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71호] 영국, BSkyB와 On Digital의 시장 경쟁 심화 | ||||||
---|---|---|---|---|---|---|---|
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
||||
영국에서는 디지털 방송 개막 약 두 달을 앞두고 디지털 방송사인 BSkyB와 On Digital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한 양상에 접어들고 있다. 실상 수년간 계속된 이 혈전이 최근 들어 특히 주목을 끄는 이유는, 두 방송사 모두 실제 방송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단순한 PR이나 광고의 수준을 벗어나 구체적인 방송 전략을 선보이기 시작했다는 데에 있다. 직접적으로는 지난 7월 30일 BSkyB가 첫 디지털 위성방송을 오는 10월 1일에 선보이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 계기가 되었는데, 이는 라이벌 방송사인 British Digital Broadcasting이 On Digital이라는 새로운 회사명을 공고한 지 불과 이틀 후의 일이었다. 이는 우연이라는 인상을 넘어서 개국 방송일과 함께 구체적인 방송 서비스 계획을 먼저 발표함으로써, 아예 초반의 디지털방송 시장을 제압하려는 BSkyB의 야심찬 전략을 전면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과연 BSkyB의 사장 마크 부스(Mark Booth)가 발표한 BSkyB의 청사진은 매우 획기적이다. BSkyB는 개국 첫해 당사
연간 광고비용을 1000만 파운드에서 6000만 파운드로 확대함으로써, On Digital의 4000만 파운드보다 2000만 파운드를 더
투자키로 하였다. 또한 디지털 위성방송을 수신하는 데에 필요한 셋톱박스의 소매 가격 일부를 BSkyB가 지원함으로써 원래 400 파운드
하던 셋톱박스를 신규 가입자는 199.99 파운드에, 그리고 기존 가입자는 159.99 파운드에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부담 가중에
대해 부스는 오히려 그것을 적극 희망한다는 발언을 하였는데, "나는 회사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엄청나게 늘어나기를 정말 바란다.
그것은 곧 우리가 엄청나게 많은 고객들을 가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니까."라며 여유를 보였다고 한다. BSkyB, 프로그램과 기술적 측면의 우월성도 강조 이러한 경제적 차원에서의 경쟁 외에 BSkyB가 중점을 두는 부분은 On Digital이 취하는 디지털 지상파방송(DTT : Digital
Terrestrial TV)에 비해 BSkyB의 Digital Satellite TV(DST)가 제공하는 방송 프로그램과 기술적 측면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우선 DST를 이용하면 BSkyB의 현재 아날로그 위성방송보다 현저하게 낮은 월 10파운드의 저렴한 가격으로
기본채널 패키지를 시청할 수 있다. 한편, BSkyB는 시청자에 대해 위성방송 파라볼라 안테나 없이는 결국 DTT의 슬로건인 '플러그만
꽂으면 즐기실 수 있어요(plug and play)'는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방송 기술적인 관점에서 볼 때 위성방송 접시 안테나가
없는 디지털 지상파방송이란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없으며, 결국 '플러그를 꽂고 기도하세요(plug and pray)'의 신세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며 비아냥거리고 있다. 디지털방송을 시청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부담, 즉 위성방송 파라볼라 안테나를 설치해야 하고, 그럴 경우
BSkyB의 DST 방송은 물론이고 차후 시청자들의 선택에 따라서 On Digital의 DTT까지 볼 수 있다는 것이 BSkyB의 주장이다.
그러므로 BSkyB의 DST 파라볼라 안테나를 10월에 먼저 설치하면(이 안테나의 설치 역시 무료이다), 후에 DTT에 가입을 하든 말든
그것은 선택의 문제이니, 일단 필요조건으로 BSkyB 위성방송에 가입을 하고 보라는 식의 부추김이 깔려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BSkyB는
Viacom 채널과의 계약을 통해 BSkyB의 채널로 일정 시간 Viacom의 프로그램들을 독점 방송키로 하여 시청자들의 선택 폭을 확대하였다.
격렬한 경쟁과 관계없이 영국의 디지털방송 시장은 성장할 것으로 보여 이러한 모든 과정들을 관찰하면 일단 BSkyB의 초반 공세 작전은 일반 시청자들의 흥미와 호기심을 끌기에 성공적인 것 같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견해를 보면, 디지털방송 시장 역학 구도는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다. 영국 디지털방송 시장은 근본적으로 위성방송 파라볼라 안테나를 자신들의 집에 설치하는 것을 싫어하는 영국민들의 심리가 작동하는 방향에 따라 결정될 것이 분명하다. '많은 수의 채널을 가질 수 있는 이점보다 위성방송 파라볼라 안테나를 설치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고 싶어하는' 영국 중산층들이 기존의 관습을 따라 DTT를 택할 것인가 혹은 BSkyB의 강력한 방송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 위성방송 안테나를 설치하는 쪽으로 태도 전환을 할 것인가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시장 분석가는 "BSkyB가 워낙 획기적인 사항들을 내세웠기 때문에 이에 대항하기 위해서 On Digital은 가격면에서나
프로그램의 다양성이라는 점에서 정말로 뛰어난 경쟁품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On Digital 사장인
그라비너(Grabiner)는 "On Digital의 타깃은 Sky TV에 매몰되어 있는 소수의 사람들이 아니라, 영국 다수의 보통사람들"이라며,
BSkyB와는 별개의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자신을 보였다. 다양한 전망들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특기할 만한 점은, 디지털방송이 나아가게
될 방향성에 관해서는 각기 다른 입장들을 취하고 있지만, 신매체의 場인 디지털방송 시장 자체는 성장과 확대의 일로를 걷게 되리라는 점에서는
대부분이 동의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가입 비율 약 25%로 미국이나 여타 유럽 국가들에 비해 매우 낮은 정도를 보이고 있는 영국 유료TV
시장 환경에서 이러한 시장의 빈약성은 오히려 장차 뉴미디어의 시장 개척 여지가 매우 크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렇게 볼 때 BSkyB와 On
Digital 두 경쟁사 모두 적절한 시장 배분을 통해 큰 이윤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것이 미디어 분석가들의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음 달로 예정되어 있는 On Digital의 편성 및 가격 계획안이 디지털방송 시장의 게임 양상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알려 주는 지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김예란/영국통신원>
|
|||||||
첨부파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