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통권 68호] 프랑스 France2 뉴스 보도국의 난기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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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기타 | 등록일 | 99.12.18 | ||||
출처 | 한국콘텐츠진흥원 | 조회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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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e2 뉴스 보도국장으로 있던 알베르 뒤 루아가 지난 6월 5일 돌연 사임했다. 지난해 7월 보도국장으로 부임한 이래 보도국의
개혁을 추진했던 그의 갑작스러운 사임은 보도국 개혁의 실패를 의미함과 동시에 보도국 내부의 고질적인 여러 문제들이 불거져 나왔다는 점에서
방송계의 큰 충격이 되고 있다. 저녁 8시 뉴스 개혁 실패 알베르 뒤 루아가 보도국장에 임명된 것은, 그가 작년 6월 총선에서 대승을 거둔 후 연합정부를 구성한 좌파에 동조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었던 데다 보도국에서 잔뼈가 굵어 France2 방송사 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부임하자마자 보도윤리에 입각한 심층 취재물과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최신 사건 뉴스들을 조합한 뉴스 프로그램을 지향하며 대대적인 개혁 조치를 단행하기 시작했다. 그는 작년 10월 여름 바캉스가 끝난 후 간판 뉴스 프로그램인 저녁 8시 뉴스의 형식을 크게 변화시켰다. 우선 주 앵커이던 브뤼노 마쥐르를 다니엘 빌랄리앙으로 교체하고 앵커의 배경화면 또한 검은 색으로 바꿨다. 뉴스 소개 화면도 구석의 조그만 크기에서 화면의 절반으로 확대시켰다. 내용에 있어서도 일반 사건 뉴스들을 간략히 보도한 후 주요 사건을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시간들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러한 개혁 조치는 별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저녁뉴스의 형식은 조금씩 개혁 이전으로 돌아갔다. 시청률은 점점 하향곡선을
그려 올 4월에는 9.9%('97년 4월 10.9%), 5월에는 8.8%('97년 5월 10.8%)로 떨어졌다. 이것은 두 달 사이에 무려
90만명의 시청자를 잃었다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사태에 직면하자 France Television의 사장인 쟈비에 구유 보샹은 저녁 8시
뉴스의 앵커를 교체하도록 요구했다. 알베르 뒤 루아는 보도국 차장인 제라르 르클레르를 추천했지만 거부당했고 이어 국제부장인 쟝 루 드미뇨를
천거했지만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게다가 지난 6월 2일에는 France2 기자협회에 뉴스의 신속한 취재를 위해 10여명의 기자들로
그룹을 구성하자고 제안했다가 거부당했다. 결국 6월 5일 알베르 뒤 루아는 자신이 주재하는 저녁 뉴스리뷰 시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사임
의사를 밝혔다. 보도국 기자들간의 알력 알베르 뒤 루아의 사임은 France2 뉴스 보도국 내에 진행중인 각 그룹들 간의 알력과 규율의 문란에서 우선 그 주요 원인을 찾을 수 있다. France2 뉴스 보도국의 총 기자 수는 모두 334명으로, 21명의 편집장과 29명의 부장, 29명의 카메라 기자, 112명의 특파원에 일반 기자는 70명에 불과하다. 저녁 8시 뉴스를 만드는 데 참여하는 사람들 수는 100명이며 1998년 보도국의 예산은 11억 프랑이다. 이렇게 배보다 배꼽이 큰 기자 비율에서 알 수 있듯이 보도국의 위계질서가 잡혀 있지 않다. 기자들은 아침에 출근했다가 "핸드폰으로 연락하라."며 자리를 비우기 일쑤이고 중요한 사건들을 취재하지 않았어도 문책을 받는 일이 거의 없다. 주말에는 견습기자들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형편이다. 게다가 보도국에는 서로 앙숙인 기자들이 파벌을 이뤄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다. 우선 '기자 본분론자들'이 있다. 주로 문화, 교육, 건강 파트에서 일하는 이들은 공영방송의 책무를 매우 중요한 것으로 여긴다. 시시각각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한 맹목적인 추적보다는 심층 취재하여 분석하는 뉴스를 제작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이들과 맞서는 그룹으로 '시청자 우선론자들'이 있다. 주로 민영방송사 출신인 이들은 뉴스란 방금 일어난 생생한 사건을 즉시 전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조금 선정적이더라도 시청자들이 원하는 뉴스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들 사이에서 대중지향적이면서도 양질의 뉴스를 추구하려는 중도파가 있다. 알베르 뒤 루아의 실책은 이들 파벌 그룹 사이의 대립을 평정하지 못한 채 오히려 휩쓸린 데 있다고 볼 수 있다. France2 보도국의 또 다른 문제점은 8시 저녁뉴스팀과 보도국 내 편집팀과의 알력이다. 한치의 빈틈도 없이 신속하고 정확히 움직여야 하는 8시 뉴스팀은 주로 그들의 뉴스원을 통신사, 일간 신문, 라디오 등에서 찾는다. 이에 반해 일종의 전문기자들인 편집팀은 자신의 정보원들로부터 뉴스를 수집한다. 이전에는 편집팀이 둘의 관계에서 우선권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앵커가 차지하는 위치가 점점 커지면서 이전에는 단순히 뉴스의 진행 형식만을 책임지던 앵커의 권한이 뉴스의 취사선택에까지 이르게 됐다. 결국 뉴스팀의 권한이 커짐에 따라 편집팀이 주로 담당하는 경제, 문화, 외국 관련 뉴스들이 점차 뒷전에 밀리게 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알베르 뒤 루아는 이러한 두 그룹간의 대립을 완화하기 위해 기자 대다수가 참여하는 모임을 구성하려 했지만 기자들이 이를 꺼림에 따라
실패하고 말았다. 강력한 통솔자 부재 결국 보도국의 내부 알력 관계에 휘말려 개혁에 실패하게 된 알베르 뒤 루아는 사임 발표 후 보도국 임직원들에게 돌린 편지에서 "별로 연대감을 가지지 못한 통솔자, 처음 말과 나중 말이 다른 위선자들, 훈계만을 늘어놓는 사람들, 광대들, 사상적 지도자인 양 하는 자들, 게으름뱅이들, 전체 이익보다는 개인적인 주판알 돌리기에 정신이 없는 야심가들과 무능한 자들, 모든 형태의 집단주의에 연연하는 조합원들, 칼질을 하고 손을 씻는 기자협회, 과거에 연연하는 사람들……그 누구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며 보도국의 분위기를 신랄히 비난했다. 보도국 기자들은 그가 편지에서 지적한 점들이 모두 일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알베르 뒤 루아가 보도국의 갈 길을 제시하는 통솔자가 아니라 관찰자로 머물렀다는 데에 아쉬움을 표했다. 표류 상태에 있는 France2 보도국의 신임 보도국장 적임자로 거론되고 있는 유력한 사람은 1996년 7월부터 사장 고문으로 재직중인 피에르 앙리 아른스탐이다. 그는 '80년대 말 이미 보도국장직을 맡은 바 있어 보도국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데다 쟈비에 구유 보샹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정치적 성향 또한 좌파이다. 하지만 우선 몇 달간은 보도국장 대리 체제로 갈 전망이다. 저녁 8시 뉴스 앵커 또한 교체될 것으로 보이는데 폴 아마르가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이다. 그는 지난 1994년 당시 사회당 의원이던 베르나르 타피와 극우 정당 총재인 르 펜 사이의 토론을 진행하면서 테이블 위에 권투 장갑을 올려놓아 물의를 일으킨 후 앵커 자리를 내놓아야 했었다. <주형일/프랑스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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