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C는 네트워크들이 오랫동안 외면해 왔던 사업분야인 직접 판매(direct marketing)를 정규 비즈니스로 채택하는 첫 걸음을 내디뎠다. 이 분야는 전에는 주로 케이블채널이나 공공TV의 영역으로 여겨졌었다.

NBC는 30초짜리 광고시간 두 개를 광고주들에게 팔지 않고 인기작 미니시리즈인 의 프로그램 비디오카세트 판매 광고에 사용했다. 시청자들은 수신자부담 전화를 이용해 비디오카세트를 주문했는데, 10만 개나 팔림으로써 일단은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NBC는 다른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도 유사한 사업을 벌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기 시작했다.

NBC West Coast의 돈 올메이어(Don Ohlmeyer) 사장은 다음 주 정도에 와 미니시리즈 등의 프로그램에서도 유사한 시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두 프로그램은 NBC의 소유이다. NBC는 초기에는 뉴스나 스포츠 프로그램처럼 네트워크가 소유한 프로그램을 이용하겠지만, 외부 제작사가 소유한 프로그램의 권리를 사들이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트워크들은 예전에도 관련상품 마케팅을 간간이 해왔다. ABC는 코미디언 Tim Allen의 책을 그가 출연한 와 연결시켜 팔려는 시도를 한 적이 있다. 그러나 방송사들은 대개의 경우 이런 광고가 싸구려 광고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경쟁네트워크의 어떤 간부는 "불필요한 쓰레기로 전파를 채우지 않으려는 노력을 계속해 왔다."라고 말했다.

NBC의 이번 시도는 방송네트워크들이 새로운 수입원을 찾으려는 절박한 노력을 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케이블TV는 네트워크의 시장을 잠식하고 있고, 프로그램 제작비는 상승하며, 광고에서의 경쟁도 점점 심해지고 있다. 광고수입뿐 아니라 가입료 수입도 있는 케이블채널들과는 달리 네트워크는 광고만이 유일한 수입원이었다. 올메이어는 "우리는 새로운 수입원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공영방송은 전부터 같은 대형 기획프로그램 비디오를 수만개씩 판매해 왔다. NBC의 새로운 사업시도 또한 초기에는 그같은 형태를 유지하며 광고없는 비디오카세트 판매에 주력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올메이어는 "새로운 사업시도를 비디오 판매에 국한시키고 있지는 않다. 고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이 어떤 것인지 찾고 있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새 사업의 핵심은 미처 녹화하지 못한 프로그램을 소유하고자하는 시청자들, 혹은 프로그램과 관련된 상품을 구매하려는 시청자들과 같은 '충동구매자'를 끌어들이는 것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메이어는 NBC가 팔려는 상품의 종류에 대해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아마 음반이나 도서 등이 될 것이며, 티셔츠같은 아이템들은 제외될 것이라고 말했다. NBC는 그간 광고시간의 1, 2, 3, 4%를 직접 거래 사업에 할애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고 한다. 올메이어는 앞으로 몇 년 내에 PC와 TV수상기의 결합이 예상되는 등 TV 기술은 심각한 변화국면을 맞고 있으며, 따라서 지금이야 말로 네트워크가 직접 거래 사업에 나설 시기라고 주장했다.

Hallmark Entertainment에서 제작한 은 아더왕 전설에 나오는 마녀에 대한 이야기로 토요일과 월요일 저녁에 7000만명 이상이 시청했다. NBC는 이 프로그램의 두 개 단락 끝부분에 30초짜리 광고를 내보내서, 개당 29.95달러인 비디오를 10만개 이상 팔았다. 이는 광고시간을 광고주들에게 팔았을 때 벌 수 있는 수입의 2∼3배에 해당한다고 한다.

이 광고는 NBC의 케이블 네트워크인 CNBC와 MSNBC에서도 방송될 예정이고, 네트워크에서도 적어도 한 번 더 방송될 예정이다.

NBC는 3년 전에도 Hallmark의 를 판매한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프로그램의 맨 마지막 부분에 짤막하게 비디오를 사라고 언급하는 정도였고, 비디오 판매량도 작았다.

올메이어는 "그것은 진정한 의미의 마케팅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안내방송이었습니다. 우리는 이제 안내방송 수준에서 벗어나 마케팅분야로 넘어 왔습니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