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69호] 유럽 문화채널 아르테(Arte), 프로그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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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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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문화 채널인 아르테(Arte)는 지난 6월 23일 함부르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프로그램 개편을 발표하였다. 9월 12일부터 개편되는 내용을 보면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저녁 뉴스·정보 프로그램을 7시 50분으로 당긴 것이다. 8시 직전에는 독일이나 프랑스의 거의 전채널들이 광고들을 방송하기 때문에, Arte는 8시까지 적어도 10분 동안은 많은 사람들이 Arte를 시청할 것으로 기대한다. 뉴스는 8시 2분에 끝나고, 15분까지는 <내일의 뉴스>라는 제목으로 앞으로 있을 행사에 대한 사전 정보를 방송한다. ARD의 저녁 뉴스가 끝나고 방송들의 저녁 주요 프로그램이 시작되는 8시 15분부터는 30분짜리 심층 취재물이 시청자들을 8시 45분에 시작되는 Arte의 저녁 주요프로그램으로 이끌어 간다. 내년 1월부터는 이 연결 프로그램으로 르포 외에 이른바 'Doku-Soap'의 포맷을 도입하여, 청소년들을 기록물과 친숙해질 수 있도록
유도한다. 또한 전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기록물이 저녁 7시의 개막 프로그램으로 편성된다. 과학과 지식, 자연, 여행 등에 관한 내용을
다루게 될 이 프로그램은 한편으로 Arte의 수준을 유지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독일 시청자 관행을 수용 Arte 사장인 클레망은 프로그램 개편의 목적을 "프랑스의 시청자를 잃지 않으면서, 독일 시청자를 획득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그러나 무게는 '독일 시청자의 획득'에 더 주어져 있다. 프랑스에서의 Arte 시청자 점유율이 3.5 내지 4%에 이르는 데 반해, 독일의 그것은 0.7%의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특히 초저녁대의 독일 Arte 시청률은 0.3%로 거의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을 만큼 낮은 수준"(Arte의 부사장 외르크 뤼게베르크)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 Arte에 대한 양국 사이의 시청률의 차이는 '사회생활에서 문화가 갖는 의미의 차이'(외르크 뤼게베르크) 외에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프랑스의 Arte는 보통 텔레비전 안테나를 통해 거의 전국적으로 수신이 가능한 반면, 독일에서 Arte는 유선과 위성을 통해 방송된다. 프랑스에서는 Arte가 경쟁해야 하는 지상파방송이 5개이지만, 독일의 Arte는 약 30여 개의 유선 및 위성방송들과 경쟁해야 한다. 게다가 독일의 공영방송들은 부분적으로 Arte와 유사한 문화적 프로그램들을 방송하고 있다. 또한 양국 사이에는 저녁 텔레비전 시청 행태에 시간적인 차이가 있는데, 바로 이 점이 Arte의 이번 프로그램 개편과 직접적으로 관련된다. 독일에서는 ARD의 8시 저녁 뉴스 Arte, 국가간 상호 이해를 위한 문화채널 '미미한' 시청자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혁신과 창의, 수준 높은 문화 프로그램의 대명사로서의 명예를 누리는 Arte는 독일과 프랑스의
공동적인 문화채널이다. 1991년 4월 30일, '유럽의 경제적 이해 연합(Europäische Wirt- schaftliche
Interessenvereinigung ; Groupement Européen d'Intérêt Economique
: G.E.I.E.)'의 형태로 설립된 Arte(Association Relative à la Télévision
Européenne)는 1992년 5월 30일부터 방송을 시작했다. Arte는 '넓은 의미의 문화적, 국제적인 성격의 프로그램을
제작, 방송하여 유럽내 국가들간의 이해와 친선을 촉진하는 임무'를 지니고 있다. 프랑스의 슈트라스부르크에 본부를 두고 있는 Arte G.E.I.E는
독일의 Arte Deutschland TV GmbH와 프랑스의 La Sept Arte가 동등한 자격으로 회사를 구성한다. 이들은 각 절반씩
맡아 Arte 프로그램의 3/4을 제공한다.
Arte Deutschland는 수준 높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제작을 지원하며, 특히 다른 방식으로는 실현이 어려운 프로젝트를 재정적으로
지원한다. 이렇게 제작된 프로그램은 대부분 Arte를 통해 처음 방송된다. 그 외의 Arte Deutschland의 프로그램은 ARD와
ZDF가 각각 50%씩 공급한다. 프랑스의 La Sept Arte는 '시청각 분야에서의 창의성 촉진'을 기본적인 제작 정책의 목표로 하여
이러한 프로그램을 제작, 지원한다.
'창의'와 '혁신', 높은 프로그램 수준을 강조하는 Arte의 이러한 기본 정책은 '테멘아벤트'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테멘아벤트'에서는
8시 45분부터 저녁 전시간이 하나의 주제에 할애된다. 이 주제는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될 뿐만 아니라, 다양한 포맷으로 다루어진다. 그
주제에 관한 배경 설명과 심층·현장 취재물, 기록물, 자료 화면, 인터뷰, 토론·논쟁, 그리고 관련있는 영화 등이 총동원되어 주제를 샅샅이
해부하거나, 입체적으로 조립한다. 적지만 의식적인 시청자 1997년 Arte는 독일 560만, 프랑스 1900만, 벨기에 180만, 스위스 90만 등 유럽 전체에 약 2700만 이상의 정기적
시청자를 가지고 있고, 그 외 스페인에서 100만 명이 매주 Arte를 시청하고 있다. 1997년 4월에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양국 조사
대상자의 2/3 이상이 Arte를 미래의 방송으로 간주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 사람의 92%, 독일 사람의 78%가 전형적인 Arte의
방식, 즉 '대상을 보는 다른 방식'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의 90%(프랑스) 내지 80%(독일)가 Arte 프로그램의
높은 수준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Arte를 정기적으로 시청하는 사람들은 Arte를 거의 절대적으로 '혁신적'이고 '정보 전달적'인
방송으로 평가한다.
독일 Arte의 정기적 시청자는 적지만, 목적적으로 그리고 의식적으로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있으며,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은 Arte 이외에는
전혀 텔레비전을 시청하지 않는다. 프랑스에서는 1996년 말 이후 Arte가 수준높은 프로그램의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광고를
하지 않는 Arte는 독일의 경우 시청료를, 프랑스에서는 시청료와 공공기금을 그 재정 기반으로 한다.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과 수준 높은 문화적 내용을 만나게 한다는 Arte의 목표는 얼핏 모순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소수'의 시청자들과
쉽게 소화되지 않는 프로그램은 Arte를 엘리트 위주의 부정적 모습으로 나타나게도 하고, 소수를 위한 시청료의 낭비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Arte는 다수의 시청자를 배제하기 위하여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방송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반대로 많은 사람들이 보아
주기를 바라며 그러한 프로그램을 방송하리라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 단지 그 프로그램을 시청한 사람의 수가 많지 않았다는 사실을 다른 방송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간주할 따름이다.
모든 방송이 Arte 같아야 한다는 점에는 토론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Arte 같은 방송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는 이론이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김기범/독일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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