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제목 | [통권 68호] 영국의 ITC, 다채널 편성에 '언번들링' 방식 도입 모색 | ||||||
---|---|---|---|---|---|---|---|
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
||||
다채널의 시장성은 소규모 프로그램 공급자들을 다수 내세워 시청자들의선택폭을 대폭 넓혀준다는 데 있다. 그러나 최근 영국에서는 다채널을 규제하기 위해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새로운 규제방침들이 오히려 다채널을 이용한 소규모 유료텔레비전 사업자들을 시장에서 몰아낼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규제책은 케이블TV나 위성방송 등 다채널 사업자들의 프로그램 채널편성 방식과 관련해 현재의 '빅 베이직(Big Basic)'방식을 폐지하는 이른바 '언번들링(Unbundling)'이다. 최근 극도의 불황을 맞이하고 있는 국내 케이블TV 업계가 적극적으로 도입을 검토해 왔음에도 실행하지 못하고 있는 채널 티어링 제도와 같은 맥락의 규제책인 셈이다. 영국의 민영방송 규제기구인 ITC가 구상중인 '언번들링'은 특히 올해 가을 지상파 디지털방송의 시작을 앞두고 영국 방송계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200채널 이상의 다채널을 가능하게 할 디지털방송은 풍부한 새로운 서비스의 기틀이 되리라는 것이 방송계의 중론이었다. 그러나 ITC의 구상은 사실상 수신 가능한 채널 수와 서비스의 형태를 제한하는 내용일 수 있다. 이런 ITC의 규제책은 머독이 소유하고 있는 BSkyB를 비롯한 기존의 위성방송 사업자나 케이블TV 사업자 등 영국의 다채널 텔레비전업계에서도 먹구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른바 '언번들링'으로 불리는 ITC의 규제방식은, 예를 들어 MTV와 같은 프로그램 공급자가 자신의 프로그램을 가입자의 80%에게 기본채널로 제공해야 하는 최소 전송보장 채널에 포함시킬지에 대해 케이블TV 방송국 운영자나 위성방송 사업자와 흥정을 하지 못하도록 한다. 또한 이들 방송사업자들도 마음대로 채널을 묶어서 가입자에게 판매할 수 없게 된다. 예를 들어 두 개의 영화채널에 가입하는 시청자에게는 디즈니채널이나 축구채널을 그냥 보너스로 끼워주는 식의 번들링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ITC의 다채널 규제방침 취지는 기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BSkyB의 시장 장악력 강화를 내버려두지 않는 것은 물론이지만, BSkyB나
다른 어떤 채널들의 고사(枯死)도 막겠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미디어 시장내에 다양한 목소리가 서로 실질적인 경쟁을 벌일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환경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가입한 시청자들의 선택폭을 넓힐 수 있으리라는 판단이다. 원하지 않는 채널에 지불할 필요 없어 ITC는 현재 케이블TV나 위성방송이 제공하는 채널 티어링 방식이 소비자들에게 최선의 선택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현재 이들 방송사업자들이 내놓고 있는 티어링 방식은 3가지 종류지만 이들 모두 처음 가입하는 시청자들에게는 비싸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ITC가 내놓은 해결책은 아예 티어링을 풀어버리라는 것이다. ITC의 이런 정책 구상은 방송계 일각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왜 시청자들이 원하지도 않는 채널을 한데 끼워놓은 이른바 '빅 베이직' 형태의 티어링에 많은 이용료를 지불해야 하느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케이블TV나 위성방송 사업자와 같은 유료채널 사업자들은, 장기적으로 볼 때 시청자들이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비디오 대여점에서 빌려보는 것보다는 훨씬 싸다고 주장한다. 이유는 광고에 있다는 것이다. 최소한 200만 가구 이상의 가입자 시장이 형성되면 비디오 대여점을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인 이용료를 제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가입자가 이 선에 이르지 못할 경우 광고수입은 보장되지 않고 이용료는 비싸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네트워크의 토니 갤란드 사장은 ITC의 '언번들링' 구상은 특정 분야의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시청자들의 경우 현재 지불해야 하는 프리미엄 가격요율보다 더 높은 가격을 부담하게 됨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최악의 경우 이런 채널들은 아예 서비스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채산성이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방송계에서는 ITC 구상은 새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새로운 채널들의 출현을 아예 막아버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경우 프랑스, 독일에 이어 영국 진출을 추진중인 미스터리 수사물 채널인 '13번가' 서비스를 사실상 시작하기 어렵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이밖에도 'Live' 채널이나 'Channel One'처럼 최소 전송보장 채널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채널의 경우 '언번들링'은 곧바로
가입자의 상실을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유니버설 스튜디오나 MTV의 소유주인 Viacom, 그리고 Flextech 등 미국계 프로그램
공급사들은 일단 ITC의 규제가 곧바로 실시되지 않는 런던 외의 지역으로 본사를 옮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인기 없는 채널의 경우 존폐 위기 가능성 이에 대해 피터 로저스 ITC 회장은 '언번들링'은 필요 없는 채널에 의한 손해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해줄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유료채널 사업자들은 '언번들링'은 결국 시청자를 놓쳐버린 진짜 '필요 없는 채널'들을 양산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플렉스테크의 영국회사 사장인 아담 싱어는 ITC의 규제방침은 현재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BSkyB와 같은 거대 프로그램 공급업자와 케이블TV 방송국 운영자(SO)들의 시장 지배력만 강화시켜줌으로써 향후 디지털 기술을 번창시킬 새로운 사업자들이 설 땅을 애초부터 막아버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BBC와 프로그램 공급 합작사를 설립해 놓고 있는 Flextech는 ITC의 규제방침에 반발하면서 ITC가 결국 '언번들링' 방침을 결정하더라도 이에 관계 없이 현재대로 '빅 베이직'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패키지해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영국의 유료채널 가입률은 약 22% 정도로서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정부는 이런 낮은 가입률을 끌어올릴 세력으로 SO를 꼽고 있다. '언번들링' 방식의 규제는 현재의 '빅 베이직' 방식보다 더 싼 '서브베이직' 방식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이들 SO들이 미가입자들을 유료채널로 끌어들이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리라는 것이 ITC의 생각이다. 이미 Cabletel사 산하의 케이블 네트워크인 NTL은 이런 방식을 이용해 가입률을 40%까지 끌어올린 바 있다. NTL의 스티븐 와그너 사장은 '언번들링'에 의한 최소 전송 보장 채널의 폐지가 새로운 채널의 등장을 부추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현재의 '빅 베이직' 방식대로 200채널의 디지털 시대를 맞이할 경우 가입자들은 적어도 200파운드의 이용료를 지불해야 하고 이는 결국 유료 가입자의 감소로 이어진다고 전망했다. ITC의 채널 티어링 방식에 대한 규제방침의 변화는 사실상 이해관계가 서로 맞물리고 있는 케이블TV 프로그램 공급자와 방송국 운영자 간의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즉 가입자 확보에 유리하다는 점에서 방송국 운영자들은 '언번들링'을 환영하고 있지만, 프로그램 공급자 입장에서는 방송국 운영자의 '서브베이직'에서 제외될 경우 사실상 존폐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반기는 입장이 아니다. 방송국 운영자들은 가입자가 많아져야 프로그램 공급자들에게도 광고시장의 확대 등 장기적으로 시장 여건이 좋아지게 된다고 주장하지만, 당장 프로그램 판로가 막힐 수도 있는 상황에서 설득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 방송계에서는 BT가 전화선과 인터넷을 통해 VOD(Video-On-Demand) 서비스를 개시할 경우 모든 상황이 변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이 문제 역시 ITC의 '언번들링' 규제의 확정 여부와 무관하지 않을 전망이다. ITC 관계자에 의하면 업계의 반발 때문에 현재 ITC는 최종 결정을 연기하고 있다고 한다. [김근우/영국통신원]
|
|||||||
첨부파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