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78호] 일본, V칩 도입 유보키로 결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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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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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대한 대책을 논의해 오던 '청소년과 방송에 관한 조사연구회'('98년 5월 14일 발족)에서, 지난 11월 16일 유해 방송 프로그램 대책에 관한 보고서의 골자를 발표했다. 초점이 되고 있던 V칩, 즉 방송 프로그램의 등급과 연계돼 폭력 장면과 성 표현을 차단하는 장치의 도입에 대해서는, '계속 검토 과제'로 삼기로 하고, 대신 방송업계로 하여금 자율적인 가이드라인을 책정토록 제안하기로 했다. 이로써 올해 고베(神戶)에서 일어난 '소년 살해 사건' 등을 계기로 고조되었던 'V칩 도입 논의'는 일단 '유보'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다. 이 조사연구회는 12월 7일 최종 회합을 갖고,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V칩 도입 논의, 그 동안의 경위 일본에서 V칩 도입을 둘러싼 논의는 미국에서 V칩이 도입된 후 바로 시작되었다. 당시 쓰바키(椿) 발언 파동 이후, 텔레비전의 '정치적 공평성' 문제를 논의하던 '다채널시대, 시청자와 방송에 관한 간담회'에서 V칩 문제도 함께 거론되었는데, 이 때는 'V칩 도입은 시기 상조'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그러다가 다시 V칩 도입 논의가 재연된 것이 올 3월이다. 올 들어 고베에서 발생한 '소년 살해 사건'을 비롯한 청소년 흉악 범죄가 텔레비전 등에서 크게 다루어지면서 '청소년 대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것이 배경이었다. 지난 3월 문부성의 중앙교육심의회는 '가정 내에서 부모가 유해 정보를 관리하기 위해 TV 프로그램에 대한 사전 표시와 폭력 및 성 표현을 차단하는 V칩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도록 우정성 및 방송업계에 요구했다. 이어 총무청의 '청소년 대책 추진 회의'에서도 같은 지적을 했다. 또 각 성청(省廳)의 심의회 대표와 전문가들로 구성된 '차세대를 맡을 청소년에 대해 생각하는 전문가 회의'에서도, '차세대를 맡을 청소년을 위해'라는 보고서에서 언론 표현의 자유와 공공 복지의 균형에 유의하면서, 각 방송국별로 마련된 프로그램 심사 체제뿐 아니라, '방송과 인권 등 권리에 관한 위원회(BRO)'처럼 각 방송국이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심사, 평가하고 방송시간대에 대해서도 배려함과 아울러 'V칩 도입' 등에 대해서도 검토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따라, 지난 5월 우정성에 '청소년과 방송에 관한 조사연구회'가 설치되었다. '청소년과 방송에 관한 조사연구회'의 논의 이 조사연구회는 우정성의 다른 '모임'들과는 달리 공개로 진행되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첫 회합에서 우지이에(氏家齊一) 민방련 회장이 일반에게도 공개로 진행할 것과 자료를 위원들에게 미리 보내줄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우정성의 각종 심의회 등의 진행 방법이, 방대한 자료를 우정성에서 작성한 다음, 회의석상에서 배포하고 이에 대해 1시간 정도 우정성 관료가 설명한 후, 정작 위원들끼리 논의할 시간은 30분 정도로 그쳐버리기 일쑤라는 지적이 있었다. 결국 우정성이 의도하는 바대로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고, 외부 참여위원들은 결국 들러리를 설 뿐이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위원들에게 자료를 2, 3일 전에 배포해 위원들이 충분히 논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한 점과 회의를 공개적으로 진행해 일부 연구자들과 학생들이 회합을 방청할 수 있게 된 점 등은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조사연구회의 주요 검토 항목은, 첫째, 청소년 육성에 관한 외국 방송의 현황 조사, 둘째, 방송 사업자의 시청자 정책에 대한 대응, 셋째, 청소년 문제를 둘러싼 방송 행정 관청의 과제 추출, 넷째, 어떠한 시청자 정책이 바람직하고 또 어떻게 도입할 것인지 등이었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초점이 된 것은 V칩 도입 여부에 관한 문제였다. 첫 회합은 회합 내용 소개 및 관련 자료 배포, 두 번째 회합은 '외국 방송의 현황 조사 결과', 세 번째 회합은 '국내 방송 사업자의 현황 조사' 등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루어졌을 뿐 V칩에 대한 논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제4회에서 비로소 'V칩' 도입을 둘러싼 '위헌 소지 여부', '실효성' 등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이 때는 '표현의 자유'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에 대해서도, 방송사에서 자율적으로 제정한 등급 정보를 참조하며 부모가 어린이의 시청을 지도하는 시스템이라면 '표현의 자유'를 해치는 것이 아닐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이런 흐름으로 간다면 V칩이 도입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낳았다. 그러던 것이 제5회 연구회에서 발표된 최종 보고에서는 'V칩 도입 유보'로 결론이 난 것이다. 이번에 발표된 최종 보고(안)의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청소년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배경으로, 정부의 각종 심의회에서 방송 분야의 청소년 대응책에 대한 검토가 요구되었다. 따라서 '가시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구체적인 정책 과제를 추출하는 방향에서 논의를 전개해 왔고, 그 결과 다음과 같은 일곱 가지 청소년 대응책을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청소년 대상 방송 프로그램의 확충.
'청소년과 방송에 관한 조사연구회'에 대한 평가 앞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당초 이 연구회는 V칩 도입을 전제로 구성된 것이 아니냐는 일부의 '의심(?)'을 받고 있었다. 이 연구회가 진행되고 있는 동안에도 V칩 도입에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는 학자들과 방송 관계자 및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반대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었다. 연구회 내부에서는 우지이에 민방련 회장과 NHK 에비사와(海老澤勝二) 회장이 적극적인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특히 우지이에 민방련 회장은 'V칩 도입'은 결국 '마녀사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논의 과정에서도 분명한 반대의사를 밝힌 바 있다. 결국 논의는 어디까지나 방송 사업자의 자율적 대응과 시청자와의 상호작용을 충실히 하는 것이 우선 과제이며, 궁극적으로는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라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다시 말해, 기존의 방송법에 입각해 책정된 프로그램 기준에 충실하고, 또 BRO 등의 고충 대응기관이나 프로그램 향상 협의회 등의 활동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며, 아울러 외국에서 실시되고 있는 '방송 시간대에 대한 배려'와 '프로그램 내용에 대한 정보를 명시'하는 정도의 시책으로 충분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 조사연구회는 이번에 발표된 골자의 내용을 기초로 12월 7일 최종 회합의 논의를 거쳐 올해 안에는 최종 보고서를 작성, 발표할 것이라고 한다. 또 최종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도 연구회 개최 2, 3일 전에 초안을 각 위원에게 배포한 다음, 충분한 검토를 한 후에 연구회의 논의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이 점은 앞서 지적한 '연구회 공개 개최'와 함께, 연구회 본래의 취지인 '청소년 대책'과는 다른 차원에서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우정성이 주최하는 각종 연구회에서는 유례가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한편에서는, 이번 제5회 연구회에서의 논의가 앞서 이루어졌던 논의의 내용에서 급선회한 점을 들어, 연구회는 공개로 진행했지만 의사 결정과정에는 역시 '사전 교섭'이 있었지 않나, 만약 그렇다면 '거래의 내용은 무엇이었을까' 하는 의심의 눈길도 있는 것도 사실이다. 참고로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과 관련해서, 일본의 후생성은 7월 3일, '향후 아동의 건전 육성에 관한 의견 - 육아 중시 사회의 구축을 향해'라는 의견서에서, '자율적인 노력을 촉구하기 위해, 부모나 청소년을 모니터로 활용해서 유해한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출판물 등을 민간 수준에서 점검하고, 정기적으로 그 결과를 공표해 나가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을 검토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황성빈/일본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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