌측 상단에서는 경기장의 상황을 중계해 주었다. 나머지 부분은 화면 디자인으로 채웠다.

  RTL의 광고 판매 대행사인 IP Deutschland의 홍보담당인 안드레아스 퀴너(Andreas K hner)는, 매체관리기구측에서는 허용되지 않는 방송 형태로 간주하고 있는 이 화면 분할 방식을 시도한 것은 일종의 '미디어 정책에 대한 시위'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시도로 '광고 규정의 유연성'을 촉구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RTL의 감독기구인 니더작센주 매체관리기구(NLM)는 화면 분할 중계 방식에 대해 '원칙적으로 불가'라는 입장이다. 광고 전문위원인 마르틴 볼프(Martin Wolff)는 법적인 입장은 '명백하다'고 밝혔다.

  국가방송협정에서는 '광고는 광고임을 명백히 알 수 있어야 한다. 광고는 텔레비전에서는 시각적인 방법을 통해, 라디오에서는 청각적인 방법으로 다른 프로그램 부분과 명백히 분리되어야 한다. 어떠한 은밀한 기술도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제7조 3항).'고 규정하고 있다.

  볼프는 국가방송협정에서 정하고 있는 광고와 프로그램간의 상호 분리 원칙은 시간적인 차원에서 해석해야지 공간적으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매체관리기구, 광고와 프로그램은 공간적으로 분리되어야

  매체관리기구는 뉴스 전문 방송사인 n-tv가 주식 시황을 전달해 주는 화면의 띠 부분에 프로그램과 광고 문구를 동시에 방송하는 데 대해 불가의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베를린의 행정 법원은 1차 소송에서 진행하는 띠 부분의 광고 문구에 대해서는 국가방송협정보다는 '미디어 서비스에 관한 州간 협정'의 보다 포괄적인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며 n-tv의 광고 방식을 허용했다.

  '미디어 서비스에 관한 주(州)간 협정'에서는 '광고는 광고라고 분명히 표시되어야 하고, 제공물의 여타 내용과 명백히 분리되어야 한다. 광고에서는 어떠한 은밀한 기술도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제9조 2항).'고 정하고 있다. 반면 Bloomberg-TV가 실시하고 있는 스파트 광고와 텍스트 정보의 병렬 방식에 대해서 매체관리기구는 화면 분할이 지속적이기 때문에 n-tv의 경우와는 다른 상황이라며 이를 허용했다.

  주 매체관리기구들은 '특정한 스포츠 경기'에 한해 분리 화면을 적용하는 데는 긍정적이다. 휴식 시간에도 화면의 일부를 통해 경기장의 상황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권투의 경우 화면 분할은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현 국가방송협정은 스포츠 경기의 휴식 시간에 광고 방송을 허용하고 있어 권투 경기 휴식 시간의 링 분위기를 시청자들은 접할 수 없었다.

  퀴너는 화면 분할 방식은 '권투, 테니스, 경우에 따라서는 포르멜 1(Formel 1)' 경기에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퀴너는 "시청자들은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는 감정을 갖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면서 "RTL은 광고와 더불어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광고 화면'을 포기한 점"을 환기시켰다. 따라서 RTL은 화면 분할로 추가 광고비 수입은커녕 기존의 수준만이라도 유지할 수 있다면 만족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퀴너는, 광고주들은 광고 화면의 축소로 인한 손실을 동시에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 인한 시청자들의 광고 '접촉도' 상승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국가방송협정의 광고 규제 완화 작업

  한편 연방 주들은 4월 14일에 열리는 국무장관 특별회의에 맞춰 제4차 국가방송협정 개정안에 대한 보완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 2월 25일 개최된 주 총리들의 방송정책 특별회의와 관련된 후속 조치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당시 주 총리들은 일련의 문제에 대해 합의를 도출했었는데 상업방송사의 광고 규정 완화에 대해서도 기본적인 일치를 보았었다.

  방송 전문위원들은 1998년 6월 25일에 제출된 국가방송협정 개정 시안을 근간으로 삼아 논의를 전개할 예정이다. 이 안은 이미 방송 광고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 총시간 원칙 : 이미 상업방송사들이 적용하고 있는 총시간 원칙을 명시적으로 허용해야 한다. 즉, 광고 시간을 본방송 시간에 포함시켜 광고 블록 수를 산정하는 것이다.

- 블록 광고 규정 : 국가방송협정이 유럽연합의 텔레비전 지침을 따를 경우 블록 광고에 대한 엄격한 규정을 완화시킬 수 있다. 유럽연합 지침에 의하면 '개별적으로 방송된 광고와 텔레쇼핑 광고는 예외'라고 밝히고 있다.

- 간격 규정 : 각 주들이 예정대로 유럽연합의 텔레비전 지침을 따를 경우 광고 블록 간의 간격이 20분 이상 되어야 한다는 의무 규정도 완화된다. 의무 규정이 권장 사항으로 바뀌게 되어 자동차 경기의 중계와 같은 경우 광고 블록을 유연성있게 설정할 수 있게 될 것이다.
   
ㅇ 참고 : epd medien '99. 3. 13., 3. 6., 2. 27., 1. 9., '98. 8. 8.
             방송 동향과 분석 98-15, 99-02  
ㅇ 정리 : 성숙희(문헌정보자료팀 주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