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83호] 영국, 프로그램이 미치는 사회적 파장에 대해 논란 한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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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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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한 프로그램이 존재할 수 있는 사회적 조건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사건들이 연달아 발생하였다. 그 조건들을 제도적 측면,경제적 측면,시청자와의
관계 등으로 설정할 수 있다면, 이 요소들은 서로 불가분의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특정한 결정권을 가지는 복잡한 유기적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 이와 같은, 다소 추상적인 관계성이 구체적인 사실로 발생했던 것인데,
그 중 하나는 C4의 신생 드라마인 <게이 사람들(Queer as Falk)>과 이 드라마의
스폰서로 있는 영국의 대표적인 맥주 '벡'의 제조 회사인 스코티쉬 앤드 뉴캐슬(Scottish
& Newcastle)과의 논쟁이다. 스폰서로서의 지원 취소 결정에 C4는 방송의 자주권 침해라고 공박 아무튼 스코티쉬 앤드 뉴캐슬은 <게이 사람들>의 문제성을
구체적으로 지적해 내지 않은 상태에서 기업이 제공하고 있던 스폰서십을 취소하였고,
앞으로 방송될 예정에 있는 <사이코(Pscydho)> 등을 비롯한 다른 C4의 드라마들에
대한 스폰서십들에 대해서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C4의 반응
역시 흥미롭다. 의심의 여지없이, C4는 공식적으로는 스폰서의 영향력이 프로그램
혹은 방송사에 대한 자주권을 침범할 수 없는 것이고 따라서 이번 스코티쉬 앤드
뉴캐슬의 결정이 C4의 드라마 편성 기획에 의미있는 충격을 주지 못한다는 태도를
취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실제로 C4의 총책임자인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은 <게이
사람들>이 그의 C4에 대한 비전을 구현하는 멋진 드라마라고 평가한 가운데, 이
드라마는 곧 두 번째 시리즈의 제작 과정에 들어갈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한편, 스폰서십과의 분쟁이 드라마에 있어 항상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분쟁 자체가 일반 시청자들의 드라마에 대한 관심을 부추길 수 있고, 이러한 식으로 시청률이 높아진다면 광고주들의 관심 또한 연쇄적으로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문제는 방송사와 스폰서십, 광고주의 상업적인 힘으로 요약되는 것이고, 이들 관계의 매개체이자 결정적 힘은 시청자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스폰서십의 영향력에 대해서도 입장 달라 우선 스폰서십이 TV 프로그램에 대해 가지는 영향력에 관해서도 여러
가지 설명이 가능하다. TV 스폰서십 전문가인 앤드류 맥컬 (Andrew McCall)은 스폰서십이
한 개의 TV 프로그램의 방송 여부를 결정짓는 지배적인 요소들 중의 하나라고 주장한다.
적어도 ITV의 청소년 드라마 중의 하나가 강한 스폰서십에 힘 있어 방송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밝히면서, 스폰서십이 단순히 TV 프로그램의 지지적 요소가 될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데에 대단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반면에 그라나다 미디어(Granada Media) 판매관리 감독인 필립 프랑스(Philip
Frnace)는 TV 프로그램에 있어 결정적인 힘은 스폰서십이라기보다는 광고주에 있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그에 따르면 TV 프로그램이 어떠한 스폰서십을 받는지의 여부가
분명한 결정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라고 전제하면서, 스폰서십이 나름대로의 역할
방식을 취할 뿐, 프로그램이 열악한 시청률을 가지고 있을 때 실제로 스폰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반론을 폈다. ITV의 경우 18억 파운드의 광고 수익
중에서 스폰서십이 차지하는 비율은 겨우 320만 파운드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스폰서십의 힘이란 광고주의 그것에 비해 매우 미미한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주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이론이 분분한 가운데, 프로그램 제작사와 스폰서
간의 쌍방적인 관계 맺음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서 문제는,
이러한 활발한 관계에 있어서 실제 프로그램 제작자들이 소외되어 있다는 점이다.
ITV의 <숲속의 베이브(Babe In the Wood)>가 한 사례가 될
수 있을 터인데, 이 프로그램의 제작 당시 스폰서사인 릴-렙츠(Lil-Lets)와 제작사인
럭키 독(Lucky Dog)의 몇몇 한정된 인사들만 스폰서 계약에 참여하였고, 결국 이
구상은 파기되고 말았다. 반면 <코로네이션 스트리트(Coronation Street)>와
스폰서사인 캐드버리(Cadbury's)의 경우, 프로듀서들과 스폰서들이 실제로 만남을
가져 양측이 충분히 만족스럽다는 것을 확인한 가운데 성공적인 계약 관계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프로그램에 대한 결정적 힘이 광고주, 즉 산업적이고 경제적인 편으로 가는 것이 대체인 경향이고 여기서 스폰서십의 올바른 자리매김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시점에서 맥컬의 견해는 매우 적절한 것으로 보여진다. 즉 '프로그램의 내용을 바꾸거나 혹은 프로그램 시리즈를 중지시키기 이전에 스폰서로서 할 수 있는 일은 결국 스폰서십에서 물러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스폰서는 그렇게 강제적일 수도 또한 그렇게 아둔하게 보이기를 원하지도 않으며, 이러한 프로그램에 대한 통제력의 차이가 바로 스폰서와 광고주의 차이라는 것이다. 프로그램 통제의 목적은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의 발전에 있다 지금까지 논의한 내용들이 산업적이고 경제적인 측면이라면, 보다
고전적인 형태의 프로그램 통제 방식인 제도적이고 사회적인 측면이 어떠한 식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는가하는 문제 역시 중요하게 다루어질 수 있다. 최근 ITC는 ITV의
<죄악 : 섹스 산업(Vice : The Sex Trade)>를 비롯한 몇몇 프로그램들에 대해
경고를 내렸다. 칼튼 (Carlton)이 제작하여 ITV에서 방송된 그 외에도 ITC는 C4의 <우유 소녀 릴라(Leyla the milkmaid)>에도
31건의 시청자 항의가 있었음을 밝히는 등, 1월∼2월 동안 시청자 항의 사항 및 그에
대한 시정 조치들을 내렸다. 이러한 제도적 측면에서 관찰되는 사항은 점차 다변화하는 사회에서
추상적이고 획일적인 윤리관이나 프로그램 내용,형식 규칙을 설정하여 이를 강요하기보다는,
시청자들에게 사전에 내용을 알려 그들 스스로 시청가능한 프로그램을 계획할 수
있도록 하거나 편성 시간을 적절히 조절하여 알맞은 시청자군에게 알맞은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의 보다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통제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산업적·제도적 방식 모두, 세심하고 철저한 사전 제작 방식을 통해 TV 프로그램이 방송되기 이전에 스폰서-제작자-시청자간의 충분한 대화와 이해가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기본 조건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TV 프로그램 통제의 목적은 일방적이고 강제적인 통제보다는 이해와 협의를 전제로 한 생산적인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을 발전시키는 데에 있는 것이다. ㅇ 정리 : 김예란(영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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