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네트워크 방송사들이 연례적인 가을 개편을 한 지도 두 달이 지났다(개편된
프로그램의 자세한 내용은 본지 98-16호, pp.31∼33. 참조). 다양한 주제와 포맷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고자 했던 각 네트워크들의
노력이 과연 얼마나 큰 성과를 거두었는지 이제 서서히 그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이 글에서는 CNN Interactive, 11월 5일자
기사와 관련 정보들을 중심으로 각 방송사들의 가을 개편 프로그램이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올 가을 개편시 새로 등장했던 프로그램 중에는 이미 사라져 버린 것도 많이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CBS의 , Fox의 , NBC의 등이다. 이번 개편에서 기록적인 시청률을 보인 작품은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시청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프로그램도 꽤 있다.
가을 개편에서 'A'등급을 받은 WB와 [Marital Law]를 히트시킨 CBS
그 중 하나가 앨리사 밀라노(Alyssa Milano)와 <90210>에서 불량 소녀역을 맡았던 섀넌 도허티(Shannen Doherty)가 출연한 10대 마녀 코미디 인데, 이 프로그램은 WB 네트워크의 시청률 상승에 큰 기여를 했다. 의 마크 쉐드(Mark Schwed) 기자는 이번 시즌에 WB가 괄목할 만한 시청률 증가를 보였다며, 'A' 등급을 주었다. WB 같은 미니 네트워크의 시청률이 메이저 네트워크의 히트 프로그램들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하지만, 광고주들은 WB의 젊은 시청자들을 좋아한다. 의 시청자수는 일주일에 평균 500만 명으로 추산된다. WB의 또 다른 신설 드라마인 역시 높은 인기를 보였다.
CBS는 가 신설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점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홍콩 스타 홍금보가 샌프란시스코 경찰의 일원으로 등장하여 코믹한 중국 무술을 선보인다. 이 방송사의 새로운 코미디 프로그램인 도 CBS의 전반적인 인기 상승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CBS의 오락부문 본부장인 레스 문베스(Les Moonves)는 "나는 우리가 A를 받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요컨대 우리 방송사는 4대 메이저 네트워크 중 가장 좋은 등급을 받을 만하다. 올 시즌은 우리에게 나쁜 뉴스보다 좋은 뉴스를 훨씬 많이 가져다 주었다."고 말했다.
선두 방송사로서의 자존심이 손상된 NBC와 한편도 중도 탈락하지 않은 ABC
올 시즌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CBS를 앞장세운 네트워크들이 수년간 계속 1위를 고수해 온 방송사인 NBC와의 시청률 격차를 줄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원인은 무엇인가? 대분분의 비평가들은 지난 9년 동안 방송되었던 가 대단원의 막을 내린 것이 주원인이라고 지적한다. NBC는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를 그 시간대로 이동시켜 공백을 막아보려 했지만, 화요일과 목요일 밤의 시청률은 결국 하락했다.
그러나 NBC는 와 등이 호조를 보이면서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었다. 는 여성 주인공인 그레이스가 올 시즌의 전형적인 여성상(말쑥한 외모에 사회적으로는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일상 생활이나 남성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종종 멍청하게 대처하는 여성)으로 부각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고, 여주인공 크리스티나 애플게이트(Christina Applegate)가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는 는 NBC가 여전히 큰 애착을 가지고 있는 목요일 밤 시간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는 데 많은 힘이 되고 있다.
한편 ABC는 로부터 에 이르는 자사의 신설 프로그램들에 대해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단 한 프로그램도 중도 탈락하지 않았고, 특히 - 교외 지역에 사는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새 시트콤 - 는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 쇼의 스타이자 기획자인 허글리(D. L. Hughley)는 "이 쇼는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하는 것만을 보여준다. 가 별것 아닌 주제들을 다룬 쇼였다면, 는 분명한 주제를 가지고 있다. 시청자들을 끌어들일 만한 힘이 있고 재미있다."고 말한다.
그 밖에 Fox의 경우, 비록 가 조기에 탈락했지만, 신설 프로그램 중 가장 뛰어난 성적을 기록한 가 그나마 위안을 주고 있다.
[윤호진/정보분석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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