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64호] 미국, 케이블TV의 전성시대 맞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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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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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본격적인 디지털 시대의 개막을 앞두고 시청자 확보를 위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케이블채널들이 지상파방송을 위협하는 주요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Turner Broadcasting System과 Nielsen Media Research가 실시한 1998년도 1/4분기 시청률 집계에 따르면, 베이직 케이블 네트워크들이 사상 유례없는 시청률 상승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각 케이블 방송사의 시청률 현황을 살펴보면 1/4분기 집계에서 케이블채널 중 1위를 차지한 영화 중심 USA 채널의 경우 평균 2.8% (180만 시청 가구)로 3월에는 1995년 1월 이후 자사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 이상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음악 채널인 VH1 역시 7분기 연속 시청률 신장세를 유지하면서 33%의 주시청시간대 시청률 상승을 보였고, 여성 시청자들을 주요 대상층으로 하여 자사 제작 오리지널 영화와 드라마 등을 집중적으로 방송하고 있는 Lifetime Television의 경우 14년 역사상 최고의 시청률 기록이라는 호조를 보였다. 뉴스 채널들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나타냈는데, 부분적으로는 클린턴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과 미국-이라크간 긴장과 같은 대형 이슈들이 시청자들의 뉴스 욕구를 높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Fox 뉴스 채널은 1997년 4/4분기와
비교해 볼 때 전체적으로는 145%, 주시청시간대의 경우 168%의 급성장을 기록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다른 뉴스 채널에도 마찬가지여서
CNN은 1995년 3/4분기 이후 자사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MSNBC는 1997년 4/4 분기 대비 87%의 성장을, CNBC는
33%의 시청률 상승을 보였다. 기존 채널들에 대한 차별화 전략 이같이 케이블방송사들이 시청자들을 불러모으는 데 성공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요인은 기존 지상파방송들과의 차별화 전략에서 찾을 수 있다. 예컨대 뉴스 채널의 경우 앵커나 기자의 해석, 논평의 비율을 가능한 한 낮추고 여과되지 않은 생생한 현장 정보를 제공하는 데 역점을 둠으로써 보다 '사실적'인 뉴스를 전달하겠다는 것이 그들의 방침이었고, 이는 시청자들의 증폭된 정보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것이다. 한편 프로그램 제작에 대한 과감한 투자도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중요한
요소이다. USA 채널이 2000만 달러를 투자해서 제작한 2부작 영화 케이블채널의 성장 이면에는 지속적인 자기 쇄신 노력도 빼 놓을 수 없다. 음악
채널인 MTV의 경우 볼거리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청자의 참여를 도모하는 풍부한 정보 프로그램 제작을 통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음악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예컨대 뮤직 비디오가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주제로 제작되었나)를 제공하고 전화나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시청자들의
요청을 받아 가장 선호하는 뮤직 비디오를 선정, 방송하는 방식으로 시청자들의 요구를 즉각적으로 반영하려는 노력 등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광고수입 증가
상업방송사들에 있어서 시청률은 단지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지지와 동의의 표현이라는
상징적인 의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방송사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광고수입으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보다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실제로 '97년
한 해 베이직 케이블 네트워크들의 광고수입은 57억 8000만 달러로 '96년에 비해 22%나 증가했다.
Competitive Media Reporting의 자료에 따르면 이는 텔레비전
방송사들 총 광고수입의 24.6%에 해당하는 것으로 케이블 네트워크들은 최근 6년간 연평균 9%씩의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에 반해
3대 텔레비전 네트워크들은 주시청시간대와 심야시간대의 광고 성장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는 광고수입의 감소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러한
현상은 케이블텔레비전이 광고매체로서 갖는 잠재력을 광고주들이 새롭게 인식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지금까지 케이블텔레비전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광고료 때문에 넓은 범위의 시청자에게
도달하기보다는 자주 광고를 내보냄으로써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광고매체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의 시청률 집계가 보여주듯이, 케이블텔레비전이
점차 많은 시청자들(광고주들로서는 잠재 고객)을 확보하게 되면서 광고매체로서도 전국 지상파 네트워크들과 경쟁할 수 있는 입지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채널의 특성에 따라 특화된 시청자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도 세분화된 목표 수용자(target audience)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하는 광고주들에게는 또 다른 매력으로 작용한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대응 방안
이 같은 케이블 방송사들의 선전(善戰)은 지상파 방송사들의 위기 의식을 불러일으켜
급기야는 CBS, NBC, ABC, Fox 4대 네트워크 책임자들이 회동을 갖고 케이블방송에 대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에
이르렀다. 그 동안 케이블방송사들은 공통의 이해 관계가 얽힌 사안에 있어서 서로간의 입장을 조정하여 단일한 목소리를 낸 데 반해 이들 4대
네트워크 방송사들은 공개적인 석상에서 공공연하게 서로를 중상 비방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들은 서로간의 지나친 경쟁이 시청자들을 식상하게
하고 결국에는 케이블방송으로 시청자들을 내모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자사 프로그램을 홍보하기 위해 경쟁사의
유사 프로그램을 비방하지 말 것, 경쟁사의 시청률을 떨어뜨리기 위한 대응 편성을 자제할 것" 등이 포함된 몇 가지 기본적인 협조
원칙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얼마나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이지만, 방송사들간의 생존 경쟁으로
새로운 프로그램의 개발, 다양한 선택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시청자들로서는 환영할 만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이은주/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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