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4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Bloomberg-TV는 독일에서는 아직 시도되지 않은 화면 분할 방식의 광고를 선보임으로써 독일 방송 광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미국 Bloomberg 방송사의 자회사로 케이블망을 통해 보급되는 경제 전문 채널 Bloomberg-TV는 동화상 박스에서 광고를 내보내는 동안에도 텍스트 박스에서 문자 정보를 띄우는 방식을 사용한다.

헷센주의 민영방송 면허 교부를 담당하는 매체관리공사(LPR Hessen)는 Bloomberg-TV의 광고 방식을 승인했다. 동화상이 제공되는 화면 주위에 L자로 늘어서 있는 5개의 텍스트 박스가 있는데, 이 부분에서는 경제 정보 외에도 정치, 날씨, 스포츠 등의 뉴스를 볼 수 있다. LPR Hessen의 홍보담당관인 아네테 슈리퍼스는 Bloomberg-TV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방송 프로그램과 미디어 서비스의 혼합'이라며 "동화상 광고는 방송국가협정의 광고 규정을 충족시켜야 하는 반면, 텍스트 부분은 방송국가협정 소관이 아닌 미디어 서비스로 분류해야 한다."( '98. 8. 8.)고 설명했다.

독일에서 일반 방송 분야는 방송국가협정의 규정에 따르지만 텔레비전 텍스트 서비스는 '미디어 서비스에 관한 州간 협정'(제2조 2항)의 규정하에 놓인다. 방송국가협정은 '광고는 광고임을 명백히 알 수 있어야 한다. 광고는 텔레비전에서는 시각적인 방법을 통해, 라디오에서는 청각적인 방법으로 다른 프로그램 부분과 명백히 분리되어야 한다. 어떠한 은밀한 기술도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제7조 3항)고 밝히고 있고 '미디어 서비스에 관한 州간 협정에서는 '광고는 광고라고 명백히 표시되어야 하고 제공물의 여타 내용과 명백히 분리되어야 한다. 광고에서는 어떠한 은밀한 기술도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제9조 2항)고 정하고 있어 기본적으로 상호 일치하는 맥락이다. 따라서 Bloomberg-TV에서처럼 '광고'라는 뚜렷한 표시를 통해 나머지 화면 들과 구분지을 경우, 광고와 프로그램을 명백히 분리해야 한다는 규정은 역시 충족된다는 게 관할 관청인 LPR Hessen측의 견해이다.

NLM, "광고와 프로그램 영역의 '지속적인 분리'가 중요"

그러나 문제는 프로그램과 광고가 시간적인 차이를 두지 않고 동시간에 방송되어도 되느냐는 것이다. 물론 방송국가협정이나 '미디어 서비스에 관한 州간 협정' 어디에도 광고는 시간적으로 프로그램과 분리되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이와 관련하여 니더작센주 매체관리공사(NLM)의 전문위원인 마르틴 볼프는 "방송국가협정의 전체적인 맥락에서 볼 때 광고와 프로그램이 시간적으로 상호 분리되어야 한다는 점은 '명백한' 사실"( '98. 8. 8.)이라고 말했다. 그는, Bloomberg-TV는 특별한 경우라며 지난 8월 1일과 2일에 걸쳐 화면 하단부를 이용한 광고 시험 방송을 실시한 n-tv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주매체관리공사들의 광고 담당팀이 광고와 정보를 한 화면에 담도록 허용한 것은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텍스트 서비스라는 '두 가지 상이한 영역이 화면상에 '지속적으로' 상호 분리되어 등장하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n-tv의 경우, 화면의 상이한 부분들간에 '지속적인 분리'가 존재하지 않으며 광고를 내보냈던 이동 띠 부분에서 나머지 시간에는 정보를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n-tv는 주말인 8월 1일과 2일의 17시에서 자정에 걸쳐 분리 화면 시험 방송을 실시했는데, 이 때 평상시에는 주식 시세를 알려주던 화면 하반부의 텍스트 띠를 이용해 텍스트 광고 문안을 전송했다. 물론 '광고'라는 문구와 분리선은 표시했다.

n-tv의 면허 교부 관청인 베를린-브란덴부르크州의 매체관리공사(MABB)는 현재 n-tv의 광고 문제를 심의하고 있는데 n-tv의 경우도 Bloomberg -TV와 같은 시각에서 조명할 수 있다는 포용적인 입장이다. 州매체관리공사들의 광고 담당팀은 9월 중순까지 n-tv의 문제에 대해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n-tv의 사장인 칼-울리히 쿨로는 보도자료를 통해 "州매체관리공사들이, 광고와 프로그램으로 분리된 화면이 기본적으로 금지된 사항은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州매체관리공사들은 분리된 화면을 앞으로 허용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해 제4차 방송국가협정 개정안에서 명확히 규정하도록 각 州에 요청한 바 있다. 실제로 텔레비전 방송사들은 스포츠 중계 방송의 경우 분리 화면을 이용하여 암암리에 광고를 행하고 있다. 예를 들면, 시간 표시나 경기 결과와 전혀 관계가 없는 회사들의 로고를 경기 결과표에 등장시키는 형태 등으로 그 동안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하여 州매체관리공사들의 광고 담당팀은 스포츠 경기에서 시간을 측정하는 데 쓰인 시계의 회사명과 같이 '출처 표시'로 분류될 경우에 한해서만 그런 형태의 로고 제시를 용인하기로 결정했다. 그 외에 이동전화 회사의 로고라든지 가스 회사의 로고와 같이 시간 측정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회사의 로고가 등장할 경우 광고와 프로그램의 분리라는 기본 원칙을 침해한 것으로 보기로 했다.

화면 분리 방식은 프로그램 중간에 방송되는 광고 때문에 시청자가 이탈하는 것을 우려하는 방송사들로서는 반가운 광고 형태가 아닐 수 없다. 반면에 프로그램과 광고가 한 화면에 등장하게 됨으로써 이들간의 경계가 모호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성숙희/정보분석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