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75호] 영국, 디지털TV 출범으로 사회 구도 변화 예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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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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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일, 영국에서 처음으로 디지털TV 방송이 시작되었다. BSkyB가 선두권을 잡고 시작한 디지털방송에 대해, 사회 모든 부분에서 조심스러운 반응과 전망을 내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방송 전문인, 학계 혹은 정책 책임자들이 생산하는 담론들만이 디지털TV에 관한 이야기들의 전부였다면, 이제는 새로운 미디어 분야에서 직장을 구하려는 대학생으로부터 TV 수상기를 구입할 때 구미디어와 신미디어 사이에서 새로운 결정을 내리느라 고심하는 가정 주부에 이르기까지 여러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내리는 디지털TV에 대한 느낌과 평가들이 이제 막 사회에 첫 걸음을 내디딘 디지털TV의 생생한 국면들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9월 30일 밤, 소비자 시장에 처음으로 셋톱박스와 리모트 콘트롤, 위성 안테나 등이 소개된 가운데, 시내 전자제품 상가는 새로운 매체를 구경하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사람들의 반응도 가지각색이어서, 디지털TV의 월등한 화상과 음질에 감동받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또 다른 부류들은 기존의 TV와 커다란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흥미로운 현상 중의 하나는 이 미디어에 대한 관심도에 있어 남성과 여성간의 차별성이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TV 수상기를 판매하는 전자상가 고객의 대부분이 남성이고, 디지털TV에 관해 의견을 묻는 인터뷰에서 한 가정주부는 "나의 남편은 오직 스포츠 때문에 디지털TV를 원해요. 대부분의 기계들이 모두 남성적인 것과 마찬가지로요."라고 답했다. 하지만 디지털TV는 단순한 기계에 그치기보다는 한 사회의 커뮤니케이션 구조의 중요한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제 방송 기술적인 면에서 생산, 가동하는 데에 성공한 신생 매체 디지털TV가 이제 영국 사회에서 어떠한 식으로 적용되어질 것인가 하는 문제가 디지털TV의 운명을 결정해 나아갈 가장 중요한 문제임은 물론이다. 전자상가에서 시험삼아 TV를 켜보았다가 채널을 돌릴 줄 몰라 당황하고, 소리를 크게 해 놓았다가 줄일 방도를 몰라 옆 사람들의 눈총을 받았다는 한 시민의 이야기는 하나의 에피소드로 웃어넘기기에는 그 함축하는 바가 매우 크다. 실제로 디지털TV가 창출해 낼 것으로 예상되는 노동시장이라든지, 프로그램들의 질과 그것이 파생할 사회, 교육적인 문제들 그리고 디지털TV를 둘러싼 경제적 문제 같은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Continental Research가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약 14%가 디지털TV에 가입할 것이라고 답했는데, 이는
여타 매체들의 경우에 비교해 볼 때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이다. 예컨대, 휴대폰의 경우, 지난 1997년 진행된 조사에 의하면 앞으로 6개월
이내에 휴대폰을 구입할 예정이라는 응답자의 비율이 6%에 불과했다. 시민들의 디지털TV에 대한 인지도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서, 지난
8월 말 현재 영국 성인들 중의 83%가 디지털TV에 대해 알고 있었는데 이는 5월의 72%에 비해 14% 포인트 정도가 증가한 수치이다.
디지털TV의 사회경제적 측면에서의 기여도에 대해 의견 양분 한편 디지털TV가 쌍방향 방송을 시작하면, 이것은 또 다른 점에서 사람들의 생활에 적잖은 변화를 야기하게 될 것이다. BSkyB는 가입자들이 의무적으로 BIB(British Interactive Broadcasting)에도 등록하도록 정해 놓았는데, 이 규정에 따르면 12개월 동안 가입가구의 전화선이 BSkyB의 디코더에 연결되어야 하는 것이다. British Telecom의 후원하에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디지털 쌍방향 방송이 쇼핑 및 은행 업무를 병행하게 될 가까운 미래를 위한 것임이 당연하다. 실제로 Asda나 Littlewoods 같은 거대 유통업체들은 디지털TV의 쌍방향 방송을 위한 홈쇼핑 채널을 개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TV가 소비, 오락적인 측면을 벗어나 사회경제적인 측면에서 어떠한 식으로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문제에 있어서는 긍정적·비관적인 견해가 양존하고 있다. 화려하고 풍성한 표피와는 달리, 그 내부적인 구조는 그리 희망적인 것만은 아니다. 예컨대 프로그램 제작, 분배 면에서 볼 때, 우선 디지털TV의 그 거대한 채널망을 '양적'으로 충족시키기 위해서 노동집약적인 프로그램 제작·송출 방식, 즉 DIY 편성 방식이 적극적으로 도입될 것이다. 한편, 이러한 구도는 본질적으로 인적 자원은 최소로 요구하는 반면, 자본, 특수 방송기기 등등의 여타 프로그램 생산 요소들에 대한 필요성이 매우 커지기 때문에, 이러한 경향은 기존의 프리랜서 중심의 소규모 프로그램 생산구조로부터 대규모 프로덕션의 자체내 생산방식(in-house)으로의 변화를 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막 출발선을 떠난 디지털TV가 어떠한 식으로 사회에 자리잡게 될 것인가는 상당한 시간이 지나서야 그 대략적인 모습이 파악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표피적으로 드러나는 현상을 꿰뚫고, 그것이 일상생활 구조를 변화시키는 흐름과 강도를 진지하게 검토하는 태도가 끊임없이 요구되리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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