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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통권 80호] 미국, FCC 위원장의 일관성 부족에 비판 고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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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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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통신위원회(이하 FCC) 위원장 윌리엄 케너드(William E. Kennard)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1997년 11월 7일, 리드 헌트(Reed Hundt)의 뒤를 이어 취임한 FCC 최초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위원장 케너드의 지난 1년간의 행적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FCC 웹사이트의 케너드 소개 페이지를 보면, '디지털 시대의 소비자 옹호론자', '자유시장 경쟁의 주창자' 등의 표현을 볼 수 있다. 이런 이미지의 그가 지난 1년(정확히 말하자면, 15개월) 동안 보여 준 언행과 그를 둘러싼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파악함으로써, 왜 그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는지 살펴본다. 케너드의 경력에 대한 기대감이 1년 사이에 실망으로 케너드가 FCC의 위원장으로 선출되자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가 FCC의 업무를 진일보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 케너드는 위원장직에 선출되기에 앞서, 약 20년 동안 FCC의 법률 고문으로 재직하면서 위원회의 각종 법안을 손질하고 법률적인 자문을 해왔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FCC를 잘 알고 있고 따라서 효과적으로 조직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둘째, FCC 60년 역사상 가장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결과적으로 가장 인기가 없었던 헌트 위원장의 후임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돋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감은 이내 그보다 더 큰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이렇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케너드 자신이 초래했다. 지난 1년 동안, 중요한 안건에 대한 그의 입장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뀌거나 철회되지 않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위스키 TV 광고와 선거유세기간 중 정치광고 무료 허용, 방송사 소유권 규칙 변경과 AT&T-TCI 계약 등 중요한 문제에 대한 그의 견해가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변색했는지 다음 사례들에 잘 나타나 있다. <케너드 위원장의 말바꾸기 사례들> (사례 1) 위스키 TV 광고 케너드는 취임 직후인 1997년 12월, TV에서 위스키 광고를 하는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위스키 광고에 대해 나에게 긍정적으로 말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따라서 미국인들에게 이 문제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의회의 비판이 몇 주간 계속되던 1998년 2월 1일, 케너드는 생각을 바꿨다. "우리는 중요한 의제를 많이 가지고 있다. 위스키 광고 문제는 우선 순위가 아니다." (사례 2) 정치광고 무료 허용 1997년 3월 2일, 케너드는 클린턴 대통령의 편지에 답하는 가운데, 선거유세기간 동안 방송사가 입후보자들에게 무료로 방송시간을 주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3월 25일, 그는 그 문제에 대해 좀더 연구하겠다고 말하면서 종전의 입장을 철회했다. FCC 대변인인 리츠 로즈(Liz Rose)는 "방향은 바뀌지 않았다. 좀 더디게 진행될 뿐이다."라고 말했다. (사례 3) 방송사 소유권 규칙 변경 1998년 11월, 케너드는 지역 마케팅 협정(이하 LMAs)을 폐지하겠다는 안을 제시하여 방송업계에 충격을 주었다. LMAs는 동일한 시장에서 소유권의 이전 없이, 한 방송국이 다른 방송국을 운영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이 조치에 대해 많은 국회의원들은 FCC가 소유권 관련 규칙을 완화하기는커녕 더 엄격히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케너드는 일부 국회의원들이 텔레커뮤니케이션법의 LMAs 부분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고 말하면서 이 문제를 얼버무렸다. 지난 12월 6일, 케너드는 이 문제에 대한 예정된 표결을 연기하면서,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났다. FCC 대변인 데이비드 피스크(David Fisk)는 "위원장은 지금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고 말했다. (사례 4) AT&T와 TCI의 계약 문제 가장 최근에 입장을 바꾼 사례는, 케너드가 AT&T와 TCI의 계약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데에서 볼 수 있다. 국회의원들과 공익 옹호론자들은 AT&T가 TCI의 케이블 방식을 사용하여 지역전화에 경쟁을 허용하겠다는 약속에 기뻐했지만, 케너드는 AT&T가 시장 장악력을 이용하여 인터넷을 지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AT&T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자사의 @Home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는 약정서를 요구할 계획이다. 지난 1월 7일, 케너드는 이 계약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초고속 인터넷 네트워크는 경쟁을 허용하는 법에 의거해서 운영되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서, 케너드는 @Home과 AT&T의 관계에 아무런 제한을 가하지 않고 이 계약을 승인했다. 이에 대한 케너드의 설명이다. "우리는 앞날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들의 해결책을 가지고 있을 수는 없다." 전임 위원장이었던 헌트는 클린턴 및 고어와 학연을 맺고 있고 선거 캠페인에서도 혁혁한 기여를 한 바 있기 때문에, 정치적 수완에 있어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었다. 결국 헌트와 '마키아벨리안'이라고 불린 그의 비서실장 블레어 레빈(Blair Levin)은 자신들의 정치적인 능력을 과신한 결과, 의회를 무시하기 일쑤였고 업계 로비스트들로부터는 증오의 대상이었다. 이에 비해 케너드는 '좋은 인상과 부드러운 말투를 지닌 선한 사람'이라는 평가는 받았지만, 정치적인 감각은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 중론이다. 케너드를 더욱 힘들게 하는 현안들 현재 FCC의 중요한 현안으로는 디지털 의무 전송, 소수인종 및 여성의 방송사 취업, 전화업계 독점 해소 등이 있다. 이 밖에도 헌트가 엄청난 요금 삭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해결하지 못한 케이블TV의 월 사용료 인상 문제, 관련 업체들이 수십 조 달러에 달하는 입찰금을 내지 못해 갈수록 꼬여만 가는 주파수 경매 문제 등도 해결하기에 만만치 않은 과제이다. 어쨌거나 케너드는 FCC의 의사결정 최종 책임자로서 이 난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해야만 한다. 먼저 디지털 의무 전송과 관련하여, 케너드는 지난 해 5월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케이블업체와 방송사가 TV 디지털 신호의 전송을 보장하기로 의견일치를 보지 못한다면, 정부가 '개입'해야만 할 것이다." 지금까지 Time Warner와 CBS간에 이루어진 협정이 유일한 상황에서, FCC는 업계에 대한 설득 노력을 거의 포기한 듯이 보인다. 한편, 케너드가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는 이슈가 소수 인종과 여성들이 방송사 및 유관 업계에 취업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법원 판결은 케너드가 이 문제를 효과적으로 실시하지 못하게끔 심각한 제한을 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얼마 전 한 법원은 30년 이상 존재해왔던 FCC의 동등 취업 기회 규칙을 무효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너드는 방송사들에게 소수인종 채용 관련 서류들을 반드시 정리, 보관하고 있으라고 지시했다. 케너드가 아프리카계 미국인이고 인종 문제는 워낙 민감한 사항이라, 방송사들은 불평을 터트리면서도 이에 따르기로 했다. 무엇보다도 힘든 문제가 전화업계 규제 문제이다. 의회는 60년 만에 처음으로 텔레커뮤니케이션법을 전면 재손질하였다고 만족하고 있을지 몰라도, 정작 1,000조 달러에 이르는 지역 전화 독점을 깨뜨릴 방안을 마련하는 역할은 FCC가 떠안아야만 했다. 도저히 동의안이 만들어질 것 같지 않아 의회에서 FCC로 넘겨진 문제에 대해 FCC 역시 이해단체들의 반발을 물리치고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FCC 로비스트이자 과거 이 기관에서 근무했던 한 사람은 "지금 케너드에게 필요한 것은 정치적인 감각이다. 그게 부족하다면, 그의 곁에서 현명한 정치적 충고를 해줄 수 있는 참모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한다. 2001년 6월 30일이면 임기가 만료되는 케너드가 과연 지금의 비판을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전환시킬 수 있을지, 많은 방송 전문가들은 주의깊게 그를 지켜보고 있다. ㅇ 참조 : Variety '99. 2. 15.~21., N.Y.T. '98. 11. 19. ㅇ 정리 : 윤호진(문헌정보자료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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