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63호] EU 위원회, Bertelsmann과 Kirch의 제휴에 제동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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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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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유료 텔레비전 시장을 둘러싼 Bertelsmann 그룹과 Kirch 그룹의 포커게임에 EU 위원회가 제동을 걸었다. 3월 13일자의 자료를 통해, EU 위원회는 Kirch 그룹과 CLT-Ufa(Bertelsmann 그룹)가 계획하고 있는 '디지털텔레비전 합작'이 위법이라는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당사자의 승인 요청에 따라 현재 EU 위원회가 심의, 조사하고 있는 사항은 첫째, 디지털텔레비전 방송인 DF1과 유료텔레비전 방송인 Premiere의 합병에 관한 사항과 둘째, 현재 Kirch 그룹의 수신기(d-box)운영/판매회사인 BetaResearch에 Bertelsmann 그룹과 Duetsche Telekom이 참여하는 문제 등 2가지이다. 독일 디지털텔레비전 시장을 둘러싼 Bertelsmann 그룹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Kirch 그룹은 독일 최초의 디지털텔레비전 채널인 DF1의 방송을 시작했지만, 당초 기대와는 달리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한 채, 현재 약 10억 마르크의 적자를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0% DF1을 소유하고 있는 Kirch 그룹은 DF1을 Premiere에 통합시키는 대신, 적자액의 반인 5억 마르크를 Bertelsmann 그룹(CLT-Ufa)으로부터 받기로 합의하고 이의 승인을 요청한 것이다. Premiere에는 현재 Kirch와 Bertelsmann 외에 Canal Plus가 참여하고 있는데, Canal Plus는 곧 소유지분을 매각할 예정이다. 그 후에는 이들 두 그룹이 절반씩 소유하게 된다. 또한 양대 그룹은 Telekom과 함께 Kirch 그룹의 BetaResearch를 3자 공동기업으로 전환시켜, 모든 디지털방송 사업자가 이용하는 디지털-플랫폼으로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Kirch 그룹의 d-box를 채택하여, 독일 디지털 수신기의 표준으로 관철시킨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EU 위원회는 두 가지 사항 모두에 대해, 승인을 요청한 형태로는 독점을 방지하고 정당한 경쟁을 보호하려는 EU법 내용과 합치하지 않는다는 잠정적 결론에 이른 것이다. 위원회는 DF1의 흡수를 통해 'Premiere가 독일 유료텔레비전 방송시장에서 실질적인 독점을 형성한다.'는 입장이다. 물론 현재도 Premiere는 지배적인 위치에 있지만, 방대한 프로그램 권리를 소유하고 있는 Kirch 그룹이 이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Premiere의 지배력이 '절대적'이라고 보지 않는다. 위원회는, Deusche Telekom에 대해서도 법적으로는 독점 상태가 아니지만 텔레비전 유선망에서 지배적인 위치에 있고, 디지털 신호를 중계하는 유일한 사업자로서 앞으로도 상당 기간 그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Telekom은 BetaResearch에 참여함으로써 d-box를 기반으로 '베타(Beta)' 기술을 유일한 디지털 수신 방식으로 사용할 것이고, Telekom의 유선망을 이용하는 신규 디지털방송 사업자는 베타 방식과 d-box를 채택할 수밖에 없게 된다. 설령 그들이 기꺼이 BetaResearch의 기술과 수신기를 수용한다 해도, 경쟁
관계에 있는 Kirch, Bertelsmann, Telekom이 베타 기술의 사용 허가와 관련하여 차별을 두지 않고 중립적일 수 있을지는
매우 회의적이다. 따라서 "BetaResearch에 참여함으로써, Telekom은 중립적인 디지털 플랫폼 운영자로서의 역할을 포기했다."는
위원회의 비판은 매우 설득력이 있다. 거대 독점 형성 가능 디지털방송 및 유료텔레비전 방송에서 두 그룹의 합작과 이에 대한 Telekom의 참여가 독일 텔레비전 방송 분야에 가져오게 될 영향은 심각하다. 합작이 실현될 경우, 상업텔레비전 시장에서 유료/무료와 디지털/아날로그의 구별 없이 방송사, 프로그램 방송권, 그리고 송·수신의 기술적 요소까지 이들의 단일 통제권에 들어가게 된다. 또한 일반 무료 상업텔레비전 방송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Kirch와 Bertelsmann은 방대한 양의 프로그램 판매/방송권을 소유하고 있어, 방송사, 프로그램, 기술 등을 필요에 따라 전략적으로 연계시켜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테면 일반 무료방송의 인기 프로그램을 줄임으로써, 시청자에게 유료방송을 보도록 강요할 수 있다. Kirch 그룹의 일반 스포츠 방송(DSF)과 DF1에서 하고 있는 것처럼, 일반 방송을 통해 특정 프로그램을 소개, 선전한 후 유료채널로 방송할 수도 있다. 특히 독일은 영국이나 프랑스와는 달리 30여 개에 달하는 무료방송들이 있어, 유료방송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기있는 헐리우드 영화나 스포츠 중계의 독점이 필요하다. 일반 무료방송 사업자는 많은 경우 이 두 그룹(Kirch 그룹과 CLT-Ufa)으로부터 프로그램을 구입해야 하는데, '재미있는 것'을 얻기는 힘들 것이다. 한 마디로 유료방송이 잘되기 위해서는 일반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재미없어져야 하는데, 합작이 실현된다면 그렇게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이 이들에게 주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두 그룹은 자신들 소유의 일반 방송이 '재미없어짐'으로 인한 광고수입
감소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왜냐 하면 공영방송의 광고시간은 법적으로 한정되어 있을 뿐 아니라, 황금시간대인 저녁 8시 이후에는 광고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광고 고객이 공영방송으로 옮아갈 수 있는 폭은 아주 좁다. 그 외 무료 상업방송사에는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판매하지
않으면 되고, 경쟁이 될 신규 디지털 사업자에게는 자신들의 수신기 기술 사용 허가를 내주지 않으면 된다. ARD, MMBG를 중립적인 디지털방송 플랫폼으로 부활시키자고 제안 공영방송은 당연히 이러한 거대 독점세력의 형성에 반대한다. 특히 ARD는 계약상으로는 BetaResearch의 전문위원회에 참여하기로 하였지만, d-box의 대안이 될 Free-TV-Box의 개발을 계속 진행시키고 있다. 미국의 표준 Open TV 방식을 기반으로 하는 이 수신기 개발에는 이미 9개의 생산기업이 참여하고 있는데, 늦어도 올 후반에는 시중에서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이 수신기로는 위성방송과 암호화되지 않은 디지털 프로그램만 수신할 수 있는데, 수신은 무료이다. 다른 한편으로 ARD는 유명무실해진 멀티미디어 운영 연합인 MMBG (Multimedia-Betriebsgesellschaft)를 중립적인 디지털방송 플랫폼으로 부활시키자고 제안했다. MMBG는 1996년 5월, 당시 디지털방송에 진출하려는 사업자들(Ufa, CLT, ARD, ZDF, RTL, Canal Plus, debis)과 Telekom이 공동의 디지털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해 설립한 기업이다. 그 후 Kirch 그룹과 Telekom이 이탈함에 따라 이름만 남아 있었다. ARD의 의도는 디지털 텔레비전 방송에 있어서 핵심적인 요소들, 즉 비용 계산, 고객 관리, 프로그램의 판매, 패키지 편성, 안내 등이 BetaResearch 하나에 독점됨을 막고자 하는 데 있다. 거대 방송 독점 방지가 독일에서도 이제 더 이상 그렇게 '당연'한 것만은 아니다. 중간 결정 발표 이후 4월 1일과 2일, 위원회가 비공개로 개최한 청문회에서 Kirch와 Bertelsmann 측은 '합작이 꼭 필요하며 위험하지 않다'고 설득하기보다는 오히려 위원회를 비판하고 나섰다. Bertelsmann 그룹은, 위원회가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고 비난했고, Kirch 그룹은 승인 문제와는 관계없는(?!) '기본적인 문제'를 추구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청문회에서 Telekom은 BetaResearch의 소유자로서건 아니면 고객으로서건 어떤 경우에도 d-box를 수신기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Kirch, Bertelsmann 양 기업이 파트너와 함께 험난한 텔레비전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공동 표준기술에 합의했고, 매체법에 따라 차별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는 점을 위원회는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는 비판은 놀랍게도 당사자들이 아닌, 상업방송의 의견 다양성 보장 여부를 감시하는 매체관리공사의 대표 링(Wolf-Dieter Ring)으로부터 나온 말이다. 두 그룹이 소재하고 있는 바이에른州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州의 정부, 그리고 독일 연방정부는 '합작' 승인을 강력하게 요구한 바 있어, 당사 그룹들은 위원회에 대한 정치적 압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위원회도 최종적인 결정이 '승인 불가'가 될지, 아니면 유보사항이 부가된 '허용'이 될지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현재 브뤼셀에서는 고위급에서 정치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의 내용이 '경제적'이 될지, 아니면 '민주적'이 될지 쉽게 예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위원회는 5월 중순에 이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린다. [김기범/독일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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