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73호] 미국, 케이블TV의 생존 전략 - E!와 HBO를 중심으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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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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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나라에서는 빈사상태에 빠진 케이블방송을 살려내기 위한 각종 정책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채널 티어링제 허용, 채널 장르 변경과 인수·합병 추진, 국내외 대자본의 참여폭 확대, 중계유선방송의 활용 등이 그것이다. 대체적으로 정부의 규제 완화와 대자본의 참여 허용에 초점이 맞추어진 이 방안들이 과연 케이블방송을 얼마나 회생시킬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업계 종사자들과 관련 전문가들은 여전히 논란을 벌이고 있다. 이 글에서는 미국의 케이블방송, 특히 기본 채널인 E! Entertainment와 프리미엄 채널인 HBO의 생존 전략을 알아봄으로써, 우리 나라 케이블방송의 프로그램 편성 방식과 경영 전략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네트워크 방송사와 틈새 케이블채널들의 편성 전략 미국의 네트워크 방송사들은 연례 행사격인 가을철 프로그램 개편 시즌이 다가오면서 또다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모든 방송사들이 수억 달러를 투자해서라도 뉴욕 타임즈 9월 7일자 관련 기사에 따르면, 최근 들어 틈새 케이블채널들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규모의 경제'라는 전통적인 성공 모델이 역전되고 있다고 한다. 즉, 네트워크 방송사들은 프로그램을 위해 막대한 돈을 투자하면서 - 예컨대, NBC는 특히 오락과 패션 세계에 관한 최신 뉴스를 경쾌한 톤으로 보도하고 과거에 방영된 방송 시리즈물들을 재방송하는 E! Entertainment(이하 E!)의 성공 사례는 여러 가지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미국에는 E! 말고도 History Channel, Sci-Fi Channel, Nashville Network, Black Entertainment Televi-
sion 등 소수층을 겨냥한 틈새 채널들이 있다. 그러나 유독 E!가 돋보이는 이유는 이 채널이 주로 메타 오락물(오락물에 관한 오락물)들로 편성되어 있고 제작비를 낮게 유지하면서도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E!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인 E!의 메타 오락물 위주 편성 전략과 탁월한 경영 성과
수입을 광고비에만 의존하는 네트워크 방송사들과는 달리, E! 같은 기본(basic) 케이블채널들은 광고비와 가입비라는 두 가지 수입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네트워크사들의 주된 목표는 광고주들이 가장 선호하는 그룹인 18∼49세 시청자들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지만, 케이블채널들은 광고비를 통한 수익 외에도 현재 증가 추세에 있는 가입자들이 잠깐이라도 시청하기만 하면 경영상에 큰 어려움이 없다. 전문가들은 E!가 가입자 5,100만 명(올해 말까지 5,400만 명으로 늘어날 예정)으로부터 1인당 9∼10센트를 받는다고 추정한다.
8년 전 다수의 케이블 회사들이 설립한 E!는 현재 Comcast Communica- tion이 40%, Walt Disney가 39%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고, 나머지 21%는 Media One과 Tele-Communications가 균등하게 나눠갖고 있다. E!의 사장인 리 마스터스(Lee Masters)에 따르면, 전체 수입 중 50%는 광고, 40%는 가입비 그리고 나머지 10%는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유럽 등지의 국제 배급망을 통해서 벌어들인다고 한다.
케이블산업 연구조사기관인 Paul Kagan Associations의 데렉 배인(Derec Baine)은 E!가 올해 벌어들일 총수익이 1억 2,4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사실은 이자, 세금, 감가상각비 등을 제외한 현금 자금(cash flow)이 4,500만 달러로 추정된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많은 빚을 안고 시작하는 케이블채널들의 재무 구조를 고려해 볼 때, 현금 자금이야말로 해당 채널의 재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 더 나아가 M&A시 핵심적인 측정치가 되는 - 중요한 기준인 것이다.
배인에 따르면, 지난해 4대 주요 네트워크의 총수익은 127억 달러였으나, 현금 자금은 6억 9,700만 달러에 불과했고, 이 중 대부분이 NBC로부터 나온 것이었다. 이 수치는 역시 지난해 전체 케이블채널들이 벌어들인 총수익 94억 달러, 현금 자금 25억 달러와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배인은 갓 출범하여 수익률이 매우 낮은 일부 케이블채널들이 평균치를 끌어내리지만 않았다면, 현금 자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더 높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E!는 탁월한 경영 성과를 토대로 몇 가지 야심찬 계획을 선보였다. 그 중 하나는 E! Online이라는 케이블채널 자매격의 웹 사이트를 개설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10월부터 패션 전문채널인 Fashion Emergency를 새롭게 출범시키려는 것이다. 특히 E! Online은 케이블채널 E!에 대한 선의의 경쟁 상대이자 텔레비전과 사이버스페이스를 통합하는 매개체로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HBO, 어린이와 가족 대상의 HBO Family를 추가 설립키로
한편, 스토리가 복잡한 영화와 R등급(17세 이하는 부모 동반)의 코미디물 그리고 프로권투 빅게임 중계 등으로 유명한 HBO는 24시간 방송 채널이자 광고 없는 케이블방송인 HBO Family를 내년 2월 출범시키기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다. 제목을 이용하여 '정직한, 총명한, 굉장한(Honest, Brainy, Out-
rageous)'이라는 구호를 내건 이 신생 채널은 Time Warner 소속의 모채널 HBO가 소유하고 있는 많은 가족 관람용 영화들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에서 가족용 채널에 대한 수요는 상당히 큰 편이다. 케이블TV의 수익성 부분에서 Nickelodeon이 ESPN의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한 것이나, 지난해 Disney Channel의 시청률이 34%, 가입자가 56% 상승한 것은 모두 이로부터 기인한다. 또한 전문가들은 국제 시장에서 어린이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 따라서 Fox Family Channel은 지난 8월에 전면적인 개편을 단행하여 가족물 위주의 채널로 시청자들에게 선보였고, Nickelodeon과 Children's Television Workshop이 공동 투자한 Noggin이 내년 1월에 방송될 예정이다.
HBO는 이 새로운 채널에 1,8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며, 경쟁사들과는 달리 광고나 장난감 판매용 프로그램들을 일체 내보내지 않음으로써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HBO Family의 프로그램 편성 계획을 살펴보면, 아침에는 미취학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정오부터 오후 4시까지는 영화나 어린이용 특집물, 저녁에는 청소년 대상의 교육적인 게임쇼 그리고 밤에는 가족용 영화로 구성되어 있다.
HBO의 기존 가입자들은 추가 요금을 내지 않고서도 HBO Family를 볼 수 있다. 단, 그 지역의 케이블 시스템이 이 신생 채널을 전송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있거나, 제공하기로 결정해야 가능한 일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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