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HDTV 서비스를 개시하자, 병원의 원격 심전계가 작동되지 않는 사건이 발생했다. 달라스에 있는 WFAA-TV가 2월 27일 HDTV 서비스를 시작하자 18마일 떨어진 곳에 위치한 베일러 메디컬센터에서 환자의 상태를 간호센터로 전송해주는 원격 모니터가 꺼져버렸다. 관련 전문가들은 이런 일이 대도시 지역 어디에서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신호는 원격장치에만 영향을 끼쳤기 때문에 환자가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 그러나 병원측은 새로운 시스템을 설치하기 위해 20만 달러를 들여야 했다. WFAA-TV측은 사건 발생을 인지한 즉시 HDTV 서비스를 중단하고 새 시스템이 설치되기를 기다렸다. WFAA-TV의 기술국장 웨인 큐브(Wayne Kube)는 "즉시 방송을 시작할 수 있는 권리가 있긴 하지만 사람이 다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방송을 중단했다."라고 말했다.

병원측은 WFAA-TV가 DTV용으로 할당받은 TV채널 9번을 사용해 무선모니터를 사용하고 있었다. 병원의 원격장치는 별도의 면허를 받지 않고도 저출력으로 TV 채널을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장치이다. 방송사업자들은 사용되지 않는 TV 주파수를 이용하는 무선마이크 같은 것에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병원의 원격장치에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사태 발생 직후, 베일러 메디컬센터는 사용하는 주파수를 바꾸기로 결정했다.

예상되었던 주파수 간섭문제

FCC는 이전부터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왔다. 병원의 원격장치들은 원래 7∼13번 채널만 사용하도록 되어 있었으나, FCC는 7∼46번까지 채널을 사용하도록 허가하면서, 원격장치들이 추가로 사용하게 된 채널을 이용해 유해한 전파간섭 없이 TV 주파수를 공유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었다.

그러나 의료기기 제작자들은 DTV가 실시되면 의료장치들이 TV 주파수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는 없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었다. FCC의 규칙은, TV신호는 의료기구를 포함한 모든 무면허장치에 우선하고, 무면허 장치는 TV신호 때문에 발생하는 모든 전파간섭을 받아들여야 하며, 운영자들은 그들이 발생시키는 전파간섭을 제거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그 작동을 중지시키는 것조차 감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FDA와 FCC의 문제해결 노력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FCC는 3월 25일, 앞으로 달라스에서 발생한 것과 같은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FDA와 FCC는 달라스 상황이 발생한 후 계속 협력해왔다.

FCC는 병원의 진료장치와 TV의 주파수 공유에 대한 문답형 안내서를 발표했다. DTV 방송국이 이전에는 비어 있어서 병원 원격장치가 사용하던 주파수를 사용해 방송을 시작했기 때문에 전파간섭문제가 발생했다. 따라서, FCC는 앞으로 이런 문제의 재발 방지를 위해 다음과 같은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1) TV방송국에 DTV방송을 시작하기 전에 지역의 병원이나 건강센터와 미 리 의논하도록 요구한다.

2) 의료장치 제작자들에게 병원측이 무선 원격장치를 위한 빈 채널을 찾는 일에 협조하도록 요구한다.

3) 각 지역의 방송사업자들이 사용하게 될 채널의 리스트 안내 및 주파수 공유에 대한 정보를 FCC의 웹사이트를 통해 제공하여, 손쉽게 정보를 얻 을 수 있게 한다. (www.fcc.gov/healthnet)

FDA는 미국 전역의 병원 및 건강센터에 상호간섭을 피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권고안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FDA는 DTV 전송으로 인해 발생하는 전파간섭을 피하는 법을 병원측에 알려주기 위해 의료기구 제작자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 FCC와 FDA는 무선 의료장치의 장기적 주파수 요구를 검토하기 위해 함께 일할 것이며, 의료기구 제작자들과도 '간섭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의료장치의 '장기적 기술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