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67호] 일본, 방송 디지털화로 가전산업에도 빅뱅 도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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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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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 만에 완전실업률이 4%를 넘고, 7년 만에 엔화 가치가 1달러당 140엔 대까지 하락하는 등 일본 경제는 총체적인 침체 국면에 처해 있다. 일본 정부는 사상 최대인 16조엔 규모의 종합 경제 대책을 세우는 등 해결에 부심하지만, 과연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이다. 아울러 일본을 대표하는 산업 가운데 하나였던 자동차 업계에서는 도요타, 혼다 이외에는 어느 회사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금융업계도 빅뱅이란 말로 상징되듯이 세계적인 표준에 맞춰가기 위해 대규모 재편이 이루어질 것이란 분석이 압도적이다. 일본의 방송산업도 빅뱅의 물결에서 예외는 아니다. 방송, 통신 융합, 디지털화로
상징되듯이 기존의 방송산업 구조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변화 요인이 잇따라 본격화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자생적이기보다는
테크놀로지 발전, 전자산업, 컴퓨터산업 등 관련 산업 쪽에서 주도되고 있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서 도입 계획을 작성했다(6월 17일 중간 보고의 형태로 발표 예정). 먼저 2003년에 3대 도시권에서 방송을 시작한 후, 서서히 전국으로 확대시켜 2006년에는 전국 방송을 실시한다는 게 기본구조이다. 아날로그방송의 폐지 시기는 디지털방송 수신기 보급률이 8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2010년 전후로 본다. 또 디지털방송용 주파수는 UHF를 활용하는데, 기존 방송사업자를 대상으로 내년 가을부터 면허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신청 마감은 3대 도시권에 대해서는 2003년 말, 그 밖의 지역은 2006년 말로 설정하고 있다. 주파수 대역은 현행의 6MHz로 용도를 제한하지 않는 '대역 면허'로 할 계획이다. 따라서 사업자는 현행 표준TV(NTSC) 정도의 화질이라면 3채널, HDTV급 화질이라면 1채널을 운용할 수 있고, 쌍방향 데이터방송도 가능하다. 이처럼 공중파 디지털화가 서둘러 추진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방송의 디지털화라는
'세계적인 조류' 때문에, 처져서는 안된다는 막연한 위기 의식이 작용하고 있긴 하지만, 기존 방송사업자로서는 현행 아날로그방송을 폐지하고
디지털로 서둘러 이행해야 할 이유는 별로 없다. 더욱이 투자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지역민방의 경우에는 사활을 건 모험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중파 디지털방송을 조기 추진하려는 것은 가전산업의 신규 수요 창출 요구 때문이다. 가전산업측의 로비 활발 지난 4월 16일 미쓰비시전기의 한 간부는 예산 신청을 '꼭 인정해 달라'는 내용의 '지상파방송 디지털화를 위한 중점 정책에 대해'라는 제목의 종이 한 장을 들고 7명의 자민당 국회의원을 찾아갔다. 당시 자민당은 사상 최대 규모로 종합 경제 대책을 수립중이었고, 우정성은 지상파방송의 디지털화와 관련한 공동연구시설을 위해 2000억 엔의 예산을 요구한 상태였다. 미쓰비시전기만큼 노골적이지는 않았지만, 도시바, 마쓰시타전기산업의 경영진도 자민당 통신부회의 공청회 석상에서, "지상파방송 디지털화 공동연구시설은 중장기적으로 텔레비전 신규 구입 등 경제 효과도 크고, 국민생활의 충실을 기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역설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지상파방송 디지털화 공동연구시설의 투자액은 350억 엔으로 축소되긴 했지만 보정 예산에 포함되었다. 이 정도로 가전업계가 강력히 호소한 배경에는 '방송 디지털화가 침체중인 내수를 타개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강한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마쓰시타전기산업의 한 간부는 2000년에 등장할 디지털 HDTV의 영향을 '흑백텔레비전 탄생, 텔레비전 컬러화에 잇는 제3의 거대한 파도'라고까지 말한다. 일본에서는 이미 '스카이퍼펙TV', '디렉TV Japan' 등의 통신위성을 이용한
디지털방송(CS 디지털방송)이 시작되었고, 2000년 이후에는 방송위성 디지털방송, 지상파 디지털방송도 시작되어, 디지털화는 전방송 분야로
확산된다. 디지털방송을 수신하기 위해서는 3만 엔에서 5만 엔 정도의 간이형 어댑터를 부착하면 되지만, 고화질 서비스를 수신하기 위해서는
30만 엔에서 80만 엔 정도 가격의 본격적인 HDTV 디지털텔레비전이 필요하다. 현재 NHK 주도로 실시되고 있는 아날로그 HDTV(하이비전)는
60만대 정도밖에 보급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BS디지털방송으로 민방 5개사가 본격적으로 HDTV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 스포츠, 영화
등 소프트웨어도 충실해져 소비자들을 유인할 것이고, 초기 보급이 성공해 양산체제로 접어들기만 하면 수상기 가격도 하락해서 안정된 수요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이 가전업계측의 분석이다. 텔레비전과 컴퓨터의 융합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디지털화의 파급 효과는 고화질, 다채널방송뿐 아니라,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통신과 컴퓨터의 융합으로 생겨나는 영역에도 미친다. 대표적인 예가 전파의 일부를 이용해 문자, 동화상 등 각종 정보를 가정의 텔레비전과 PC에 전송하는 '데이터방송'이다(본지 98-07, 98-08호 참조). 축구 중계를 보면서 선수의 프로필, 전적 등을 참고할 수 있고, 기행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각종 여행지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주가, 일기예보 등의 속보 데이터와 게임 소프트웨어의 전송과 같은 독립 서비스를 비롯하여, 전화회선과 인터넷 등을 이용한 간이형 쌍방향 서비스도 가능하다. 가전업체는 전용 수신 튜너 및 튜너 내장 텔레비전, 네트워크 접속 단말 등을 개발, 판매함으로써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기대할 수 있다. 이미 도시바는 TV도쿄와 손잡고 지상파 데이터방송에 착수하고 있고, TV아사히는 마쓰시타전기산업, TBS는 NEC와 각각 기술, 단말면에서 협력해 데이터방송에 착수한 상태이다. 아직은 사업수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2000년 이후 디지털텔레비전과 컴퓨터에 데이터방송 수신 기능이 표준장비로 부착되게 되면, 서비스와 수상기도 비약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텔레비전과 컴퓨터의 구별도 의미가 없다. 이미 도시바나 소니 등에서는
텔레비전 수신 튜너가 내장된 컴퓨터를, 샤프, 미쓰비시전기, 산요전기 등에서는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텔레비전을 내놓았다. 아직은 텔레비전
수상기의 문자 선명도에 문제가 있지만, 디지털 HDTV급의 화질이라면 문제는 극복될 수 있다. 아울러 초소형 연산처리장치(MPU)와 하드디스크를
내장하면, 컴퓨터와 다를 바가 없다. 기존의 가전제품과는 전혀 발상이 다른 새로운 상품군의 개발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대규모 시장을 둘러싼 쟁탈전, 소니가 선공 일본 우정성은 최근 가전업계와 함께 '디지털방송 단말의 장래상'이라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에 따르면, 2010년이면 디지털방송 단말의 시장규모가 연간 3조 2000억 엔에 달하게 된다. 또 아날로그 수신기에서 디지털방송 단말로 교체하는 수요는 물론, 디지털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자동차 항법 시스템이나 휴대 정보 단말과 같은 새로운 시장도 생겨난다. 마쓰시타전기산업은 2000년부터 10년간에 걸쳐 누계 40조엔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한다. 그러나 침체된 경제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터라, 과연 새로운 시장에 소비자가 따라올지는 불투명하다. 앞으로는 디지털화가 초래한 방송 빅뱅의 파도에서 살아남는 곳과 도태되는 곳이 양분되는 치열한 생존경쟁시대가 본격화될 것이다. 한 걸음 앞선 것으로 평가되는 곳은 소니이다. 소니는 지난 4월 초에 열린 미국 NAB(전미방송사업자연맹) 대회에서 '소니와 Microsoft 디지털 가전 개발 분야 제휴'라는 빅뉴스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소니의 한 간부는 "패권을 노릴 생각은 없으며, 모든 시대, 기술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이라며 침착한 반응을 표시했지만, 가전산업과 컴퓨터와의 융합이 필수조건이 될 디지털시대에 한 걸음 앞선 공격적 전략이라는 점은 누구나가 인정하는 바이다. 소니는 이미 캠코더, MD 등 AV 제품과 자사 개발 컴퓨터를 자유자재로 연계시킬 수 있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캠코더로 촬영한 비디오 영상을 컴퓨터로 편집해, 인터넷에 올릴 수도 있다. 머지않아 휴대정보단말(PDA)에서 사진과 동화상을 처리해, 인터넷에 접속한 디지털텔레비전으로 전송하는 시대도 도래할 것이다. 소니와 히타치제작소, 필립스 등 일본, 유럽의 8개사는 지난 3월에는 가정내 디지털 AV기기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상호접속, 상호조작할 수 있도록 해 줄 사양을 공동으로 결정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앞으로 표준화 작업을 추진시켜 나가는 데, 컴퓨터 및 소프트웨어업계 선두주자인 Microsoft와의 제휴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한편 소니에 상당한 대항의식을 가지고 있는 마쓰시타전기산업도 'Micro- soft와
제휴를 계획중'이라는 반응으로, 기본적인 전략에는 차이가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마쓰시타전기산업은 '98년도 경영방침에서 새로운 디지털텔레비전시스템
사업을 중점 사업에 추가하는 등, 공세적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 밖에도 미쓰비시전기와 샤프, NEC 등도 디지털텔레비전 수상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신장치 개발 경쟁도 치열 디지털텔레비전과 더불어 소니, 마쓰시타 모두가 노리고 있는 또 하나의 유망시장은 위성방송과 케이블TV의 수신장치인 셋톱박스(STB)이다. STB는 단순히 방송을 수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화회선과 인터넷 등과 연계돼 가정내의 정보 발수신의 중심이 되는, 차세대 대형가전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마쓰시타는 다채널 위성디지털방송을 수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홈뱅킹, 홈쇼핑, 게임, 인터넷 등의 서비스도 수신할 수 있는 STB 방식을 개발하고 있다. 이 방식은 앞으로 DirecTV를 통해 활용할 예정이다. NEC도 고기능 수신 튜너를 개발하고 있다. 케이블TV가 보급된 미국에서는 이미 케이블TV 디지털화에 따르는 새로운 STB 시장이 생겨나고 있다. 파이오니어는 작년에 미국 Time Warner로부터 20만대의 디지털용 STB를 수주했다. 소니는 케이블TV용 STB 분야에서는 뒤처졌지만, 작년에 케이블TV용 STB의 미국 넥스트레벨에 출자하는 등 참여를 노리고 있고, 히타치도 디지털 STB를 개발해 일본과 미국에서 본격 투입할 태세이다. 도시바는 A&I 사업본부를 설치해, 디지털방송과 디지털 기기의 기획, 개발에 착수했다. 5월에는 도요타자동차, 후지쯔 등과 함께 이동체를 대상으로 하는 위성디지털방송 회사를 설립해, 앞으로 BS디지털방송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디지털화가 본격화되는 2000년 이후를 목표로 방송사업에 본격 진출하고, 아울러 관련 단말의 개발, 판매에서 주도권을 잡는다는 목적이다. 도시바의 강점은, 디지털 가전 분야에서 앞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 플레이어 시장에 있다. DVD 플레이어의 판매대수는 '97년에 불과 14만대에 불과했지만, '시청자가 고화질방송에 익숙해지고, DVD의 녹화 기능도 추가되는 2000년 이후에는 빠르게 보급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어찌되었건, 디지털 가전의 장래에 대해 자신있게 전망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방송의 디지털화의 흐름이 그 방향성을 유도하리라는 점은 분명하다. 결국 그 조류를 적확히 분석해, 성공적인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느냐에 따라 승자와 패자의 명암이 가려질 것이다. <황성빈/일본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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