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68호] 미국 방송산업, 합병에 의한 소유 집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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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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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통신법이 통과된 후, 미국 방송산업계는 합병의 거센 물결에 휩쓸려왔으며 이는 미국 방송산업구조에 심각한 지각변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금까지 이루어진 합병만 계산해도 업계 관계자들까지 놀랄 정도의 엄청난 규모이다. 방송업계에서 20위권 안에 드는 대그룹 중의 하나인
Pulitzer Broadcasting이 곧 다른 대그룹에게 흡수될 것이라는 최근 소식은 미국 방송산업계의 현주소를 알려주는 좋은 예이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매체 소유주들은 점점 더 소수화되고 독점화된 집단이 되어가고 있다. 급감하는 방송국 소유주들의 수 최근의 모든 지표들은 미 방송산업계의 합병을 통한 소유의 집중화 추세가 얼마나 강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Media Venture Partners의 경영책임자인 브라이언 커브(Brian Cubb)에 의하면, 소유한 방송국들에 대해 절대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소유주들은 1994년(방송소유에 대한 제한을 철폐하기 전) 658명에서 현재 425명으로 줄어들었다. 4대 네트워크 가맹사들을 소유한 사람들 또한 1994년 290명에서 현재 189명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커브는 이러한 결과가 놀랍다고 말하면서도 소유주들의 수가 3년 안에 다시 100명 안팎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확실한 것은 거대 소유주들이 다른 방송국들을 샀으면 샀지 자신이 가진 것을 팔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소유주의 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국 관심사항은 '얼마나 줄어들 것이냐'이기 보다는 '얼마나 빨리 줄어들 것이냐'이다."라고 주장했다. 다른 몇몇 전문가들 또한 단지 100명 남짓한 사람들의 손에 미국 내 방송국들이 모두 넘어갈 때까지 합병은 계속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만약 미 연방정부가 소유에 대한 규제를 더 약화시킨다면, 합병의 규모와 속도는 더욱더 커지고 빨라질 것이다. 최근에 FCC(미국연방통신위원회)는
의회의 압력으로 인해 방송 소유의 규제에 대한 모든 법규들을 재검토해야만 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는 매체
소유의 다양화가 전체 국민의 이익을 위한 최선의 원칙이라는 자신들의 입장을 명백히 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연방통신위원회의 구성원이 급격히
바뀌지 않는 한, 새로운 대규모의 탈규제적 조치는 조만간 없을 것으로 본다. 지역 대 그룹 소유주들 대그룹 소유주들은, 지역 소유주들이 자신들보다 지역사회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공헌하리라는 일반적인 견해에 대해 반론을 제기한다. Sinclair Broadcast Group의 사장인 데이비드 스미스(David Smith)는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이라는 측면에서 지역 소유주가 그룹 소유주보다 낫다는 오래된 논쟁에 말려들고 싶지 않다. 사실 그러한 주장은 근거가 없다. 지역 소유주들 또한 재정적 이익에 따라 모든 것을 결정할 뿐이다."라고 반박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합병에 의한 소유의 집중화가 방송국의 인적 구성이나 방송내용에 획일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대그룹 운영자들은
이러한 생각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한다. Raycom Media의 사장인 존 헤이스(John Hayes)는 "이제는 더 강력한
경쟁자들과 상대해야 한다. 비슷한 방송전략을 가지고는 살아남을 수 없다. 따라서 경영자들은 자신들만의 독특한 방식을 발굴하는 데 더욱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결국 방송은 모든 측면에서 더 다양화되고 더 흥미진진하게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대그룹의 소유주들, 합병을 통한 규모의 경제 추구 Sinclair의 스미스 사장은 합병에 가장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사람중의 한 명이다. 그는 100개의 방송국을 장악하는 것이 목표라고 공공연히 말한다. 스미스는 "크면 클수록 좋다. 왜냐 하면 더욱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100개의 방송국을 사들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Sullivan Communications의 인수로 10개의 방송국을 한꺼번에 얻기도 했지만 그러한 거래는 드물다. 그러나 스미스는 "이 사업에서 손을 떼려는 사람들은 아직도 충분히 많다. 근래에도 한 방송국의 소유주에게서 경영전략에 관한 자문을 구하는 전화를 받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던 Freedom Communications 그룹도 적극적으로 몸 부풀리기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Freedom
Broadcasting의 알란 벨(Alan Bell) 사장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업을 확장해야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만약 40대 안에 드는 기업을 2개정도 흡수하지 못한다면 얼마 안 가서 우리는 너무 왜소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합병을 통한
사세 확장을 결정하고 난 이후, Freedom은 다른 방송국들을 인수하는 데 이미 5억 달러를 투자했다. 중·소규모의 방송국 소유주들, 강요받는 일방적 선택 소유의 대규모화는 방송국 경영자들에게 네트워크들이나 배급업자들과의 거래에 있어서 유리한 조건에 서게 해준다. 벨은 "규모가 커지면 네트워크나 프로그램 공급자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합병을 통한 소유의 대규모화의 추세 속에서, 방송산업을 실질적으로 개척했었던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방송국 소유주들은 자신들의 경쟁력에 대한 확신을 상실한 채 결국 거대 운영자들에게 방송국들을 팔아치우고 있다. 미국 방송산업을 하나의 게임이라고 한다면, 합병 또는 소유의 대규모화는 이제 이의 없이 충실히 따라야만 하는 필수적인 게임 규칙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게임에 참가하고 있는 방송국 소유주들에게 남겨져 있는 것이라고는 '구매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판매자가 될 것인가?' 하는 양자택일뿐이다. 그들은 구경꾼이나 방관자는 될 수 없다. 중·소규모의 방송국 소유주들에게는 그러한 양자택일의 기회마저 주어져 있지 않은 듯하다. <이오현/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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