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72호] 미국 PBS, 케이블채널들과의 경쟁에 부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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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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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채널들이 예전에는 PBS에서만 볼 수 있었던 프로그램들의 아류작을 방송하면서부터 PBS 내부에는 자칫 PBS가 케이블 시청료를 부담할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만이 시청하는 채널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위기 의식이 높아가고 있다. 비슷한 프로그램들을 전문적으로 내보내는 케이블채널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PBS는 다양한 각도에서 자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달라진 상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는 Nickelodeon의 2∼5세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인 〔Blue's Clues〕가 PBS의 아동 프로그램 가운데 간판격인 〔Sesame Street〕를 상회하는 시청률을 기록한 데에서 찾을 수 있다. 사실 History Channel의 〔20th Century with Mike Wallace〕나 A&E의 〔Biography〕, Discovery Channel의 〔Wild Discovery〕 등은 PBS가 중점을 두어 온 다큐멘터리 프로그램들과 그 내용이나 포맷에서 상당히 유사하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케이블방송 쪽에서는 품격 높은 자체 제작 프로그램들이 케이블채널들을 통해 시청자에게 제공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상업방송과 비상업방송의 구분은 무의미하며 PBS의 존립 근거를 찾을 수 없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보다 많은 다큐멘터리와 어린이 프로그램들이 제작되면서 프로그램이 방송될 수 있는 채널을 찾고 있기 때문에, PBS는 기존의 프로그램들뿐만 아니라 신규 프로그램들이 다른 채널들을 통해 방송되는 것도 막을 수 없는 형편이다. 실제로 올해 Nickelodeon은 〔Sesame Street〕의 재방송을 포함, 〔Children's Television Workshop〕의 방영권을 따내 자신들이 계획하고 있는 비상업 교육 네트워크인 The Noggin에서 방송할 예정이다. Discovery Channel은 이전에 PBS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영국 BBC의 프로그램들을 미국에서 방송할 수 있는 권리를 따냈고, Fox는 이번 가을부터 PBS가 방송해 온 교육용 만화 시리즈 〔The Magic School Bus〕를 방송한다. PBS의 대응방안 1 - 품격있는 프로그램의 제작 PBS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프로그램의 품질을 통한 승부라 할 수 있다. 보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여 제작한 깊이 있는 고품격 프로그램들로 유사 프로그램들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겠다는 것이다. 비록 다른 채널들에서 비슷한 형식의 프로그램들을 방송한다 하더라도 2∼3년간의 제작 기간을 들여 만든 프로그램과는 깊이가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실제로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듯 지난 한 해 PBS 프로그램의 가정용 비디오 판매는 3,200만 달러에 달했다. 문제는 최고의 프로그램을 선보이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에 있다. 1997년 PBS의 총예산 2억 4,700만 달러 가운데 약 3,000만 달러는 공공방송협회(CPB)에서 제공했고, 1억 2,900만 달러는 각 회원 방송국에서 거두어 들였다. 특히 가정용 비디오 판매는 PBS의 수입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바, 〔Lewis & Clark: The Journey of the Corps of Discovery〕는 10만 개 이상 팔렸으며 〔Stephen Hawking's Universe〕 비디오는 6만 개에 달하는 판매 실적을 올렸다. PBS는 작년 한 해 4,700만 달러를 기록했던 프로그램과 서비스 판매 수입을 2000년까지는 7,000만 달러로 올리겠다는 목표 아래 사업적인 측면에도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예컨대, Warner Home Video에 PBS 프로그램의 가정용 비디오를 배포할 수 있는 권리를 판매한 것을 비롯, Reader's Digest Association과는 프로그램의 해외 공급뿐만 아니라 PBS에서 방송될 프로그램 개발에도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허용했다. 또한 PBS의 프로그램들과 관련된 인형, 장난감과 책 등의 판권 수입 협상에도 적극성을 띨 것으로 보인다. PBS는 프로그램 제작 예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채널들에서 PBS 프로그램들을 재방송하는 것을 막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자사 프로그램에 대한 인터넷 저작권과 비디오 판권, 직접 위성 방송에 대한 권리를 요구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데, 이미 다큐멘터리의 방송과 비디오 판매에 대한 독점권을 확보한 상태이다. PBS의 대응방안 2 - 적극적인 채널 홍보 PBS는 프로그램의 품질을 유지하는 한편, 다른 케이블과 구별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채널이라는 인식을 시청자들에게 심어주려는 노력도 병행할 계획이다. 특히 어린이 프로그램과 다큐멘터리에 관한 한 최고의 '브랜드'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작년 대비 17%가 인상된 1,500만 달러(예산의 7∼8%에 해당)의 예산을 채널 홍보에 투자할 계획이다. 케이블과의 경쟁에서 살아 남으려면 브랜드에 대한 확실한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 아래 각 지역 제휴 방송국들의 이름과 PBS의 로고를 결합한 'co- branding'과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을 만한 이벤트 방송에 한해 로고를 화면에 내보내는 것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PBS의 대응 방안 3 - 프로그램 배포 시스템의 개선 그 밖에 제휴 방송국들을 통한 프로그램 배포 시스템에도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지난 몇 년 동안 PBS는 시청자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이유로 제휴 방송국들로 하여금 동일한 시간에 주요 프로그램을 방송하도록 권고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시청자 수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수신지역이 중복되는 방송국들간에는 편성 일정을 조정, 제휴 방송국들간의 불필요한 경쟁을 방지하도록 할 계획이다. 즉, 적어도 한 방송국에서는 '보완적(complementary)' 프로그램을 방송하도록 함으로써 다른 방송국의 프로그램에 만족하지 않는 시청자들을 흡수한다는 것이다. 빠르면 내년 여름부터 인접 지역 PBS 제휴 방송국들간에 이 같은 '대응 편성(counter programming)'을 시도함으로써 시청자들의 요구를 최대한 소화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배포 시스템을 수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는 지역 방송국들의 신호를 수신할 수 없는 시청자들에게만 직접 위성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모든 직접 위성방송 수신자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시작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이 같은 PBS의 자구 노력은, 비상업주의가 결코 경쟁에서 자유롭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자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자칫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공영방송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비록 케이블채널들의 세찬 도전 속에서 고전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다른 채널을 보지 않고 PBS만을 고집하는 충실한 고정 시청자들이 있다는 점에 관계자들은 희망을 가지고 있다. 프로그램의 품질을 유지하는 한 시청자들로부터 외면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은주/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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