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ategy Analytics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디지털 위성과 케이블 방송이 디지털 지상파방송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전망이 밝을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조사 보고서는, 셋톱박스의 비용과 유용성, idTVs에 대한 낮은 수요 등으로 디지털 지상파방송의 성장이 다른 플랫폼에 비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조사는 전세계적으로 1997년까지 1,200만 가구가 디지털TV에 가입해 있으며, 올 한 해 동안 1,100만 가구가 추가되어 1998년 말까지는 2,300만 가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그 중 95%가 DTH 위성 서비스를, 5%가 디지털 케이블 서비스를 받고 있지만, 디지털 케이블이 빠른 속도로 성장해 디지털 위성 서비스와 경쟁할 것으로 내다봤다.

Stratege Analytics의 데이비드 머서(David Mercer)는 "디지털 케이블의 시장점유율이 5% 안팎이지만, 이는 현재 대부분의 케이블사들이 디지털 서비스 시장 진입 초기이기 때문이며, 2005년까지 세계적으로 1억 1,700만 가구가 케이블을 통해 디지털방송을 수신하게 될 것"(TV Express, '98. 8. 6.)이라고 전망했다. 또 디지털 위성방송 시장도 2005년까지 1억 4,500만 수신 가구를 기록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DTT (Digital Terrestrial TVː디지털 지상파 방송)에 대한 시장 영향력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머서는 "무료로 셋톱박스를 설치하는 데 수십 억 달러가 쓰여지지 않는다면 기존의 아날로그 신호를 교환할 수 없을 것"으로 평가하면서 셋톱박스가 디지털TV 수신의 주요 수단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지털 셋톱박스는 올해 56억 달러(19억 파운드) 규모의 1,140만 대가 팔리고, 2005년까지 매년 5,300만대의 판매 기록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idTVs(integrated digital TV set)에 대해서는 제조업체들이 아직도 생산 채비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 데다가 설령 금년 말까지 제품을 생산한다 하더라도 그 수요가 매우 적을 것이라며, 가능한 한 빨리, 그리고 값 싸게, 다양한 프로그램에 접근하기를 바라는 수용자들에게 셋톱박스가 가장 손쉬운 방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사 내용은 최근 영국에서 전개되고 있는 BSkyB와 ONdigital의 치열한 경쟁에 비추어 볼 때, 의미심장한 것이 아닐 수 없다.

BSkyB는 연간 광고 비용을 1,000만 파운드로 책정했다가 ONdigital이4,000만 파운드로 결정하자, 6,000만 파운드로 상향 조정했을 뿐만 아니라, 월 가입료와 셋톱박스의 소비자 가격을 경쟁적으로 인하하면서 가입가구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또 BSkyB를 통해 ITV가 방송 서비스를 하게 된다면 2008년까지 3억 5,000만 파운드 이상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ITV 끌어들이기에 도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ONdigital은 보수적 성향의 영국민들을 디지털 방송에 가입하도록 하는 동인 중 하나가 편리한 수신 장비라고 생각하고 필립스, 도시바 등과 함께 제한 수신 장치가 내장되어 있는 idTVs를 개발, 이를 통해 가입자를 확보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서 발표된 이번 조사 결과가 디지털 지상파방송사에게는 실망스럽지 않을 수 없다.

이 보고서는 디지털TV의 선두 그룹으로서 DirecTV, USSB, PrimeStar, Canal+, EchoStar, BSkyB를, 셋톱박스 제조업체 중에서는 Thomson, GI, Pace, Philips, Nokia, Sony, Sagem을 꼽았다. 국가별로는 미국, 호주, 프랑스, 스페인이 디지털로의 전환을 선도하고 있으나 주요 시장은 여전히 이탈리아와 영국과 같은 유럽 시장이며, 아시아와 남아메리카 시장 또한 상당한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Strategy Analytics는 유럽과 북미를 제외한 시장이 2005년까지 디지털TV의 42%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홍옥선/정보분석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