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79호] 일본 민방계, 장기 불황으로 경영 실적 부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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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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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오랜 불황이 드디어 상업 방송계(민방업계)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사실 거품경기가 무너지기 시작한 90년대 초에도 방송계는 호황을 누렸다. 다소 수입이 감소하는 움직임이 있기는 했고, 따라서 약간의 경비 절감 노력 등이 이루어지기도 했지만, 오래가지는 않았다. 1994년 무렵부터는 다시 호황 국면을 맞이했고, 이러한 방송가의 호황은 일본의 경기도 이제 바닥을 치고, 다시 호황 국면을 맞이하게 되리라는 오해를 낳게 하는 한 요인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작년 말부터 닥쳐온 일련의 경제 위기 조짐들은 이번 사태가 과거의 불경기와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라는 위기감을 주고 있다. 기업은 광고 출고를 머뭇거리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방송국의 수입은 줄어들기 시작했다. 얼마 전 발표된 민방 키스테이션들의 중간 결산에서도 수입, 수익 모두 감소한 곳이 속출했다. 더욱이 2000년의 BS 디지털방송, 2003년의 지상파 디지털방송 시작을 앞두고, 막대한 투자비 부담이 필요한 시점이어서, 이러한 영업 실적 부진이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전반적 침체 속, 니혼TV, 후지TV의 2강 구도 두드러져 지난 20일 일본 민방 키스테이션들 중간 결산(4월∼9월)이 발표되었다. 이에 따르면 니혼TV와 TV도쿄가 소폭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을 뿐, 다른 방송사들은 모두 '수입 감소'를 기록했다. 이번에도 후지TV가 수위의 자리를 지키기는 했지만, 매출액, 방송 수입 모두 감소를 보였다. 후지TV는 민방 키스테이션 5개사 가운데 유일하게 경상이익을 30% 가깝게 늘리기는 했지만, 이것도 전기 결산에 포함되어 있었던 '주식 상장을 위한 비용'이 이번에는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올해 들어서도 계속해서 시청률이 호조를 보인 니혼TV는 1982년 이래 16년 동안 스파트 수입 부문 민방 수위를 차지해온 후지TV를 누르고,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서는 니혼TV가 90년대 초반부터 추진해온 '비전 90'이라는 계획이 구체적인 결실을 맺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스파트와 타임 수입을 합친 방송 수입 부문에서는, 후지TV가 1,318억 엔(2.5% 감소), 니혼TV 899억 엔(0.5% 증가), TBS 713억 엔(2.1% 감소), TV아사히 593억 엔(6.4% 감소), TV도쿄 394억 엔(1.8%증가)을 기록했다(표 참조). 1998년 일본 민방 키스테이션 중간결산(4월-9월)
(단위 100만엔, 괄호안은 전년동기대비 증감율) 그리고 타임 수입 부문에서는 니혼TV와 TV도쿄가 가까스로 한 자리 숫자의 수입 증가를 이뤄냈지만, 스파트 부문에서는 모두 수입 감소를 기록했다. 이러한 영업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물론 침체된 경기이다. 다양한 업종에서 광고 출고를 억제하는 움직임이 나타났고, 특히 텔레비전의 주요 광고주인 자동차와 식품 관계 기업의 광고 출고 침체 분위기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이번 중간 결산에서 가장 부진한 실적을 보인 곳은 TV아사히로, 경상이익 부문에서 전년 동기대비 마이너스 57.7%라는 대폭 감소를 기록했다. TV도쿄와 마찬가지로 일본 민방계 네트워크로서는 후발주자로 출발했지만, 전반적 경제성장 분위기 속에서 꾸준히 힘을 길러온 TV아사히는 뜻밖의 오랜 불황에 직면해, 점차 약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 중간 결산 결과에 대해서는 니혼TV, 후지TV의 2강, 그리고 TV아사히, TV도쿄의 2약 구도가 더욱 확실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들려오고 있다. 단독 제공 스폰서들, 광고 전략 바꿔 불황이 방송광고계에 미치는 영향 또한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최근 일본의 대표적 가전기업 도시바는 후지TV의 인기 애니메이션 <사자에 씨(サザエさん)>의 단독 제공을 올 11월부터 중지했다. 이 프로그램은 1969년부터 방영되기 시작한 후지TV의 간판 프로그램으로, 도시바로서도 충분한 광고 효과를 누려왔던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이번 결정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일본의 민방계에서는 단독 제공을 둘러싼 규제가 거의 없기 때문에 광고주가 희망할 경우 뉴스 등의 특정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에서 단독 제공이 가능하다. 단독 제공의 장점으로는, 적어도 3년 이상의 장기간 단독 제공 스폰서를 계속하게 되면, 기업 이미지 구축에 상당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따라서 장기간 그것도 수십년 동안에 걸쳐 단독 제공을 해온 프로그램을 포기한다는 것은 웬만한 이유가 아니고서는 생각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바측이 단독 제공을 포기한 데는 '광고비를 각 계층에 따라 다양한 시간대로 나누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불황의 직접적 영향이라기보다는 도시바의 광고 전략이 변화하고 있는 증거라는 시각이다. 즉 기존의 가전 제품 중심에서 최근에는 컴퓨터 등의 정보통신기기 쪽으로 영업의 중심이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광고 전략도 변화할 필요성이 제기된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자에씨'의 경우 시청자층이 10대에서 장년층까지 골고루 분포되어있기는 하지만, 그 중에서도 20대, 30대 시청자는 비교적 적은 편이다. 따라서 도시바는 20대, 30대의 젊은이들이 많이 보고 있는 다른 프로그램으로도 광고비를 투입해야겠다는 전략으로 전환하게 됐다는 것이다. 앞서 지적했듯이 일본 민방계에서는 프로그램 단독 제공에 대한 규제가 없기 때문에, 현재 방송되고 있는 프로그램만으로도 약 90편에 달한다. TBS의 시대극 <오카 에쓰젠>(마쓰시타전기산업), <세계 불가사의 발견>(히타치), <세계 유산>(소니), 또 니혼TV의 <오샤레 간케이>(시세이도)와 프라임타임의 1시간 짜리 프로그램을 단독 제공할 경우에 스폰서의 비용은 연간 약 40억 엔에 달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스파트 광고나 공동 제공의 경우 15초 정도로 광고시간이 제약되지만, 단독 제공의 경우 90초 정도까지 광고시간을 이용할 수 있을뿐더러, 광고주 소개 멘트에서부터 프로그램과 광고 사이의 구분 방법에 이르기까지 광고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을 비교적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도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가 높을 경우, "어느 기업이 제공하고 있다"는 한 마디의 멘트는 그 자체로 충분한 기업 이미지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오랜 불황은 이러한 '단독 제공' 선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순수하게 광고 효과만을 노린다면 분명 스파트 쪽이 우위에 있다는 분석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대신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은 '5분 정도'의 미니 프로그램의 단독 제공이라고 한다. 5분짜리 미니 프로그램이라고는 하지만, 역시 단독 제공일 경우에는 "어느 회사 제공으로 보내드렸습니다"라는 멘트는 분명히 나가고, 또 비용도 훨씬 적게 든다는 이점이 있다. 또 TV아사히에서 방송되고 있는 <세계의 차창에서>(후지쓰 제공)와 같이 스폰서측에서 저작권을 가지고 CD-ROM으로 판매하는 등의 2차 이용을 전제로 한 제작도 이루어지고 있는 등, 다양한 전략이 모색되고 있다는 점도 특기할 만 하다. 극심한 하락 추세를 보이는 스파트 광고 시장
불황의 영향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는 곳은 프로그램과 프로그램 사이에 들어가는 스파트광고 부문이다. 각 민방의 중간 결산 실적을 보면, 스파트 수입은 전반적으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각 방송국마다 자동차, 가전, 가공식품 등의 기업이 광고 출고를 줄이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위의 표에서 주목할 수 있는 것은 각 방송국 모두 감소 경향에 있지만, 니혼TV가 스파트 광고수입 부문에서는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1982년 이후, 후지TV가 스파트 광고 부문에서는 계속해서 수위를 유지해왔다. 이 '역전'은 시청률 경쟁의 방송국 순위가 그대로 스파트 광고수입에 반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프로그램 내용과는 직접 관계없는 광고인 만큼, 스폰서측에서는 시청률만을 더욱 정확하게 검토해 선택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이다.
또 하나의 경향은, 각 방송국의 프로그램 홍보 광고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파트 광고의 출고량이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가격은 내려간다. 그렇지만, 가격을 내리고 싶지 않은 방송국측은 싸게 파느니 안 판다는 대응방식을 택하고 있다. 따라서 안 팔린 스파트 시간대를 어쩔 수 없이 프로그램 등의 PR용으로 이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자사 프로그램 홍보 광고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BS 디지털방송, 지상파 디지털화에도 영향
이처럼 민방의 광고비 수입이 하락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다른 업계에 비하면 사정은 좋은 편이다. 아직은 방송국이 도산했다는 이야기는 들려오지 않으며(신문사의 경우는 일부 도산기업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도쿄 키스테이션의 경우는 구조조정이라는 이야기도 피부에 직접 와닿는 정도는 아니다. 문제는 BS 디지털방송, 지상파 디지털화 등에 대한 대응과정에서 막대한 설비투자비가 필요하다는 점에 있다.
새로운 사업은 당분간은 투자비를 부담하게 될 뿐 이익을 기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상당 기간 경기 침체국면이 계속될 경우, BS 디지털방송, 디지털 지상파방송 등의 신규 사업도 당초 계획대로 추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황성빈/일본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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