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와 ITV는 아침 시간대 토크 쇼 참가자들의 허위 고백 사실이 밝혀지면서
다시금 방송 프로그램의 진실성 논란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BBC의 경우 두 개의
프로그램이나 연루된 터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BBC와 ITV 토크 쇼 참가자의 허위 고백 문제는 紙의
한 기사를 통해 불거졌다. 이 기사에서 '여성을 증오하는 섹스 중독자'라고 밝힌
한 남자가 해당 제작진의 의심을 사지 않고 BBC와 ITV의 아침 시간대 토크 쇼에 12번이나
출연할 수 있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BBC1은 주말을 제외하고는 매일 아침 9시에서
10시 55분까지 소위 말하는 고백 성향의 토크 쇼 와 를 방송하고 있고, ITV는 같은 시간대인 9시 25분부터 10시 30분 사이에
를 내보낸다.
紙에 따르면 초대 손님들은 대행사를 통해 조달되는데
이들은 필요에 따라 적절한 인물을 공급해 주었다고 한다. 에서
정기적으로 남편에게 학대를 당하는 아내의 역할을 연출하며 울음을 터뜨렸던 사반나
데이비스(Savannah Davies)라는 여인은 나중에 결혼한 적이 없음을 시인했다. 또는
갈등에 휩싸인 두 자매와 어머니의 역할을 했던 이들도 방송을 통해서야 처음으로
대면하게 되었다고 한다. ITV의 토크 쇼인 에서는 부인이 체중을 감량해야
하는 문제로 다투는 부부가 등장한 적이 있다. 이들 역시 방송 직전에 알게 된 사이라고
한다.
키지 느쿼차(Kizzi Nkwocha)라는 대행업자는 紙를
통해 2∼3일마다 방송사측으로부터 원하는 역할을 수행해 줄 사람을 찾아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시간이 너무 촉박했기 때문에 어렵사리 사람을
찾기보다는 거짓말을 할 사람을 투입하는 쉬운 방식을 택하곤 했다."고 시인했다.
사전에 법적 구속력이 있는 각서 받아
이 사건과 관련하여 BBC에 비해 ITV는 여유를 보이고 있다. 를
제작하고 있는 Anglia TV의 모회사인 Untied Produc- tions는 오히려 스태프를 옹호하는
입장을 취하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텔레비전에 등장하기를 원하는 사기꾼들을
비난했다.
Anglia TV의 편성국장인 말콤 올솝(Malcolm Allsop)은 6개월 전에
출범한 에 등장한 총 1,300명의 초대 손님들은 모두 '내가 말하는
모든 것은 진실'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는 계약서에 서명을 해야 하는데 이 문서는
법적으로 구속력을 띤다고 강조했다. Anglia TV는 이들 중 5명에 대한 기소 여부를
고려중이다. 올솝은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대가로 이들이 금품을 수수했는지에 대한
조사가 현재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ITV측은 특정한 부류의 초대 손님을 찾는 데 있어
대행사는 유용한 존재이긴 하지만 앞으로는 이를 통한 토크 쇼 참가자 조달은 금지시키겠다고
밝혔다.
BBC, '진실 선언' 의무화
반면 BBC는 관련자들에 대해 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한편 토크
쇼 참가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했다. 핵심 조치들은 다음과 같다.
- BBC의 전 프로그램에 대해 대행사를 통한 방청객 동원을 금지시켰다.
- 토크 쇼 참가자 전원에 대해 '진실 선언'을 의무화했다. 초대 손님들은
'자신들의 발언은 정직하고 진실되다'는 내용을 담은 각서에 서명을 해야 한다. 거짓
고백을 한 것이 밝혀질 경우 법적인 처벌을 감수해야 한다. 또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스튜디오에서 개개의 프로그램이 녹화되기 전에 이와 관련한 경고가 구두로
전달되어야 한다.
- BBC는 출연자의 신분이 분명하지 않을 경우 신분증을 요구한다.
- 초대 손님 및 방청객들이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에 연달아 등장함으로써
프로그램의 평판을 떨어뜨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낮시간대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들
간에 초대 손님 및 방청객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다.
- 방청객 참여 프로그램을 포함하여 모든 사실 프로그램에 대한 조사
절차를 재검토한다.
- 낮시간대 텔레비전 전략을 재검토한다.
BBC, 프로그램 시간 단축 및 관련자 5명 중징계
한편 BBC는 사건이 발생한 직후 스태프
28명 전원에 대해 면담을 한 후 5명에 대해 일단 정직 처분을 내린 후 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지난 3월 4일자 BBC 보도 자료에 따르면 이들 중
3명은 4월 3일자로 해고되었고, 또 한 사람은 경고 조치했고 자유 기고가로 일하던
사람에 한해서는 계약을 종결시켰다. 또한 방송 제작상의 통제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의 길이를 70분에서 45분으로 단축시켰다.
BBC의 회장인 크리스토퍼 블랜드(Christopher Bland)는 낮시간대의
신변잡기 토크 쇼에 대해 공적인 의도를 상기하도록 촉구하는 한편 단지 엔터테인먼트를
추구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엔터테인먼트에 역점을 둘 경우 프로그램을 폐지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2월 23일 왕립텔레비전협회(Royal Television Society)의 만찬
석상의 연설에서 와 같은 프로그램들이 지닌 나름대로의
의미를 인정하면서 "그와 같은 프로그램들은 시청자들의 진정한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다. 중요한 이슈들을 흡인력 있고 재미있고 인간적인 방식으로 다룰 수 있다.
이들은 교훈적인 성격이 강한 프로그램들로서는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없는 이슈들이다.
그같은 프로그램들의 장점은 대중성과 공영 방송이 상호 보완적일 수 있으며 모순
관계일 필요는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사실 프로그램에서는 어떤 형태의 거짓도 용납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ㅇ 참조 : BBC News Release '99. 2. 25., 3. 4.
Broadcast
'99. 2. 19., 2. 26., epd medien '99. 2. 20., 3. 3.
ㅇ 정리 : 성숙희(문헌정보자료팀 주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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