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66호] 독일, Bertelsmann/Kirch/Telekom의 제휴 무산 위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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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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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telsmann 그룹과 Kirch 그룹, 그리고 Deutsche Telekom(DT)이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디지털 제휴'가 유럽연합 위원회에 의해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계획하고 있는 디지털 제휴의 내용은, - 유료 텔레비전인 Premiere와 DF1을 통합시키고 - 디지털 수신/해독기 판매 회사(Beta Research)에 두 그룹과 DT가 동일 지분으로 참여하는 것이다.(본지 98-06호, 26쪽 이하 참조) 이 계획의 승인 요청을 받고, 유럽연합 기업집중방지위원회는 이들의 제휴에 대해 디지털텔레비전 시장에서의 독점 형성 여부를 조사해 왔다. 지난 3월 위원회는 신청한 내용대로는 허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하고, 개선 방안을 요구했다. 그 이후 두 그룹은 위원회의 요구에 따라 프로그램 권리, 유선망 사업 분야에서 타협안을 제시했다. 즉, - Kirch 그룹이 헐리우드의 대규모 스튜디오와 맺은 프로그램 구입권 중 에서 25%를 제3자에게 매각하고, - Premiere 이외의 다른 케이블망 사업자에게도 디지털텔레비전 프로그램 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며, - 제휴 참여자인 두 그룹과 DT의 Beta Research 소유 지분을 75%로 제 한하는 것 등이다. 그러나 유럽연합 위원회는 제시된 타협안이 독점 형성이라는 의혹을 불식시키기에는 불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기업집중방지위원인 미르트(Karel van Miert)는 Beta Research 지분의 절반 이상을 제3자에게 매각하고, 이들 소수 지분 참여자에게도 거부권을 부여하는 한편, 여타 유선망 사업자들에게도 디지털텔레비전 프로그램 패키지의 편성 및 방송을 허용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두 그룹 대표들은 베를린에서 있었던 위원장과의 협상에서 위원회의 제안을 거절했다. Bertelsmann 그룹의 대변인 하르니쉬페거(Manfred Harnischfeger)는 제휴 계획의 경제성에 근본적인 문제가 제기되기 때문에 더 이상의 양보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기술과 유료텔레비전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퇴행적인 산업정책을 추구하고 있다며 미르트를 비판했다. 그러나 디지털 제휴로 독일어권 유료텔레비전 시장에서 형성될 Premiere의 독점적 영향력에 대해 우려하는 사람은 미르트만이 아니다. 지난 5월 6일, 15개 유럽연합 회원국의 기업집중 감독관들로 구성되는 유럽연합 자문위원회는 미르트의 비판적 우려에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유럽연합 자문위원회는, 두 그룹의 프로그램 소유권을 기반으로 Premiere는 흥미롭고 다양한 프로그램 자원에 접근할 수 있는 반면, 경쟁자들에게 남겨지는 여지는 매우 적음을 지적했다. 또한 유선망 분야에서도 DT의 독점적 지위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고, 두 그룹과의 제휴도 거부했다. 독일의 연방카르텔청도 제휴를 승인하지 말도록 위원회에 권유하고 있다. 독일 카르텔청은, 양 그룹이 자신들의 무료방송과 유료방송간에서뿐만
아니라, 일반 무료 방송들까지도 전략적으로 서로 연계시켜 운영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연방카르텔청은, 두 그룹의 타협안대로 디지털텔레비전
영화 방송권과 Beta Research의 소유 지분 25%를 제3자에게 매각한다 해도, 두 그룹과 DT가 여전히 독점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으로 우려한다. 독일 내 제휴보다는 국제적인 협력이 바람직 심사 과정에 참여한 모든 이해 당사자(ARD, 케이블망운영자연합 등)들은 공통적으로 두 그룹의 타협안에 대해 불충분하다는 입장이나, 매체 전문가들은 두 그룹이 더 이상 양보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공정 경쟁을 보장할 수 있는 타협안이 나올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고, 잘해야 미르트를 만족시키는 정도일 것으로 본다. 매체시장을 위해서는 독일 기업간의 제휴보다는 국제적인 협력이 바람직하다는 게 매체권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유럽연합의 결정에 대비한 제휴 당사자들의 대응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Kirch 그룹의 경우 소유자인 레오 키르히(Leo Kirch)가 직접 나서 타협을 성사시키려 애쓰고 있다. Kirch 그룹은 제휴에 실패하면, DF1의 방송을 중단한다고 공언해 왔고 이로 인해 발생할 수백 명의 실업을 근거로 주 정부에 압력을 가해왔다. 다른 한편으로는 DF1의 폐쇄로 Premiere만이 남게 되면 결국 독점 방지와는 반대 결과가 초래된다는 주장을 펴왔다. 이에 대해 위원회는 3월 잠정 결정을 내리고, 두 그룹의 제휴에 따른 위험성이 DF1의 폐지로 인한 독점 폐단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반박한 바 있다. 이에 반해 Bertelsmann 그룹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편이다. 제휴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Kirch 그룹에게 지불하기로 한 5억 마르크가 절약된다. DF1은 얼마간 방송을 계속하겠지만 적자 때문에 결국 문을 닫을 것이고, Premiere는 독점적 지위를 누리게 되리라는 것이 Bertelsmann의 계산이다. DT는 Beta Research에 참여할 수 없게 되더라도 고객으로서 Kirch의 디지털 수신/해독 기술을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그럴 경우 '판매자 - 고객' 관계로 새롭게 협상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DT는 Beta Research에 참여하는 대가로 지불해야 하는 5000만 마르크를 아끼게 된다. 이 문제는 5월 27일 위원회 회의에서 다루어진 후 늦어도 6월 3일에는 유럽연합 위원회 전체의 입장에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김기범/독일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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