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89호] 유럽 TV 산업, 미국식 합병을 통해 21세기 대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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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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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TV 산업에 '미국식 합병'이라는 거센 바람이 불고 있다. 국가 경제를 초월하는 세계 경제의 엄청난 힘과 인터넷의 위력 앞에서, 유럽의 미디어 회사들이 너도나도 국경을 초월하여 손을 잡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로 탄생한 유럽의 거대 방송사들은 미국의 세계 지배에 맞서 경쟁을 벌일 수 있는 힘을 축적하게 되었고, 광고주들은 보다 많은 시청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유럽의 TV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방되기 시작한 것은 독점적인 국영 방송 체제가 무너지고 상업 채널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1980년대였다. 그리하여 현재 유럽의 방송계는 수십 개의 사영 상업 방송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유럽의 방송 구도는 현재의 미국 방송계, 즉 소수의 거대 복합기업에 의해 TV 산업이 지배되는 모습으로 변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은 올해 매우 치열하게 나타날 것이다. 올 상반기에 이미 발생한 주요 합작·합병건은 [표]에 정리되어 있다. 그 밖에 Canal Plus와 News Corporation의 합병설도 다시 제기되었으나, 지난 7월 첫째 주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루퍼트 머독(Rupert Murdoch)은 News Corporation의 BSkyB와 Canal Plus의 합병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그는 영화 제작과 스포츠 경기 중계권 같은 분야에서는 느슨한 형태의 협력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 여지를 남겼다. 유럽 방송의 재편 원인은 세계 경제와 인터넷 앞서도 지적했듯이, 유럽 방송의 재편 열기를 북돋은 주된 요인은 세계적으로 통합되는 경제 흐름이다. 유럽의 중소 방송업체들로는 디지털과 유료 TV로 전환할 수 있는 자금과 TV와 전화, 인터넷 서비스를 통합 판매할 수 있는 능력을 거의 기대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런던 소재 J. P. Morgan의 TV 사업 담당자인 닉 베르톨로티(Nick Bertolotti)는 "유럽 방송계가 몇 개의 축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현상황은 매우 불안정하다."고 주장했다. [표] 유럽 방송의 전략적 제휴 및 합병 현황(1999년 상반기)
유럽 TV 산업의 합작·합병 움직임에서 중요한 변수는 미국 기업이다. United Pan-Europe Communications는 미국 덴버에 위치한 투자 그룹인 Unitedglobalcom의 통제를 받고 있다. Microsoft 역시 최근에 United Pan-Europe의 주식 7.8%를 사들였다. Microsoft는 영국과 포르투갈의 주요 케이블 회사 지분도 소유하고 있다. Microsoft가 유럽의 케이블TV 운영업체들에게 투자를 하는 이유는 인터넷 때문이다. 고객들이 인터넷을 고속으로 접속하기 위해서는 자금과 기술이 필요한데, 유럽 케이블 운영업체의 여건상 Microsoft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유럽의 인터넷과 통신 관련 사무를 보고 있는 Microsoft 파리 사무소의 책임자 조지 나혼(Georges Nahon)은 유럽에서 전화선을 통한 인터넷 접속은 규제가 심하기 때문에 케이블 사업에 투자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맥락에서, 이탈리아에서는 Mediaset의 모기업인 Fininvest가 미국 제2위의 인터넷 포털 운영업체인 Excite Inc.와 협상을 하고 있고, 독일의 Bertelsmann은 America Online과 접촉하고 있다. 경쟁력을 갖춰 가는 유럽 제작 프로그램들 유럽 TV업계의 재편이 얼추 미국식을 추종하는 것 같지만, 그 와중에서 유럽 방송의 경쟁력은 매우 높아지고 있다. 유럽 TV의 프라임타임을 자체 제작한 쇼와 드라마가 장악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의 시청률 톱 10 프로그램 중 미국의 시리즈물은 하나도 없었고, 단지 두 편의 특집 제작물만이 명맥을 유지했다. 물론 아직도 비(非)프라임 시간대에는 미국 프로그램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케이블과 편당 유료(pay-per-view) TV에 가입한 시청자들은 출시된 지 몇 달 되지 않은 [Titanic]을 볼 수 있으며, [Little House on the Prairie], [Hogan's Heroes], [Cheers], [Baywatch], [Golden Girls] 등을 자국어로 더빙하여 시청할 수 있다. 그러나 늘어난 채널과 신기술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유럽의 고급 프로그램들과 싸구려 복제품 ― 예를 들어, 프랑스판 [Baywatch]인 [St. Tropez] ― 들은 역으로 미국 시장에 진입하기도 했다. 전통적으로 유럽은 고유 문화와 언어에 의해 마치 체크판처럼 작게 구획지어져 있었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유럽연합이, 방송 문화적으로는 거대한 통합 방송사들이 유럽을 하나로 묶고 있다. "시장이 점점 범유럽적으로 되고 있다. Mediaset의 목표는 미국의 CBS나 ABC처럼 유럽 각국의 작은 방송사들을 하나의 대형 단위로 묶는 것이다."라는 Mediaset의 사장 페델레 콘팔로니에리(Fedele Confalonieri)의 말처럼, 이제 유럽인들은 범유럽적인 프로그램들을 예전에 비해 많이 접하고 있다. 유럽 방송사 간 연합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Mediaset와 Kirch의 연합을 들 수 있다. 이 상호계약을 통해 Kirch는 프로그램 제작과 방송권 매매 분야에서 최적의 상황을 만들었고, Mediaset는 광고 판매와 프로그램 배급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난해 유럽에서 가장 인기를 끈 프로그램 중 하나가 2,000만 달러를 들여 제작한 3부작 미니시리즈 [The Count of Monte Cristo]였는데, 이 프로그램은 Kirch, Mediaset, TF1이 합작하여 만든 작품이다. 이처럼 유럽 TV가 통합적으로 운영되면 광고의 가치 역시 상승하게 마련이고, 이는 다시 범 유럽 TV의 재원이 된다. 유럽 각국의 규제 당국은 이러한 방송사 간 계약, 특히 단일 회사에 너무 많은 권한이 집중되는 계약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4월에 영국 정부는 영국의 프로 축구팀 Manchester United를 10억 달러에 인수하려던 계획을 불허했다. 이에 앞서, 이탈리아 정부는 자국 프로 축구 방송권 대부분을 독점하려던 머독의 계획을 차단하면서, 한 방송사가 보유할 수 있는 축구 중계권에 제한을 가했다.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이러한 과정 속에서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하려는 머독의 의지가 얼마나 집요한지 여실히 드러났다. 사실 Mediaset가 Kirch를 파트너로 삼은 주된 이유도 올 초 Kirch가 2002년과 2006년 월드컵 축구 중계권을 17억 달러에 구입한 것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 NBA 파리 소재 마케팅 사무소의 전무인 호세 비올란테(Jose Violante)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TV 방송사는 보다 많은 광고 수익을 얻어야만 하는데 그것은 시청률에 달려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나는 스포츠 이벤트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한다." ㅇ 참조 : N.Y.T. on the Web '99. 7. 7.[방송/동향과 분석] 99-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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