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62호] 영국, BBC Radio4의 회생 전략 마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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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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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방송계의 집단적인 반대 움직임까지 불러오고 있는 BBC의 상업화 문제가 영국 방송계를 시끄럽게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가장 대표적인 상업화 사례로 Radio4가 지목되면서 이번 기회에 아예 BBC에서 떼어내 민영화시켜버려야 한다는 주장이 노골화되고 있다. 실제로 방송계에서는 결국 그렇게 되는 게 아니냐는 소문이 끊임없이 돌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Radio4의 제임스 보일 사장은 최근 기자회견을 갖고 이를 정면으로 부인하고 나섰지만 소문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기세다. 그러나 Radio4의 진짜 고민은 정체성과 고비용의 문제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Radio4는 개혁의 초점을 오전 9시대 프로그램의 혁신에 있다고 보고 거의 극적이라고 불릴 만큼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등 거듭나기에 부심하고 있다. 보일 사장은 '96년에 취임한 이래 직접 청취자를 만나기 위해 영국 전역을 누비는 것에서부터 청취자들의 요구를 파악하기 위해 분 단위로 체크되는 청취율인 RAJAR을 면밀히 검토해 문제점을 파악해 왔다. RAJAR의 분석에 의하면 Radio4의 주간 청취자수는 약 830만 명 정도지만 어떤 때는 450만 명 이상이 빠져나가는 등 심한 기복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주간 청취시간도 평균 10시간이지만 이 역시 청취시간 범위가 1시간에서 40시간으로 들쭉날쭉이다. 그리고 청취 시장의 노령화 현상도 심각하다. 청취자 평균 연령이 53세로 35세 미만은 145만 명에 불과하다. 하루 종일 청취자 평균 연령이 49세 미만으로 떨어지는 시간대가 없을 정도이다. 시청 지역은 거의 런던과 영국 남부에 국한되다시피하고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를 다 합쳐도 50만 명도 채 안된다. BBC의 5개 라디오 채널 가운데 Radio4는 가장 많은 제작비인 시간당 9900 파운드(한화 약 2700만 원)를 쏟아붓고 있다. 이에 비해 Radio1은 이의 4분의 1 정도인 2700 파운드(한화 약 730만 원)밖에 들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앞으로는 프로그램 제작비를 이렇게 많이 투입하기 어려워진다. BBC 전체의 디지털화 차원에서 Radio4 역시 전체예산의 30%를 이 부분에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라디오의 승부처는 오전 시간대, 특히 오전 8시에서 9시대가 핵심으로 청취율이
가장 높다. 그러나 Radio4의 주요 청취계층인 장년층 청취자들이 오전 8시부터 9시 사이에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 시간대에 직장에
나가는 것이 큰 이유이겠지만 40%는 아무데도 나가지 않으면서 채널을 돌려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중에는 아예 Radio4를 찾지도 않는다.
또 단지 뉴스만 듣기 위해 Radio4로 채널을 돌리다가 뉴스가 끝나면 다시 빠져 나간다. 오전 9시대의 재편으로 회생 시도 보일 사장은 Radio4가 안고 있는 가장 위험한 문제를 청취자의 양극화라고 진단했다. 즉 뉴스만 들으려는 순간 청취자와 계속 Radio4에 채널을 맞추고 있는 고정 청취자층이 너무 분명하게 나뉘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양극화는 결국 Radio4로 하여금 어느 한 쪽을 선택하게 만들며, 이럴 경우 한 쪽 청취자를 포기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는데 이는 바로 BBC의 최고 명제인 공익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의 결과를 낳는다. 보일 사장은 아침 시간대의 급격한 청취율 하락을 방지하는 데서 Radio4의 회생 가능성을 찾고자 한다. 간판 프로그램인 아침 8시의 [Today]가 높은 청취율을 고수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오전 9시대를 지켜내지 않고서는 전체 오전시간대를 버텨나가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오전 8시 이후에는 전반적으로 라디오 청취율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Radio4의 경우 다른 채널에 비해 훨씬 심하다. 이에 따라 보일 사장은 오전 9시대의 포맷을 완전히 바꾸어 버렸다. 월요일에는 한두 명의 초대 손님을 중심으로 거의 잡담에 가까운 인터뷰 프로그램으로 끌고 가고, 화요일에는 '선택'이라는 제목으로 도덕적인 갈등을 겪고 있는 사람에 대한 집중 인터뷰를 통해 현대인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파헤치겠다는 생각이다. 수요일에는 잡지 형식의 프로그램을 벗어나 보다 형식을 갖춘 시사 토크 프로그램으로 대체하고, 목요일에는 각종 공직에 나서려는 사람들을 불러내 입후보 자격을 따져볼 예정이다. 그리고 금요일에는 기존의 방식대로 음악 프로그램을 내보낼 방침이다. 보일 사장의 또 다른 전략은 20, 30대를 새로운 청취시장으로 개척하겠다는 것이다. 평일에 이들을 잡는다는 것은 어려울지 모르지만 각종 청취행태 조사에 의하면 토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오전 시간대에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한다. 무기로 가족 프로그램과 코미디 및 새로운 형태의 라디오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 문화·미디어·체육부의 스미스 장관은 BBC의 자산 매각과 관련해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에 BBC 내의 관련기구와 노조 등과 만날 것"이라고 말해 Radio4의 매각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는 "이런 매각을 BBC의 여러 조직들을 민영화하는 추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조심스럽게 조건을 덧붙였다.
Radio4의 매각 가능성 상존 사실 Radio4의 문제는 Radio4만의 문제는 아니다. BBC 전체에 대한 의회를 비롯한 영국 식자층의 불만이 단적으로 드러난 예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스미스 장관은, BBC가 공익을 무시하고 있다는 영국 사회의 강도 높은 불만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끊임없이 지적해 왔다. 그는 BBC의 이 같은 오불관언적인 태도는 BBC 이사회가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있는 데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사회 재편 의사를 계속 내비쳐 왔다. 최근 문화·미디어·체육부는 이 같은 문제의식을 행동으로 옮겨 3월 초 격일간지에 보기 드문 광고를 게재했다. BBC 이사회를 구성하는 부회장과 두 명의 이사 등 모두 3명의 이사진을 공개 채용한다는 광고였다. 현 이사회의 무성의한 태도를 비난하듯이 광고 내용에는 후보의 조건을 자세하고 분명하게 나열해 놓았다. 이사 후보는 시청자들과 공공의 이익이 무엇인가 확실히 인식할 수 있어야 하고 시청자들의 공익적인 요구에 재빨리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확인시켜 주어야 한다는 조건을 못박았다. 또한 방송계의 여론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일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도 요구했다. 정작 더 중요한 것은 이처럼 겉으로 드러난 조건들이 아니다. 스미스 장관은 광고를 내기 전에 "보다 젊은 사람과 여성으로 충원하겠다."고 말했었다. 현재의 이사진들이 현안에 대처하는 데 너무 느리고 고답적이라는 비난에 대한 대답인 셈이다. 그는 또한 앞으로 이사회와 정부 관련부처 장관들과의 회의를 정례화할 방침이며, 여기서 이루어진 각종 논의들을 공식적인 문서로 의회에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근우/영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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