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지역에서 해적판의 빈발로 저작권 소유자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아시아의 관련기관들은 저작권법 시행을 강화하고 있다. 홍콩과 마카오에서는 어느 정도 수그러들었지만, 저작권 소유자들은 중국이나 인도, 필리핀 등에서 여전히 엄청난 손실을 보고 있다.

예를 들면, 인도와 태국에는 극장에서 미처 상영되지도 않은 영화를 방송하는 24시간 채널이 있다. 필리핀에는 가입자가 수만에 달하는 지역케이블 운영자들이 인도네시아 Indovision의 DTH 패키지에서 수신한 20여개의 채널을 가입자들에게 전송하고 있다. 이들은 셋탑박스 한 개로 DTH 신호를 디코딩하여 이를 가입자들에게 재전송한다. 타이완에는 성인프로그램을 보고 싶어 일본채널을 수신하는 가입자들이 수만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아시아에서 미국 메이저 영화사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Motion Picture Association의 싱가포르 사무국에 따르면, 작년에 태국 케이블운영자들은 해적 시청으로 약 2000만 달러 정도 손해를 본 것으로 평가된다. 필리핀에서는 저작권 소유자들이 2200만 달러 정도를 손해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MPA 저작권 보호팀의 로웰 스트롱(Lowell Strong) 팀장은 필리핀에서 손해본 것 중 40%는 불법 케이블운영자 때문이라고 말했다. MPA는 1만 개 이상의 케이블시스템을 보유한 인도에서 메이저 영화사가 입은 손실은 1997년도에만 6600만 달러에 달하며, 이 중 40∼50%는 불법 케이블시스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단속 강화에도 불구하고 해적 시청은 극성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정부는 아날로그 비디오CD와 VHS테입의 불법 복사를 강력히 단속해 왔다. 그러나 홍콩에 있는 소프트웨어제작자연합(Soft- ware Publishers Alliance)에 따르면, 중국에서 컴퓨터 소프트웨어 판매로 입은 손실은 1997년에만 7억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스트롱은 중국에서 불법 운영되는 케이블시스템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태국의 경찰은 지난 3월, MPA에서 신고한 방콕의 케이블시스템을 급습했다. 타이완의 사업가가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Thai Soon Cable은 3만∼5만 정도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데, MPA회원의 영화만도 월 80편 이상 상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경영진은 새로 구성된 지적재산권 법정에 서게 될 것이라고 한다.

필리핀에서는 국립수사국이 Indovision을 수신하는 불법 위성디코더를 적발하기 위한 대대적인 소탕작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필리핀의 케이블시스템 중 적어도 100군데 이상에서 이런 불법 디코더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필리핀의 케이블운영자들 스스로도 Indovision을 불법적으로 수신하는 가정이 8만을 넘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국립수사국은 Indovision의 프로그램 사업가들로부터 공식적인 불만을 접수하는 즉시, 불법행위를 한 시스템 운영자들을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 전역에서 불법 복사도 극성

필리핀에서는 금년 초에 소프트웨어 불법 복사에 대한 새로운 처벌안이 마련되었다. 이를 위반한 사람들은 초범일 경우, 1년에서 3년 사이의 징역과 약 3725달러의 벌금형을 받게 될 것이다. 재범인 경우는 2년∼3년으로 늘어난다.

오래 전부터 법적 구조가 잘 정비되어 있는 홍콩에서는 불법 복사된 비디오, 음반,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을 구매하는 행위를 범죄로 규정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문제는 불법 복사물이 합법적인 기계를 사용하여 과다생산된 것일 경우, 이것은 정상품과 똑같이 보여서, 소비자들이 이것을 불법적 생산물인지 아닌지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아시아의 저작권 관련기관들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는 심각한 것이다. 중국에서는 이 영화관에 걸리기도 전에 비디오CD판이 베이징의 거리에서 2.30 달러에 팔리고 있었다. 쿠알라룸푸르에서도 두 달 전에 복사판을 3.50 달러에 구할 수 있었다. 최근 홍콩 당국의 일제단속에서 복사가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DVD를 복사하는 기계가 발견되었다. 일부 분석가들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단속으로 중국남부에 있던 복사활동의 기지가 마카오나 홍콩으로 옮겨졌다고 말한다.

홍콩세관은 4월에 실시한 일제단속에서 22만개의 복사판 비디오 디스크, 오디오 디스크 및 DVD 생산장비를 포함한 830만 달러 어치의 장비를 찾아냈다. 홍콩에서 1997년 한 해 동안 적발된 불법 VCD는 287만개였다. 중국에서는 86만 8500개의 불법 VCD를 찾아냈으며, 말레이시아도 비슷한 수준이다.

저작권 소유자들이 입는 손해를 뒤집어 보면, 불법 복사판을 만드는 쪽이나 사는 쪽의 이점이 명료하게 드러난다. 불법 VCD를 만들고 파는 데는 40센트에서 많아야 2달러가 든다. 싱가포르에서 합법적인 제작자가 이 것을 팔기 위한 기본비용은 3달러부터 시작한다. 3달러는 국가의 검열를 위해 지불해야만 하는 금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